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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돌프, WiiM과 만나 더욱 완벽해졌다

링돌프 TDAI-2170 & WiiM Ul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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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 매치

수십 개의 주방 테이블이 운동장처럼 드넓은 공간에 오와 열을 맞추어 배치되어 있고 요리사들이 일제히 그 공간에 들어선다. 긴장감이 감도는 사이 미션이 주어지며 몰입도는 최고조에 이르기 시작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해물과 생선, 온갖 야채와 양념들이 땅으로 꺼지는지 하늘로 오르는지 모르게 소진되어갔다. 처음엔 비슷한 식자재로 시작했지만 끝은 완전히 다른 요리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모습에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흑백요리사’의 장면들이다.

참가자 중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미슐랭 원 스타 또는 국내/외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요리 대회 우승자가 즐비했다.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요리로는 내로라하는 레스토랑의 대표 셰프들이 즐비했다. 평생을 요리에 바친 사람들이다. 식자재 각각에 대해 여러 레시피를 가지고 있었고 실제 이론과 경험을 모두 겸비했기에 가능한 요리들이었다. 한 셰프는 미션이 주어지자 자신이 하나의 재료를 가지고 수백 번 요리를 해보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요리 과정을 보니 갑자기 오디오와 연관 짓는 직업병이 도졌다. 같은 재료일지라도 셰프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수많은 레시피로 그만큼 수많은 요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오디오도 마찬가지다. 조금 비틀어 생각하면 동일한 예산으로 정말 수많은 매칭과 튜닝을 통해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매력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맛의 스포일러가 식자재라면 소리의 스포일러는 각 컴포넌트의 설계와 기능에 있다. 어떤 기능과 설계를 가진 컴포넌트들을 어떻게 연결 짓고 튜닝해 가장 최고의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인가는 철저히 지식과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믹스 & 매치는 오디오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주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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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디지털 인티앰프’ 링돌프 TDAI-2170

최근 재미있는 믹스 & 매치를 시도해보았다. 일단 첫 번째 재료는 링돌프 TDAI-2170이다. 이 재료는 디지털 입력 및 아날로그 입력이 무척 다양한 인티앰프의 형태를 띠고 있다. 다름 아닌 디지털 앰프로서 디지털 신호가 입력된 이후 아무런 변환이 필요 없이 바로 PWM 증폭을 한다. 따라서 디지털 입력 신호에 대해 별도의 DAC 칩셋이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앰프의 강점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변환 후 증폭하는 앰프와 달리 변환시 발생하는 왜곡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잡음이나 S/N비, 고조파왜곡 등 여러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TDAI 2170review

따라서 이러한 이점을 살리기 위해 링돌프오디오에선 이 모델에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을 장착해놓았다. 동축이 두 조에 광 입력은 무려 네 조에 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내 수입된 모델은 풀 옵션 사항을 모두 적용했다. 일단 최근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선 생략해서 아쉬웠던 USB 입력단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최대 32/384 PCM은 물론 DSD128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PCM, DXD, DSD 등 재생하지 못한 포맷이 없다는 의미다. 한편 HDMI 입력단이 무려 세 조에 HDMI 출력이 한 조 포함된 옵션 모듈 덕분에 TV와 연동해 음성 출력을 TDAI-2170에 연결된 메인 스피커로 즐길 수 있다.

TDAI 2170 후면

아날로그 입력단은 당연히 지원하며 기본적으로 RCA 입력단을 두 조 지원한다. 하지만 이 또한 옵션 아날로그 보드를 채용하고 있어 총 세 조의 RCA 입력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XLR 입력단도 포함하고 있으니 웬만해선 입력단이 모자랄 일은 없을 듯하다. 여기에 더해 동축 디지털 출력 및 RCA 아날로그 출력을 활용하면 별도의 파워앰프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파워앰프를 매칭해서 바이앰핑을 시도하기 이전에 이 앰프의 여러 입/출력단을 최대한 활용할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다. 당연히 이 기기로는 사용할 수 없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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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지원군’ WiiM Ultra

TDAI-2170은 상위 모델인 TDAI-3400과 달리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내장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별도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구입해 연결해야 다양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선정된 모델은 WiiM Ultra다. 사실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시중에 대단히 많다. 하지만 TDAI-2170의 설계 및 기능에 딱 맞는 제품을 찾아야한다. 사실 링돌프 앰프처럼 별도의 DAC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이 많으므로 DAC가 내장된 네트워크 플레이어까진 필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되레 DAC를 내장하지 않은 순수 네트워크 렌더러는 DAC 내장 모델보다 가겨대가 훨씬 더 높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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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방법이 있다. 적당한 가격대에 기능 및 앱 편의성, 작동 속도 등 여러 면에서 최신 제품이면서 가격은 합리적인 제품을 찾아 네트워크 렌더러 부문만 활용하는 것이다. TDAI-2170 입장에선 그 설계를 감안하면 신호 전송 면에서 디지털 입력을 받는 것이 좋다. TDAI-2170의 가장 큰 강점이 DA 변환 없이 바로 증폭해 스피커로 시그널을 출력하므로 중간 변환 과정에서의 왜곡이 적다는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소재의 특징과 인터페이스 그리고 설계의 장, 단점을 잘 꿰고 있으면 기기 선택이 달라지고 결론적으로 동일한 예산에서도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간택된 모델은 WiiM Ultra다. 다양한 입, 출력단에 무엇보다 동축 출력을 지원해 TDAI-2170에 디지털 전송이 가능하므로 합격이다. 위에서 설명했든 아날로그 출력으로 TDAI-2170과 연결할 경우보다 디지털 전송이 더 음질이 좋을 가능성이 많다. 게다가 WiiM Ultra의 앱 편의성은 되레 훨씬 더 값비싼 네트워크 플레이어보다 더 뛰어나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며 다양한 연결 편의성은 물론이며 자체 리모트 앱을 사용하면서 단 한 번도 튕기거나 에러가 나는 걸 발견하지 못했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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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DLNA/UPnP 기반으로 스포티파이, 타이달, 코부즈 및 각 서비스를 커넥트 방식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구글캐스트 기능이 있어 유튜브 등 구글캐스트를 지원하는 음원 서비스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높은 음질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블루투스 5.3을 지원하며 ROON도 이미 인증이 끝났다. 게다가 HDMI ARC 같은 단자도 마련해놓고 있어 링돌프처럼 TV 음성 출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링돌프 TDAI-2170과 WiiM Ultra의 중첩되는 기능이다. 일단 WiiM Ultra의 내장 DAC는 아날로그 출력을 통해 별도의 서브 시스템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참고로 동축 및 아날로그 라인 출력 변환은 앱에서 무척 간단히 조정 가능하다.

한편 두 기기 모두 공간 음향 보정 기능을 가지고 있다. WiiM Ultra는 여기에 다양한 EQ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어쿠스틱 룸 특성을 측정해 간단히 적용 가능하다. TDAI-2170 같은 경우 제품에 동봉된 전용 마이크로 여러 지점에서 측정 후 적용하는 방식이다. 둘 모두 테스트해보면 성능은 아무래도 TDAI-2170의 룸퍼펙트가 더 낫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룸퍼펙트지만 상황에 따라선 WiiM Ultra 내장 룸 보정 프로그램만 사용해도 충분할 수도 있다. 이건 중첩 기능이긴 하지만 선택 사항이 될 듯하다.

청음

스텔라 장
스텔라 장 – It’s raining

테스트는 WiiM Ultra와 TDAI-2170을 동축 케이블로 연결 후 진행했다. 참고로 이 시스템에 추가로 필요한 건 스피커뿐이었다. 스피커는 파인오디오 Vintage Classic VIII SM을 활용했다. 첫 곡으로 스텔라 장의 ‘It’s raining’을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디지털 앰프의 평탄하고 고른 주파수 특성이 귀에 들어온다. 하지만 디지털의 너무 건조하고 거친 소리는 절대 아니다. 입자가 상당히 곱고, 까끌거리는 느낌 없이 매끄러운 표현 질감을 보여준다.

geoff
제프 카스텔루치의 – Big bad John

전체적인 밸런스는 너무 낮아 어둡지도 너무 밝아 탈색되는 느낌도 아니다. 꽤 평탄한 밸런스 감각을 보여준다. 토널 밸런스 또한 정직한 편으로 착색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음색이다. 여성 보컬에 이어 남성 보컬, 그 중에서 중, 저역 주파수 대역에 치중된 녹음을 들어보면 단단하고 다부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확실히 대역폭이 넓고 어느 한 구석도 왜곡이 별로 느껴지지 않으며 깨끗하다. 잠시 아날로그 출력으로 연결해보았지만 다이내믹 헤드룸 등에서 동축 연결이 더 나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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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에드바르 안톤센 – Holberg Suite

음색 부문에선 확실히 WiiM Ultra보단 TDAI-2170의 지분이 크다. 왜냐하면 WiiM Ultra의 내장 DAC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잡티 없이 화사한 톤의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기존에 WiiM Ultra를 들었을 때보단 좀 더 단정하고 에지가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노르웨이 2L에서 녹음, 발표한 올레 에드바르 안톤센의 연주에선 중심이 명료하고 힘 있게 잡혀 있고 충분한 배음 표현을 통해 확실한 음색 표현을 대비시켜준다. 주변부의 다소 번지는 느낌을 잡아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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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터/ 빈 필하모닉
차이코프스키 : 피아노 협주곡 1번

TDAI-3400의 하위 모델로서 TDAI-2170은 4옴 기준 채널당 170와트 출력을 내준다. 적은 출력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클래스 A, AB 혹은 D 클래스 앰프와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다만 파인오디오 Vintage Classic VIII SM의 경우 공칭 임피던스 8옴에 91dB 감도를 가지고 있어 드라이빙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때론 낮은 출력의 트랜지스터 앰프나 진공관 앰프로도 운용 가능하지만 TDAI-2170의 지휘 아래 대단히 밀도 높고 단단한 촉감에 더해 전에 없이 입체적인 사운드를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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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시대는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USB DAC는 적당한 가격대에 선택 범위가 그리 넓지 않고 모두 네트워크 플레이어 출시에 목을 매고 있는 듯 보인다. 게다가 네트워크 플레이어엔 이젠 DAC 뿐만 아니라 볼륨까지 내장해 어중간한 프리앰프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분리형 프리앰프에도 DAC나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추가되는 등 다기능 제품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인티앰프에 DAC가 내장되는 설계는 이제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 경우 내장 DAC를 적극 활용하고 적당한 가격대에 성능, 인터페이스가 뛰어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붙여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대안이다. 특히 디지털 입력단을 활용한다면 신호 손실 없이 더 명료하고 깨끗한 사운드를 조리해낼 수 있다. 링돌프 TDAI-2170이 WiiM Ultra를 만나 더욱 완벽해지는 장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사양

Power rating: 2 x 170 W @ 4Ohm
Max output current: 30A
Audio specifications: 0.02% THD+N, 1W/4Ohm, Frequency response: ±0,5dB from 20 to 20,000 Hz
Digital inputs (Asynchronous): 2 x Coaxial Digital (≤192kHz / 24 bit), 4 x Optical Digital (≤ 96kHz / 24 bit)
Analog inputs: 2 x Analog Single Ended RCA
Digital outputs: 1 x Coaxial Digital (96kHz / 24 bit)
Analog outputs: 1 x Single Ended Analog
EQ: RoomPerfect™, ICC
Interfaces: 1 x RJ12 connector, 1 x trigger input, 1 x trigger output
Optional modules: HDMI module with 3 inputs (≤192kHz/24 bit) and one output / CEC and ARC compatible, Streaming USB input module (≤384kHz/32 bit + DXD / DSD64 / DSD128), High-end analog input module (1 Phono (MM), 3 analog Line inputs)
Remote control: Infrared
Dimensions (HxWxD): 10 x 45 x 36 cm
Weight: 8kg
Finish: Anodized aluminum, matte black

제조사 : 링돌프 오디오(덴마크)
공식 수입원 : ㈜ODE
공식 소비자 가격 : 8,900,000원
제품 문의 : 02-512-4091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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