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중반 즈음으로 기억한다. 이탈리아에서 소너스 파베르의 오마주 시리즈가 등장했을 때의 일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특히 과르네리 오마주가 디자인과 그 소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과르네리라는 바이올린 장인의 이름을 스피커 이름에 차용한 것도 특별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제품 제작 완성도와 디자인에서 알 수 있었다. 짜 맞춤 공법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제작한 인클로저는 말 그대로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드라이브 유닛 또한 다인오디오 에소타 트위터에 스캔스픽 특주 미드/베이스 우퍼로 현악기 재생엔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였다.
소너스 파베르의 등장은 단지 음향적인 부분에만 천착한 미국 브랜드 제품과 달리 한낱 오디오라는 차가운 하드웨어에 예술적 온기를 불어넣었다. 오디오가 명품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닐까? 이후에도 오마주 시리즈는 계속해서 세대를 달리하면서 롱런 중이다. 힘과 출력,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던 미국의 머슬 카가 아닌 예술적 디자인의 페라리와 비유할 만한 그 소너스 파베르는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을까?
최근 소너스 파베르가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오마주 5세대 라인업을 공개한 것. 총 네 개 모델로 구성된 이번 5세대 오마주는 기존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받으면서 드라이브 유닛, 크로스오버 등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라인업이 이전 제품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은 35년간 캐비닛을 공급해온 목공 공장 ‘De Santi’를 2021년 인수한 후 첫 번째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5세대 오마주 라인업은 ‘Intono’ 기술을 채용했다. 인클로저 디자인에서 포트 타입 저음 반사형과 밀폐형의 단점을 해결했다고 한다. 한편 DAD 레퍼런스 트위터를 채용하고 미드/베이스 우퍼엔 셀룰로스 펄프를 사용한 샌드위치 콘 타입 진동판을 사용한다. 마그넷은 네오디뮴을 사용하며 내부의 보이스 코일 또한 모두 다시 검토해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크로스오버의 경우 기존 ‘Paracross’ 토폴로지와 ‘Ineractive Fusion Filtering’ 기술을 진화시킨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를 완성해 탑재했다. 부품의 경우도 Jantzen, Clarity, Mundorf 등에 특주한 것을 사용했다. 각 모델의 가격은 아래와 같다.
The Guarneri G5 – £13,000 (Guarneri stand: £3,200)
The Serafino G2 – £22,000
The Amati G5 – £30,000
The Vox G3 – £1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