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음악 만찬으로의 초대

스트리밍 춘추전국

몇 년 전까지만 해도 PC에 USB DAC를 케이블로 연결해 CD 리핑 음원을 듣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쏜살 같은 세월 속에서 어느샌가 우린 랜 케이블을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연결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손가락을 클릭하고 있다. 수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론칭했고 우린 이제 더 이상 음원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CD를 리핑하고 일일이 태그를 입력, 저장하던 시절은 아주 먼 옛날이 된 듯하다. PC에 하드 디스크를 추가하기도 하고 NAS를 구입해 음원을 저장해 듣기도 했으며 이런 곳에 수십, 수백만원을 지출하곤 했지만 이제 허사가 된 듯한 지금이다. 뭔가 허탈하기도 하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예를 들어 거대 공룡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을 중심으로 아마존같은 거대 IT 기업까지 이 사업에 끼어든 모양새다. 게다가 좀 더 진지한 오디오파일은 무손실, 24비트 음원 등 고음질 음원을 듣기 위해 국내 정식 론칭이 되지 않은 타이달, 코부즈 등에 가입해 음악을 즐긴다.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에서 이젠 음반을 구입하지 않는 사람들이 구입하는 사람들보다 절대적으로 많아졌다. 최근 해외 리서치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전세계 음악 인구 중 80% 이상의 절대 다수가 음악 감상 방식으로 온라인 스트리밍을 꼽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이런 추세는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하드웨어 제조사들을 이런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응하느라 분주해졌다. 스트리밍 플랫폼 및 리모트 앱 개발에 다수의 전통적 하이파이 메이커들은 애를 먹었다. 게다가 여러 유/무선 전송 프로토콜에 대한 대응과 까다롭고 값비싼 인증 절차도 커다란 벽으로 작용했다. 애플 에어플레이 그리고 블루투스 등은 물론 구글 캐스트도 빼놓을 수 없었고 좀 더 나은 음질을 위한 DLNA/UPnP도 당연히 지원해야만 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타이달, 코부즈 등 해외 서비스는 물론이며 국내 벅스, 멜론에 대한 소구도 국내에선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다. ROON 같은 별도의 스트리밍 플랫폼을 가진 회사들은 인증을 받아야만 했다. 인증 조건 및 인증 기간도 발목을 잡았다. 뿐만 아니다. 포맷 부문에서 MQA 같은 신종 코덱이 갑자기 들이닥쳐 디코딩 프로세싱을 요구했다. 손실 포맷에 대한 논쟁 및 각종 음질 이슈, 그리고 결국 파산으로 치닫으며 1막을 내렸고 블루사운드로 대표되는 렌브룩이 인수하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최근 렌브룩은 MQA가 개발한 AIRIA라는 신종 코덱을 활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체스키 레코드의 데이빗 체스키가 운영 중인 HDtracks와 협력해 새로운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운 것. 이처럼 눈 뜨면 바뀌는 스트리밍 플랫폼, 포맷, 코덱 등에 모두 대응하기에 전통적인 하이파이 오디오 메이커들은 한동안 허둥지둥했다. 네임오디오, 린, 캠브리지 등 일부 브랜드만이 이 새로운 역사의 지각변동에 적응 중일 뿐이다.

WiiM ULTRA

반대로 네트워크, PC 혹은 여러 디지털 장비,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은 좀처럼 하이파이 오디오의 높은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었다. 하이파이 쪽에선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장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는 브랜드가 많았고 저 쪽에선 반대로 하이파이 오디오의 전통적인 시장 장벽에 좌절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그들이 하이파이 오디오의 장벽 안 영토로 당당히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루민, 에버솔로 등이 있고 국내에선 하이파이로즈, 오렌더 같은 메이커가 그런 케이스다. 디지털 관련 다양한 기술 및 UI 등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뛰어난 이들에게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무척 새롭고 역동적이며 비옥한 시장이었을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 영토에 WiiM의 입장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역사의 흐름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기특하고 빠릿빠릿하며 스마트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음악 애호가는 물론 여러 평론가, 매체에서도 가격 대비 최고 수준이라면 박수를 쳐주었다. WiiM Mini WiiM Pro, WiiM Pro Plus 그리고 네트워크 앰프 WiimAmp는 그렇게 대중들을 위한 가장 빼어난 네트워크 스트리밍 머쉰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젠 WiiM ULTRA를 꺼내들었다.

우선 제품을 박스에서 꺼내 랙 위에 올려놓고 보니 거의 WiiM Amp와 사이즈가 유사하다. 이 제품은 기존 WiiM Pro Plus의 상위 모델로 출시된 DAC 내장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 일단 사이즈가 대폭 커졌다. 너비와 깊이가 205mm, 높이가 73mm다. 뿐만 아니라 케이스가 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어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다. 전면에 풀 컬러 LC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멋진 커버 플로우를 보여준다. 사이즈는 3.5인치다. 전면 우측엔 볼륨 노브가 있다. 재생, 멈춤 및 보륨 업/다운 등 아주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ULTRA에 와서 비로소 전원이 기존 USB 어댑터 전원 방식에서 AC 전원 입력으로 바뀌었다. 다만 8자 단자를 채용하고 있어 전용 단자를 사용해야한다.

인터페이스는 무척 다양해졌다. 일단 디지털 입력의 경우 광 및 HDMI ARC 등 단 두가지만 지원한다. USB 입력을 통해 PC와 연결, 데스크탑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한편 아날로그 입력은 라인 레벨 전용 RCA 입력이 한 조, 그리고 포노단 채용을 통해 포노 입력 한 조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턴테이블을 바로 직결해 LP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단, MM 카트리지에만 대응하다. 출력의 경우 아날로그 RCA 출력 한 조 및 광, 동축, USB 등 다양한 출력을 지원하므로 외부에 별도의 DAC 또는 파워앰프나 액티브 스피커와 조합해 활용할 수 있다.

유무선 스트리밍 관련해서는 유선 이더넷 및 무선 와이파이를 지원하며 DLNA/UPnP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리모트 앱에서 스포티파이, 타이달, 코부즈 등 유명 스트리밍 서비스에 바로 진입 가능하도록 설계한 모습이다. 이 외에 구글 캐스트 및 스포티파이 커넥트, 타이달 커넥트를 지원하며 ROON 인증 모델이다. 참고로 무선 프로토콜의 경우 현재는 블루투스 5.3만 지원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애플 에어플레이가 빠졌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다양한 EQ는 물론 룸 보정 기능이다. 일단 EQ는 10밴드를 지원하며 이 외에 다양한 EQ 모드를 터치 한번으로 선택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쿠스틱 모드가 좋은 소리를 내주었다. 이 외에 파라메트릭 EQ를 지원해 보다 전문적인 세팅도 할 수 있다. 한편 처음엔 없었던 룸 보정 기능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마치 디락 라이브 같은 기능으로 이 제품이 포함된 하이파이 시스템이 설치된 공간에서 공간의 특성 및 여러 사물 등으로 인해 소리가 변형되고 왜곡되는 현상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특히 B&K, 하만 타겟 그리고 플랫 모드 등 세 개 주파수 타겟을 지원하므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WiiM이 준비한 최고의 옵션이 아닐까 한다.

청음

WiiM Ultra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동원한 시스템은 필자의 레퍼런스 시스템이다. 일단 스피커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Atria를 사용했으며 앰프는 심오디오 641 인티앰프를 활용했다. 여기에 WiiM Ultra 단독으로 소스 기기로 사용하면서 음질적인 부분을 살폈다. 일단 여러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 제품은 정말 빠르고 정확했다. 리모트 앱을 사용해 여러 기능과 프로토콜을 활용하면서 거의 한 번도 오작동을 보이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완성도는 훌륭한 편이다.

음색 같은 경우 아무래도 DAC의 변경으로 인한 특징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기존 Pro Plus에선 AKM 4493SEQ를 사용한 데 반해 이번엔 ESS의 ES9038Q2M을 사용한 것에서 오는 변화다. 예를 들어 나윤선의 ‘Lento’를 들어보면 넓은 음장을 아주 쉽게 펼쳐내면서 음악이 공간을 입체적으로 수놓는다. 이런 현상은 아무대로 중, 고역대 화사한 토널 밸런스, 밝고 잡티 없는 칩셋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보컬 혹은 피아노 독주 등 단일 악기 녹음에서 WiiM Ultra는 맑으면서도 한층 고운 입자 그리고 달콤한 끝단의 사운드가 돋보였다.

전체적인 밸런스 자체는 특정 대역이 부풀거나 하지 않으며 비교적 평탄한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제프 카스텔루치의 ‘Big bad John’을 들어보면 중역에서 저역까지 각 옥타브 구분이 뚜렷하며 깊게 하강한다. 전체적으로 긴장되거나 경직된 듯한 모습이 없이 자연스러운 스타일이고 깊고 무게감 있는 스타일보단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표현되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기존 AKM 칩셋을 사용한 모델과 차이점이 두드러지는 레코딩이다.

그러나 WiiM Ultra에서 공간 보정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면 상당히 다른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 전체 주파수 특성에 있어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는데 사용 방법 또한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 중 가장 편리한 편이어서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할 듯하다. 측정과 적용까지 약 1분여 정도면 끝나며 변화에 대한 결과값도 간단히 보여주어 신뢰가 간다. 필자의 공간에서 Atria를 사용해 공간 보정을 실행하면 저역 쪽을 꽤 많이 부스트시켜준 걸 볼 수 있다. 이는 B&W의 705S3 Sig.에서도 마찬가지로 북셀프의 경우 50Hz 주변 저역을 상당 부분 키워 저역을 보강해준다. 이로써 좀 더 무게감 있고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만일 작은 방에서 공간에 비해 큰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반대의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대역에 걸쳐서 꽤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만들어내었다.

리듬감 등 시간축 특성은 민첩하고 별다른 이물감 없이 자연스럽고 유연한 모습이다. 예를 들어 루카 스트리카뇰리의 ‘Thriller’를 들어보면 그 특유의 기타 주법이 돋보인다. 강, 약 구분이 명확하게 표현되지만 강도의 구분 폭이 꽤 넓고 부드러운 편이다. 그림이나 사진에서 그라데이션이라고 부르는 면들이 꽤 효율적으로 표현되는 편이어서 너무 경직되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추진해나가는 느낌이 자연스레 잘 살아난다. 이 곡 또한 공간 보정과 그 이후 사운드의 차이는 상당해서 공간 보정 이후엔 특히 리듬 악기들이 많은 혜택을 보며 그 존재감이 부각되었다.

총평

지난 주 WiiM 브랜드을 운영하는 링크플레이에서 부대표가 방한했다. 그와 함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전에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더 정확히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하만 산하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진 메이저 브랜드 제품에 대해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설계를 도맡았던 회사가 바로 링크플레이였던 것. 이러한 탄탄한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 직접 론칭한 브랜드 WiiM은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만큼 단시간에 이런 빼어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듯하다. 게다가 중간 유통 마진 등을 줄일 수 있게 되면서 이 가격대에 수많은 경쟁 브랜드 대비 상상 이상의 퀄리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WiiM Ultra는 이전 Pro, Pro Plus에 이어 더욱 강력해진 스트리밍 머신으로 탄생한 모습이다. 이 가격대 제품을 찾은 음악 애호가에겐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말 그대로 스트리밍 음악 만찬으로의 초대장을 받은 듯하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제품 사양

*Audio input

Bring your TV audio, recorder player, CD player, or another audio source into the digital world via either analog (RCA, Phono) or digital (Optical, HDMI ARC) port, up to 24-bit/192 kHz

*Audio output

Through either analog (RCA, Headphone) or digital (Coax, Optical, USB) for connecting an amplifier or speaker
Wireless to another BT or DLNA receiver
Up to 192 kHz/ 24-bit, varying sample rate, and bit depth based on the audio source without resampling via Line out, Headphone, USB Coax, and Optical SPDIF
Line out
Maximum output: 2.1V RMS
SNR: 121 dB (A-wt)
THD+N (1 kHz): 0.00018% (-115 dB) for 44.1k to 192k
FR curve: +/- 0.05 dB

*EQ

Tailor your audio experience with versatile and independent EQ settings for each input source – HDMI, Optical, Line, Phono, BT, or Network.
Access a robust suite of sound customization options, including 24 preset EQ settings, a 10-band graphic EQ, and an 10-band parametric EQ for precise sound adjustments.

*Subwoofer output

Comprehensive bass management.
Adjustable crossover frequency, level, phase, and latency.

*12 V Trigger

Automatically turns on your stereo receiver or amplifier

*Connectivity and power

100-240V AC input.
Wi-Fi 6E, 802.11 b/g/n/ax 2.4 GHz, 5 GHz, and 6 GHz triple bands.
Bluetooth 5.3 with BLE and BT LE Audio, supports both A2DP receiver and transmitter, AVRCP, HID, works with the WiiM voice remote.
Ethernet, 10M/100 Mbps.

*USB Host for Storage – Access personal media library and use it as a media server for other WiiM and DLNA devices

*Glass-covered 3.5” vibrant touchscreen display:

Displays App widgets, large album pictures, playback control, playing queue, presets, EQ, audio input and output, and device settings
Guides users through the Out-of-Box Experience and firmware updates
Provides feedback when there’s a change in the play mode
Allows users to customize the wallpaper and display the time and date during standby mode

*Phys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