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가 단순히 음향적인 완성도 이상의 가치를 부여받는 데는 여러 엔지니어들과 메이커의 모험이 있어왔다. 미국, 영국 주도의 하이엔드 오디오는 이런 부분에서 어쩌면 유럽의 그것에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영, 미권의 그것들과 달리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그것은 조금 다른 시야에서 오디오를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너스 파베르는 그 중에서도 특별했다. 과르네리, 아마티, 스트라디바리 등 클래식 현악기 장인들의 이름을 모델명으로 정한 뒤 오마주라는 카테고리에 넣어 일련의 스피커로 환생시켰기 때문이다. 마치 수백년 전의 현악기 소리를 재생음에 전이시키려는 모습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이들 스피커의 음향적 특성은 현악기 재생에 탁월했다.
바로 얼마 전 소너스 파베르를 그들의 벨 에포크 시대를 재현하고 싶다는 듯 몇 종의 오마주 시리즈를 출시했다. 과르네리, 세라피노, 아마티 오마주 등이 그것이다. 그 중 과르네리와 아마티는 G5로 거듭났는데 뭔가 하나가 빠져있다. 바로 원래 오마주 시리즈 중 대형기인 스트라디바리 스피커다. 원전을 재해석해 내놓는다면 세라피노가 아닌 스트라디바리가 먼저인데 말이다.
이런 의심은 최근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출품된 모델에서 말끔히 해소되었다. 소너스 파베르가 스트라디바리 G2를 내놓은 것이다. 오리지널 버전 이후 처음으로 리바이벌되는 스트라디바리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 상당히 다른 설계와 소자를 선보이고 있다. 일단 인클로저가 타원형에서 오각형으로 바뀌었는데 최신 기술을 적용하면서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최신 소너스 파베르의 공통적인 유닛인 DAD Arrow Point 트위터 그리고 150mm 구경에 최신 Intono 기술을 적용한 미드레인지, 추가로 260mm 듀얼 우퍼를 채용하고 있다. 이 외에 ‘Stealth Ultraflex’ 및 ‘Clepsydra’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오리지널 스트라디바리와 디자인의 연속성 외엔 거의 모든 부분에서 달라진 모습이다. 출시는 6월 중이며 가격은 45,000파운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