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오디오를 감상 용도가 아닌 그저 소장 용도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너무 오래되어 노화되고 더 이상 제 소리를 내지 못할 것 같지만 디자인만큼은 지금 봐도 너무 사랑스러운 제품들이다. 예를 들어 쿼드 33, 303 같은 앰프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메리디안 초창기 제품들, 사이러스, JBL 등이다. 사실 요즘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 중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경우는 되레 많지 않다. 21세기 들어 하이파이오디오 디자인은 후퇴하는 게 아닌가 한다.
최근 몇 년간 오리지널 제품의 부활, 리이슈가 많이 이뤄지는 걸 보면 아마도 이런 생각이 나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 레트로 디자인이야 여러 부문에서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하이파이 오디오 부문에서 최근처럼 빈번했던 적은 내 기억엔 없다. 하지만 단순히 오리지널 모델의 외관 디자인을 스스로 훔쳐오느냐, 아니면 그야말로 당시 제품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외관 디자인, 인터페이스를 멋지게 현대화시키느냐는 다른 이야기다. 종종 레트로 디자인은 상술의 일환으로 활용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정말 기다리던 레트로 디자인이 하나 제품화되어 부활했다. 다름 아닌 쿼드 33 프리앰프와 303 파워앰프다. 4 시리즈나 6시리즈에 비해 가장 멋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시절 모델이다. 1967년에 처음 출시되면서 당시 진공관 앰프 시대를 뒤로하고 트랜지스터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대표적 모델. 쿼드 설립자 피터 워커의 트리플 트랜지스터와 고유의 피드백 회로 및 파워앰프의 방열 시스템 등 여러 선도적인 시도가 있었던 분리형 앰프다.
이번에 부활한 33 프리앰프 및 파워앰프는 오리지널 모델의 디자인 컨셉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인터페이스, 기능은 현대 오디오에 알맞게 조정한 모습이다. 예를 들어 프리앰프의 저음, 고음 슬로프 로터리는 저음, 밸런스, 틸트로 대체되고 주황색 스트립은 주황색 백라이트를 적용한 LCD로 바뀌었다. 오리지널 제품에 있던 DIN 단자는 RCA 단자로 교체되었으며 볼륨은 ALPS 볼륨을 사용한다. 파워앰프의 경우 200VA 용량 토로이달 트랜스를 기반으로 8옴 기준 채널당 50와트 출력이며 4옴에선 70와트 출력으로 설계했다. 더불어 303 하나를 더 추가해 모노 브리지 모드로 세팅하면 8옴에서 140와트 출력을 내준다. 오리지널보다 더 향상된 전원부, 출력을 갖는 모습이다.
가격은 프리, 파워 각 1599달러로 책정되었으며 출시는 오는 11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제품 사양
Quad 33 Preamplifier (2024 Edition)
Inputs: 1 x stereo XLR; 3 x stereo RCA line level; 1 x stereo RCA phono (MM/MC)
Outputs: 1 x stereo XLR; 1 x stereo RCA; 1 x stereo RCA AUX; 1 x headphone; 2 x 12V trigger.
Other facilities: Bass and Tilt tone controls; balance control; remote control.
Dimensions (WxHxD): 258 x 82.9 x 165mm.
QUAD 303 Stereo Power Amplifier (2024 Edition)
Amplifier type: Class AB with ‘triples’ output stage; stereo and bridged modes.
Power output – stereo: 2 x 50W (8Ω, THD<1%); 2 x 70W (4Ω, THD<1%).
Power output – bridged” 2 x 140W (8Ω, THD<1%); 2 x 170W (4Ω, THD<1%).
Distortion (THD): <0.003% (1kHz 8Ω @ 2/3 max. power).
Maximum current delivery: 2 x 10A.
Inputs: 1 x stereo XLR; 1 x stereo RCA.
Outputs: 1 x stereo speaker binding posts; 1 x 12V trigger + link.
Dimensions (WxHxD): 120 x 176 x 32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