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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도 C2.2

라이도 사단의 이정표

Raidho C 2.2

하이엔드 오디오에 부는 새로운 바람

과거 2천대 전후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를 경험해온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지금 얼마나 많은 메이커들이 인수/합병을 거치며 각 브랜드가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변해왔는지. 이젠 마크 레빈슨이나 댄 다고스티노 또는 멀리 이탈리아의 프랑코 세블린 같은 한 명의 장인이 회사를 장악하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대는 지났다. 물론 마이너 브랜드들은 여전히 독보적인 단 한 명이 회사를 이끌어가지만 어느 정도 덩치가 커진 메이커의 경우 인수되는 일이 빈번하고 전문 경영인이 자리에 앉아 브랜드를 이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메이커들은 본래의 설계 철학은 물론 음질적 개성을 잃어버리곤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규모 자본에 팔려간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일이다. 최근 오디오 리서치의 전직 이사가 해당 브랜드를 인수하는 일은 아마도 본래 그들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의지의 강력한 표현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거대 자본에 휩쓸리거나 IAG같은 회사에 인수되면 종종 그들의 본모습은 변색된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내기 위한 기업의 기치는 장인이라고 불리는 하이엔드 오디오 엔지니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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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즈음 단탁스 A/S라는 회사가 같은 덴마크의 가무트(Gamut)를 인수했다는 뉴스를 외신에서 접했다. 예전부터 좋아했던 메이커의 이런 인수/합병 같은 뉴스는 그리 반길만한 뉴스가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다름 아닌 단탁스 A/S가 인수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덴마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큰 회사인 것은 분명하며 무엇보다 라이도와 스캔소닉이라는 하이파이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브랜드들, 특히 라이도는 초기의 설계 철학이나 음질적 추구 방향에 있어 절대 타협이 없는 운영되고 있었다. 이런 회사에 가무트가 인수되는 건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덴마크 하이엔드 오디오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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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쇼 라이도/가무트 부스

라이도 X 가무트

라이도의 모회사인 단탁스 A/S가 덴마크의 또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 가무트를 인수한 후 변화는 바로 나타났다. 라이도의 수석 엔지니어어 마이클 보레센 그리고 라스 크리스텐센이 이탈하는 사건이었다. 사실 이전에도 이들의 과외 활동은 Aavik 및 ansuz 등으로 표출된 바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예 독립을 선언한 것. 그리고 바로 KEF, JBL 등에서 일했던 베테랑 엔지니어 피터 라르센이 수석 엔지니어로 들어오더니 다시 한 번 인사이동이 있었다. 현재는 스캔스픽 출신 라스 베닝 CEO롤 중심으로 가무트 스피커의 설계를 맡았던 베노가 수석 엔지니어 자리에 앉았다. 이 외에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온 올레 닐센 프로덕션 매니저 등을 포함 일곱 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라이도 팀이 출범하기 이르렀다.

라이도 C2.2

실로 간만에 라이도 스피커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 테스트를 해보게 된 모델은 C2.2. 약 3년 전 리뷰했던 C3.2의 바로 아래 모델로서 라이도의 전매특허인 리본 트위터 및 미드/베이스 한 발 그리고 베이스 우퍼 한 발을 탑재하고 있다. 2.5웨이 타입으로 스파이크를 장착한 상태에서 높이가 1150mm 정도로 국내 아파트 거실에서 운용하기에 좋은 사이즈다. 더불어 좌/우 너비는 200mm로 좁은 편이고 대신 깊이가 480mm로 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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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으로 시선을 옮기면 일단 라이도의 리본 트위터가 빛난다. 배플 안쪽으로 깊게 패인 곳에 위치한 리본은 믿을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라이도가 직접 만들어낸다. 이런 리본 트위터, 그 중에서도 최상급 리본 트위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메이커는 많지 않다. 라이도의 경우 오랫동안 리본 트위터를 만들어오면서 현재는 무척 뛰어난 품질의 트위터를 제작하고 있다. FTT75-30-8이라는 형번의 이 트위터는 네오디뮴 마그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얇고 가벼운 멤브레인을 사용한다. 실제로 멤브레인의 무게는 0.02g 에 불과하다. 무척 선형적인 주파수 특성을 가지면 최대 50kHz까지 재생 가능한 고성능 유닛이라고 할 수 있다.

Raidho Handmade tweeter 10

라이도 C2.2엔 두 개의 우퍼를 볼 수 있다. 115mm 구성으로 보기엔 모두 동일한 대역을 담당하고 있는 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각각 재생하는 대역이 다르다. 상위 유닛은 중/저역, 맨 하단 유닛은 저역 전용 유닛이다. 중, 고역 사이 3kHz에서 크로스오버를 한 번 끊었고 이후 저역에선 150Hz에 형성시킨 설계다. 고역이 50kHz라는 초고역까지 재생하는 한편 저역은 40Hz까지 재생한다. 딱 중간 저역에서 끊었는데 이 대역까지 상당히 선형적이고 해상도 높은 저역을 구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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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표면을 가진 세라믹 우퍼의 진동판은 겉으로 보기에 말끔하고 심플해 보이지만 꽤 복잡한 제작 과정 후에 완성된다. 기본적으로 공진 지점을 가청 대역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보편적인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드라이버의 제작 공법과 차별화된 제작 방식을 택했다. 그 방법은 산화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진동판의 혼합사용이다. 일단 내부엔 100마이크로 알루미늄 한 겹 그리고 외부엔 150 마이크론 두께의 산화알루미늄 두 겹을 사용했다. 특히 산화알루미늄 레이어는 플라스마 프로세스를 거쳐 완성하는데 150 마이크론이라는, 아주 얇은 두께의 진동판을 만들기 위해 총 6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더불어 표면의 세라믹스 멤브레인의 경우도 진동에 대한 여러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제조 공법을 택하고 있다. 멤브레인의 지오메트리와 소재 등은 모두 FEM/FEA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분석해 결정한 것. 이 또한 공진점을 최대한 가정 대역 밖으로 밀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 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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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

라이도 C2.2는 40Hz에서 50kHz까지 재생하는 중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다. 하지만 스펙을 보면 임피던스는 4옴에 능률은 2.83v/m이라는 표준적인 조건 하에서 겨우 86dB에 불과하다. 후방에 여러 개의 포트를 설치해놓긴 했지만 듣기 전부터 조금 설레는 스펙이라고 할 수 있고 그만큼 앰프에 무리를 꽤 많이 줄 것 같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C2.2는 내가 들어본 라이도 스피커 중에서 가장 편하게 소리를 내주었다. 앰프에 스펙(SPEC)의 RSA-M3EX라는 인티앰프로서 클래스 D증폭을 채용해 4옴 기준 채널당 120와트 출력을 내주는 제품을 사용했다. 더불어 소스 기기로 브리카스티 M5와 M3를 동축 케이블로 연결해 시청했다.

퍼포먼스

patricia horz

좌/우 스피커의 토인을 극단적으로 준 상태에서 청취했는데 이런 세팅은 라이도는 물론 스캔소닉 등에서 추천하는 방식이다. 아마도 이런 세팅은 오디오피직 정도 외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는데 라이도 C2.2에선 포커싱이 매우 또렷하게 잡혔고 무대 폭도 줄어들지 않으며 입체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파트리샤 바버의 ‘My girl’같은 곡에서 핑거스냅은 매우 정확한 위치에서 흘러나왔고 더블 베이스도 무대 저 뒤 깊은 곳에서 육감적으로 움직였다. 스테레오 이미징은 가히 역대급으로 뛰어났는데 그 와중에 중역 디테일이 상당히 뛰어나 보컬이 꽉 차있고 매우 단단하고 예리했다.

켈리 스윗의 ‘Nella fantasia’같은 곡은 고음역에서 데시벨 하락이 별로 없이 쭉쭉 뻗어 올라갔다. 대체로 고역 재생 능력을 알아보기 좋아 자주 활용하는 음원인데 라이도 C2.2에 사용한 리본 트위터의 성능은 대단했다. 중간에 머뭇거리거나 막히는 모습 없이 직진성 뛰어난 고역을 선사했다. 이 때문에 청감상 무척 청량감 넘치면서도 경쾌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때로 어떤 리본 트위터에선 여리고 달콤한 고역을 들려주지만 라이도의 리본은 매우 선형적이며 마스터 음원의 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준다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고역이 더 호소력 짙게 다가올 수 었던 것은 그 아래를 든든히 받쳐주는 중역과 저역 덕분이기도 하다. C2.2의 중, 저역은 모든 연주의 흐름을 아주 정확하고 명료하게 추적해내면서 굴곡과 패임이 정확히 들렸다. 음색은 전반적으로 중립적이었으며 깊고 넓은 스테이징은 현장감을 생생하게 구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바흐 ‘Cum sancto spiritu’를 들어보면 무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독보적이다. 특히 전/후 깊이를 평면에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커브드 TV를 보듯 감상자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형성시켜 마치 모든 음악을 바이노럴 레코딩처럼 들려주었다.

올리비에 포르탱의 앙상블 마스크가 연주한 바이클라인의 ‘엔카에니아 무지체스’를 들어보면 역시 착색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중역대에서 매우 디테일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자신만의 색깔을 덧씌우지 않고 매우 생생하게 본연의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조미료나 향신료도 쓰지 않은 무공해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인데 각 재료가 매우 신선한 경우랄까. 아무튼 오르가닉(Organic) 사운드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한 소리다. 낮은 능률과 임피던스는 앰프의 볼륨을 어느 정도 요구하지만 그 대신 흩날리지 않고 심지가 곧은 소리로 표현된다.

저역 움직임을 알아보기 위해 몇몇 곡을 재생하다가 벨라 플랙의 ‘Flight of the cosmic hippo’에서 멈췄다. 일단 스펙 앰프로 듣는 C2.2의 저역의 양은 절대 적지 않다. 물론 기본적으로 반응이 매우 빠르게 다이내믹레인지가 넓지 않은 녹음도 최대한 다이내믹스를 살려 역동적이며 동시에 말끔한 뒷맛을 남기는 스타일이다. 이 곡에선 매우 깊은 저역의 움직임도 뚜렷하게 잡아내 꿈틀거리는 모습이 역동적이다. 뿐만 아니라 ‘법고’에서도 우퍼가 튀어나올 듯 순간적인 움직임이 빠르고 펀치력이 뛰어났으며 충격이 가해진 이후 매우 짧게 끊어 치는 능력이 무척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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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라이도 C2.2는 기존에 들어본 여러 라이도 스피커와 일맥상통하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상위 C3.2와도 다르며 상위 D 시리즈와도 달랐다. 거실에 놓고 듣는다면 매우 잘 어울릴 듯하며 적당한 시청 거리를 확보하기도 좋은 스피커다. 특히 리본 트위터가 선사하는 고해상도의 고역은 이 스피커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귀가 열리는 듯한 체험을 통해 모든 음악을 신선하게 들리게 할 것이다. 뛰어난 해상력이란 라이도의 리본 트위터처럼 모든 디테일을 약음에서도 끌어내면서 피로하지 않게 재생해주는 것이다. 가무트의 DNA를 수혈받은 라이도가 향후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C2.2는 라이도 사단의 이정표로 기억될 것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Floor standing 2.5 way loudspeaker.

Size (WxHxD): 200 x 1055 x 470 mm (320 x 1150 x 510 mm incl. spikes)

Weight: 43,5 Kg

Freq. reponse : 40 Hz – 50 KHz

Impendance: > 4 ohm

Sensitivity: 86 dB 2.83 V/m

Crossover: 150Hz, 3kHz 2. order

Enclosure: Vented design Port in rear panel

Drive units: 1 sealed ribbon tweeter 1 115 mm Ceramic mid-bass driver 1 115 mm Ceramic bass driver

Finish: Black piano All possible paint colors Walnut burl veneer

Amplification: >50 W (Though we have seen excellent results with small tube amplifi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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