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에 반하고 소리에 놀라다

인트로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없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필자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음악을 룬을 이용해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으로 듣는다. 세상 편하다. 관건은 역시 음질과 가격인데, 100만원대 미만에서는 WiiM Ultra와 NAD Node가 쌍끌이를 하고 있고, 100만원대에서는 DAC이 빠져 있긴 하지만 솜 sMS-200 Ultra가 거의 독주하고 있다. 이들을 넘어 좀 더 레벨을 올리면 하이파이로즈나 오렌더, 재정적 여유가 더 있다면 dCS나 MSB 등이 눈에 들어온다.

RS151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DAC 내장 네트워크 플레이어 시장에 하이파이로즈가 다시 뛰어들었다. RS151이다. 2021년에 나왔던 RS150B의 후속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이더넷과 와이파이, 룬, 에어플레이, UPnP, 스포티파이 커넥트, 블루투스를 지원하고 최신 ESS 32비트 칩을 내장해 PCM은 32/768까지, DSD는 네이티브로 DSD512까지 재생한다. 하이파이로즈의 시그니처인 로즈 튜브와 요즘 필수템인 HDMI eARC 단자도 갖췄다. RS151을 요목조목 따져보고 소리도 들어봤다.

목차

1. 하이파이로즈와 네트워크 플레이어
2. RS151 인터페이스
3. 스트리머로서 RS151
4. DAC로서 RS151
5. 청음
6. 총평
7. 하이파이로즈와 네트워크 플레이어

2025년 1월 현재 하이파이로즈 라인업은 크게 네트워크 트랜스포트, DAC, DAC 내장 네트워크 플레이어, 인티앰프, 스트리밍 앰프로 나눠진다. 네트워크 트랜스포트 RS130과 DAC RD160이 플래그십이고, DAC 내장 플레이어로 RS151, RS150B, RS150, RS250A, RS250 등이 포진해 있다. RA180과 RA280은 인티앰프, RS201A, RS520은 스트리밍 앰프다.

다음은 하이파이로즈 주요 제품 출시 연보다.

2019 RS201 스트리밍 앰프
2020 RS201A 스트리밍 앰프
2020 RS150 풀사이즈 네트워크 플레이어 : AK4499EQ DAC
2021 RS250 하프사이즈 네트워크 플레이어 : ES9038Q2M DAC
2021 RS150B 풀사이즈 네트워크 플레이어 : ES9038PRO DAC
2022 RS520 스트리밍 앰프 : ES9038PRO DAC
2022 RS250A 하프사이즈 네트워크 플레이어 : ES9028PRO DAC
2022 RA180 풀사이즈 인티앰프
2023 RS130 풀사이즈 네트워크 트랜스포트 : DAC 없음
2023 RA280 풀사이즈 인티앰프
2024 RD160 풀사이즈 DAC : AK4191EQ + AK4499EX DAC
2024 RS151 풀사이즈 네트워크 플레이어 : ES9039PRO DAC

결국 RS151은 2020년작 RS150, 2021년작 RS150B를 잇는 하이파이로즈의 DAC 내장 플래그십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셈. 내장 DAC은 각각 일본 AKM의 4채널 AK4499EQ 칩(2019년 출시)에서 미국 ESS의 8채널 ES9038PRO 칩(2016년), 역시 ESS의 8채널 ES9039PRO 칩(2022년 출시)으로 바뀌었다.

RS151 인터페이스

RS151 전면

RS151은 기본적으로 풀 사이즈 네트워크 플레이어다. 가로폭이 430mm, 높이가 125mm, 안길이가 319mm이고 섀시 재질은 최대 두께 30mm의 알루미늄이다. 무게는 11kg. 전면에는 15.4인치 광시야각 FHD 터치 스크린이 깔려 있어 유튜브인 로즈 튜브와 앨범 재킷 등을 볼 수 있다. 해상도는 1920 x 382. 전작 RS150B는 14.9인치 HD 터치 스크린이었다. 상판 앞쪽에는 음 소거, 볼륨 조절, 전원 버튼이 마련됐다.

RS151 후면

후면은 단자들로 빼곡하다. 디지털 입력단자로 유선 이더넷과 무선 와이파이 동글 연결용 USB-A 단자, USB-B, 광, 동축, AES/EBU, HDMI eARC, USB 3.0 USB-A 단자 2개가 마련됐다. 디지털 출력단자는 광, 동축, AES/EBU, I2S, HDMI 단자가 준비됐다. 아날로그 입력단자는 RCA 1조, 아날로그 출력단자는 RCA 1조, XLR 1조를 갖췄다. 후면 오른쪽 상단에 두툼하게 튀어나온 것은 블루투스 안테나다.

따라서 RS151은 이렇게 쓸 수 있다.

유무선 스트리밍(이더넷, 와이파이, 블루투스), PC파이(USB-B), TV 연결(HDMI eARC, HDMI), 디스크 플레이어 연결(RCA, 광, 동축, AES/EBU), 메모리 스틱 연결(USB-A), 외장 DAC 연결(광, 동축, AES/EBU, I2S).

전작 RS150B와 비교하면 HDMI ARC 단자가 HDMI eARC 단자로 업그레이드돼 돌비 애트모스나 DTS 같은 고해상도 오디오 포맷을 즐길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또한 동축과 AES/EBU 입력시 지원 스펙이 PCM 24/192에서 PCM 32/384, DSD 64에서 DSD 128로 늘어난 점도 특기할 만하다.

스트리머로서 RS151

ROSE Connect 앱

히지만 RS151의 본분은 역시 네트워크 플레이어며 관심은 어떤 프로토콜을 지원하는지 여부다. 요약컨대 와이파이 기반 프로토콜로 에어플레이와 UPnP, 스포티파이 커넥터, 그리고 룬 전용 프로토콜인 RAAT를 지원한다. 블루투스는 전작 RS150B에서는 버전 4.2에 동글이 필요했으나 RS151에서는 버전 5.4에 자체 모듈과 안테나를 갖췄다. 코덱은 퀄컴의 aptX를 지원한다. 기본 앱은 ROSE Connect 앱이다.

RS151 내부. 토로이달 트랜스를 장착한 리니어 전원부가 눈에 띈다.

스트리머 성능과 관련해 전작 RS150B에 비해 많은 것이 업그레이드됐다. 예를 들어 CPU는 전작 4코어 Cortex A53에서 8코어 RK3588 칩으로 바뀌었고, DRAM은 4GB에서 8GB로, eMMC 플래시 메모리는 8GB에서 32GB로 크게 늘어났다. 운영체제(OS)도 안드로이드 7.1에서 12로 업그레이드됐다. 하이파이로즈에 따르면 이같은 컴퓨팅 부품과 OS 업그레이드로 정보처리 성능은 4배, 처리속도는 2배, 그래픽 성능은 8배 향상됐다.

DAC으로서 RS151

RS151 내장 ES9039PRO DAC 칩. 바로 옆에 크리스텍의 VCXO 클럭이 자리잡고 있다.

DAC 내장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 RS151의 가장 큰 특징은 DAC 칩이 미국 ESS의 최신 32비트 델타 시그마 칩인 ES9039PRO 칩을 발빠르게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 칩은 ESS의 최신 4세대 HyperStream IV 아키텍처를 채택, 보다 리니어한 컨버팅 품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ES9038PRO에서는 2세대 아키텍처를 썼었다. 채널(8채널), 최대 음원 지원 스펙(PCM 768kHz, DSD 1024), 다이내믹 레인지(+132dB), THD+N(-122dB), 디지털 필터(7개)는 ES9038PRO와 동일하다.

ROSE DPC 모듈 다이어그램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모든 디지털 입력 신호를 펨토 클럭과 동기화해 지터를 최소화했다는 것. 플래그십 DAC RD160에서 처음 채택됐던 ROSE DPC(Digital Processing Core) 모듈이 그 주인공으로 이번에 트리클 다운되었다. 하이파이로즈가 공개한 DPC 개념도를 보면 모든 디지털 입력신호가 리클럭킹되어 I2S로 출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CM 신호를 DSD512 신호로 업샘플링하는 옵션도 이 DPC 모듈에서 수행된다.

ROSE NRA 필터 적용 DAC의 주파수응답특성 그래프. 검은색이 타사 DAC 그래프다.

아날로그 스테이지에는 ROSE NRA(Noise Reduction Analog) 필터를 투입, 노이즈를 크게 줄였다. 하이파이로즈가 공개한 그래프를 보면 NRA 필터 적용 후 타사 DAC에 비해 30Hz 저역대의 롤오프 현상이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 내부 접지 포인트가 한 곳에 모이는 싱글 포인트 접지(Single-Point Ground) 설계를 도입, 전위차가 서로 다른 멀티 포인트 접지에서 발생하는 그라운드 루프 노이즈를 원천적으로 제거했다.

청음

RS151 소리를 들어봤다. 물론 내장 DAC을 거친 소리다. 프리앰프는 클라세 CP-800 MKII, 파워앰프는 패스 XA60.5, 스피커는 락포트 Atria. 장사익 곡은 USB 저장음원, 다른 곡은 룬을 이용해 타이달 스트리밍 음원으로 들었다.

장사익 – 찔레꽃 (1집. 32/192 WAV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

첫인상은 장사익의 목소리가 묵직하게, 반주 피아노의 한 음 한 음이 정확하게 들린다는 것. 음원이 32비트 인 덕에 다이내믹 레인지가 아주 넓어졌다는 느낌도 있다. 전작 RS150이나 RS150B에 비하면 음이 보다 싱싱해지고 해상력이 올라왔다. 이는 DAC 칩 변경과 DPC 모듈 채택에 따른 이득으로 보인다. 음악 신호 경로상에 있는 부품과 배선의 고급화도 한몫했을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배경이 정말 조용해지고 무대 앞이 투명해졌다는 것. 덕분에 장사익 목소리나 피아노 음이 더 카랑카랑, 또랑또랑 들린다. 마치 4K 화면을 통해 음원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악동뮤지션 –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항해)

확실히 배음과 잔향, 정보량, 음수가 많은 재생음이다. 입자가 고운 점, 배경이 적막한 점도 계속해서 포착된다. 이 정도면 굳이 따로 DAC을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현재 쓰고 있는 마이텍 맨하탄 II DAC은 ES9038PRO 칩을 쓰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입자가 거칠고 얌전하다. 이에 비해 ES9039PRO 칩을 쓴 RS151은 젊고 싱싱하며 풋풋한 소리를 들려준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 스트리밍 음원이 빠릿빠릿하게 잘 붙는 점도 포착된다. CPU나 DRAM 등의 업그레이드 효과다.

만프레드 호넥, 피츠버그 심포니 – 베토벤 교향곡 3번 (Beethoven, Strauss)

오케스트라 대편성에서 기대하는 광폭의 다이내믹 레인지와 깨알 같은 해상력이 제대로 느껴진다. 어디 하나 뭉치거나 흐릿한 구석이 없다. 특히 음량이 커질 때도 혼탁해지지 않는 모습이 대단하다. 오케스트라 각 악기들의 이미지도 또렷하게 맺히고 무대도 견고하게 펼쳐지는데, 이는 그만큼 ES DAC 칩 8채널의 크로스토크가 적다는 증거다. 또한 좌우 4채널식 병렬 연결한 효과, 즉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지고 왜율이 줄어드는 효과도 재생음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위켄드 – Blinding Lights (After Hours)

음의 응집력과 파워가 제대로 전해진다. 음이 멈췄을 때 확 느껴지는 배경의 적막감도 장난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하이파이로즈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점점 오디오 기기로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느낌. 전에는 디지털 파트에만 올인한 듯했는데 점점 컨버팅 후 아날로그 버퍼단에도 공을 들이는 것 같다. 한마디로 속이 꽉 차고 단단한 음. 덕분에 디지털 음원 특유의 가볍고 비릿하며 성긴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총평

요약컨대, 하이파이로즈 RS151은 디지털 소스기기를 한 대로 끝내려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룬과 에어플레이, UPnP, 블루투스를 지원하는데다, 자체 로즈 커넥트 앱을 통해서도 다양한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소리의 완성도가 전작들에 비해 높아졌다. 좀 더 선명하고 단단한 사운드, 보다 견고한 무대를 선사한다. 이밖에 HDMI eARC나 I2S 같은 여러 디지털 입출력 단자를 통한 확장성, 넓은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한 유튜브나 앨범 재킷 감상 재미까지 두루두루 갖췄다. 진지한 청음을 권해드린다.

글 : 오디오 평론가 김편

제품 사양

벤치마크
입력 감도: 0dBF 1kHz(Digital), 2Vrms(Analog)
출력 임피던스: 2.84 Ω
출력 전압: 9.0Vrms(XLR), 4.5Vrms(RCA)
전고조파왜곡+노이즈: 0.0002%(XLR), 0.0003%(RCA) (1kHz, 0dBF)
신호대잡음비: 131dB(XLR), 124dB(RCA)
다이내믹 레인지: Max 150dB (CCITT filter)
스테레오 크로스토크: Max -143dB (20Hz-20kHz)
주파수 응답: 20Hz – 75kHz (+/-0.5dB)

샘플링 레이트
PCM: 44.1kHz – 768kHz(8/16/24/32bit per Sample)
DSD: DSD64(2.8MHz)/DSD128(5.6MHz)/DSD256(11.2MHz)/ DSD512(22.6MHz)

지원 파일 형식
오디오:
WAV, FLAC, ALAC, AIFF, WMA, OGG, APE, DFF, DSF, CDA, M4A
MP3, AAC, AMR, EC3, E-EC3, MID, MPL, MP2, MPC, MPGA
비디오:
ASF, AVI, MKV, MP4, WMV
MPEG-1/2/4, H.263, H.264/AVC, H.265/HEVC, VC-1, VP8/9, MVC
H.264/AVC (Base/Main/High/High10, Level 5.1): Up to 4Kx2K@30fps
H.265/HEVC (Main/Main10, Level 5.1 High-tier): Up to 4Kx2K@60fps
VP9/H.264/H.265: Up to 4Kx2K@60fps
H.264/MVC/VP8 Encoding: Up to 1080p@30fps

기술 사양
전원부: Toroidal Linear Power Supply
CPU: Octa core RK3588
RAM: LPDDR4X 8GB
GPU: ARM Mali-G610 MC4(OpenGL, Vulkan, OpenCL)
DAC: ES9039 PRO(ESS)
오실레이터: Highly Precise Femto Clock

입력단
디지털:
USB 2.0 Type-B: PCM 32bit/768kHz, DSD512(22.6MHz)
Coaxial: PCM 24bit/384kHz, DSD128(5.6MHz) (only DoP)
Optical: PCM 24bit/192kHz, DSD64(2.8MHz) (only DoP)
AES/EBU: PCM 24bit/384kHz, DSD128(5.6MHz) (only DoP)
HDMI eARC: PCM 24bit/192kHz
아날로그: Line In
서비스: USB 3.0 Type-C
트리거: DC 3.3V – 12V

출력단
디지털:
USB 3.0 Type-A: PCM 32bit/768kHz, DSD512(22.6MHz)
Coaxial: PCM 24bit/384kHz, DSD128(5.6MHz) (only DoP)
Optical: PCM 24bit/192kHz, DSD64(2.8MHz) (only DoP)
AES/EBU: PCM 24bit/384kHz, DSD128(5.6MHz) (only DoP)
I²S-HDMI: PCM 32bit/768kHz, DSD512(22.6MHz)
아날로그: Unbalanced, Balanced
비디오: HDMI 2.0 (4K UHD / 60Hz)
트리거: DC 12V

네트워크
연결 방식:
Ethernet: 10/100/1000 BASE-T(1Port)
WiFi: USB Dongle
Bluetooth: 5.4 aptX (A2DP1.4, Sink, AVRCP v1.6.2)
스트리밍 프로토콜: Bluetooth, Airplay, DLNA/UPnP, Roon Ready, Spotify Connect
스토리지: SMB

스토리지
내장: eMMC Flash 32GB (System Use Only)
외장: 3 x USB 3.0 Type-A
1 x 2.5″ SSD(SATA 3.0, NTFS, exFAT)

특징
CD 리핑: Support (By external USB CD Drive)

전원
정격 전압: AC 110-120V, 220-240V, 50/60Hz
소비 전력: Standby: 0.3W, Idle: 5W, Playback: 55W
회로 보호: 6A Thermal Circuit Breaker

환경 사양
작동 온도: 0~40˚C
보관 온도: -10~50˚C

디자인 사양
디스플레이: 15.4″ TFT LCD & Capacitive Touch Screen (eDP)
크기: 430(W) X 319(D) X 125(H) mm
무게: 11kg
소재: Aluminum / Rust-proof Steel
마감: Silver, Black
IR: 38kHz IR Receiver

제조사 : (주) 씨아이테크
홈페이지 : www.hifirose.com
커뮤니티 : https://cafe.naver.com/hifiroseclub
연락처 : 1899-6042
공식 소비자 가격 : 4,9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