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흥미로운 헤드폰을 만났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헤드폰이었지만 헤드폰을 착용하자 새로운 음향 세계가 펼쳐졌다.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고 안내대로 아이폰과 헤드폰을 페어링시켰다. 헤드폰에선 ‘청음 프로파일’을 생성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리모트 앱을 켜서 진행하니 양 쪽 채널에서 뭐가 모를 신호음이 불규칙적으로 흘러나왔고 리모트 앱에선 마치 컴퓨터 조각 모음을 하는 듯 구체적인 이미지를 완성해나갔다.
킥스타터닷컴에서 당시 가장 큰 이슈를 뿌렸던 이 헤드폰은 사용자 맞춤형 음향 특성을 프로파일링하는 기술을 근간으로 했다. 이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청각 특성을 프로파일링해서 그에 최적화된 음향 특성 위에서 음악을 들려준다. 이건 마치 잠수함의 소나 음파 기술을 연상시키는 신세계였다. 누라(Nura)라는 인디펜던트 헤드폰 브랜드가 선보인 누라폰이었다.
최근 마시모가 소유한 사운드 유나이티드가 바로 이 누라라는 브랜드를 인수했다. 음향 혁신을 통해 인간의 경험을 확장한다는 데논의 회사명에 누라는 완벽히 일치했고 데논은 사운드 유나이티드 소속 브랜드였다. 구체적으로 누라 인수 후 어떤 혁신과 기술을 데논과 융합해낼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결론적으로 데논의 헤드폰에 누라의 청음 프로파일 기술을 도입한다고 한다. 헤드폰 부문에서 누라의 기술을 파이프라인에 적용해 나올 데논의 헤드폰 신제품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