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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덴헐 D501 Silver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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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스템의 화룡점정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케이블 선택은 신중해야한다. 일반적인 디지털 소스기기가 수 V 단위의 출력을 내보내는 반면 카트리지의 경우 저출력 MC의 경우 소숫점 이하의 아주 미세한 신호를 출력하기 때문이다. 다른 기기에선 문제없던 고가의 케이블이 아날로그 시스템에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하다. 기본적으로 저항과 커패시턴스 등 케이블이 갖추어야할 덕목들이 아날로그 시스템에선 유독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 진공관 앰프 메이커인 맨리의 포노앰프 매뉴얼을 보면 커패시턴스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놓기도 한다. 맨리의 여러 제품들 중 스팅레이, 스내퍼 등 앰프군도 좋지만 가장 잘 만든 건 포노앰프가 아닐까 싶은데 그 중 스틸헤드의 매뉴얼을 포면 카트리지 뿐만 아니라 연결하는 케이블은 커패시턴스도 감안해 세팅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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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에서 반덴헐 D501 Silver Hybrid는 초고가 하이엔드 케이블을 쓰기 전까진 대안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 케이블이다. 필자 또한 이런 이유로 10여년 전부터 여러번 이 케이블을 아날로그 시스템에 적용해왔다. 예를 들어 이 케이블의 저항은 100미터에 11.9옴에 불과하며 커패시턴스 또는 미터당 58pF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금속 중 가장 전도도가 높은 은선을 사용하는 이 케이블은 0.1mm 도체 19가닥을 합해 하나의 신호선을 만들었다. 절연은 cell-PE 그리고 차폐는 0.1mm 구경의 OFC에 순은을 코팅해 사용하고 있다. 검은 HULLIFLEX® 재킷으로 마감한 케이블은 무척 유연해 사용 편의성도 훌륭하다. 유의할 점은 ‘Ground End’ 스티커가 붙은 쪽을 신호의 출발점 방향으로 결전해야한다는 점이다. 또한 턴테이블과 포노앰프 사이에 사용할 경우엔 접지 케이블을 별도로 구입해 연결해주어야한다.

약 열흘 정도 매일 음악을 들으면서 번인이 진행되었고 메인 시스템에서 활용해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트랜스로터 ZET-3MKII 턴테이블에 다이나벡터 DV20X2 그리고 서덜랜드 PHD, 골드링 1042와 패러사운드 Zphono XRM 등을 활용한 시스템이다. 그리고 포노앰프와 프리마루나 EVO400 인티앰프 사이에 반덴헐 케이블을 사용해 셋업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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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Rohre – The Tube] 앨범을 들어보면 기존에 하위 반덴헐 케이블에선 맛볼 수 없었던 해상도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현의 소릿결이 더 또렷하고 배음이 풍부하다. 그 이전으론 절대 돌아가기 힘든 소리다. 소리의 전체적인 균형감, 토널 밸런스 또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대개 저가 은선 계열에서 자칫 산만하고 너무 얇은 소리를 경험해본 사람들의 쓸데없는 기우일 뿐이다.

번인이 되어가면서 저역은 매우 낮은 대역까지 자연스럽게 하강하면서 그 물리적인 촉감은 매끄럽고 단정하다. 예를 들어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처럼 익숙한 저역을 마주치면 그 변화가 너무 잘 포착되어 놀랍다. 본래 너무 과하게 풍부하면서도 깊은 저역 때문에 종종 볼륨을 줄이곤 하는데 케이블을 바꾸고 나선 명료하고 깨끗하게 빠지는 저역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바늘을 올려놓게 된다.

전반적으로 토널 밸런스가 훌륭한 편이며 대역도 충분히 표현해준다. 따라서 고역이나 저역까지 급격히 롤-오프되면서 대역폭이 좁아질 우려는 전혀 없다. 오히려 걱정이라면 안들리던 심벌 소리나 현의 마찰음이 잘 들려서 놀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나 더 언급하자면 속도 측면이다. 번개처럼 빠른 어택을 표현해주는데 예를 들어 닐스 로프그렌의 ‘Keith don’g go’ 같은 곡에서 기타 피킹은 예리하게 벼린 칼날처럼 섬세하며 날렵하게 날아드는 느낌이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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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곡을 들었다. 나단 밀스타인의 바이올린부터 하이페츠와 샤를 뮌슈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라가 함께 한 멘델스존 협주곡까지. 야쿠브 흐루샤가 지휘하는 밤베르그 심포니의 스메타나 ‘나의 조국’에서 체이싱 더 드래곤 레이블의 D2D 레코딩까지 엘피로 줄창 들었다. 이전에 들었던 소리는 너무 파삭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덴헐의 이 케이블은 단단하면서 윤기 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또한 은선임에도 불구하고 저역이 왜소하거나 얇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사실 가격은 생각하면 황송한 수준이다.

이 얇고 유연한 포노케이블은 수십 년간 SME 톤암에 제짝처럼 사용되어오면 포노케이블의 레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만한 자격을 충분히 갖춘 케이블이다. 하지만 턴테이블과 포노앰프 또는 승압트랜스 사이 뿐 아니라 포노앰프와 프리앰프 사이에 써도 좋다. 더불어 뛰어난 전기적, 물리적 특성은 디지털 소스 기기에서도 충분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필자는 리뷰 테스트 도중 이 케이블의 진가를 새삼 깨달았고 두 조를 주문하고 말았다. 턴테이블, 포노앰프, 승압트랜스 그리고 카트리지까지 결정했다면 이 케이블은 아날로그 시스템의 화룡점정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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