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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 The Legendary Riverside Albums 180g 5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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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리버사이드 시절 대표작들을 모은 박스셋을 드디어 입수했다. 이 앨범들은 과거 CD나 저가 재발매 엘피로 많이 듣던 앨범들인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엘피로 발매된 것 같아 반갑다.

1929년부터 1988년까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쳇 베이커는 영화 같은 삶을 살다 갔다. 1950년대 혜성처럼 나타난 이 걸출한 트럼페터는 웨스트코스트 재즈의 붐과 맞물려 커다란 인기를 구가했다. 고독과 슬픔 등 인생을 관조하는 듯 그의 연주는 달콤했고 제임스 딘을 떠올리게 하는 외모까지 더해지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항상 인생에 대한 비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렸던 듯. 흑인 중심의 재즈와 그들의 쳇에 대한 혹평으로 모멸감에 시달리기도. 그는 1960년대 들어 나락으로 떨어지며 마약의 세계에서 흐느적거렸다.

그가 생전에 남긴 녹음은 미국은 물론 덴마크 시절까지 합해 꽤 많다. 마약을 찌들어 있던 당시의 녹음은 이미 치아 등 몸이 성하지 않아 연주가 부실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진수는 퍼시픽과 리버사이드 레코딩이 아닐까?

이번 재발매는 마스터 커팅 엔지니어 케빈 그레이의 손을 거쳐 음질이 매우 뛰어나다. 1959년 녹음 치고는 공간감이 무척 좋아 시간의 간극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박스셋 겉박스도 고급스러워 소장 가치를 더하며 각 앨범들은 팁-온 슬리브 방식으로 제작해 퀄리티가 높은 편이다.

더불어 미공개 레코딩을 담은 엘피를 추가한 총 다섯 장으로 구성으로 작은 부클릿과 함께 사진 작가 멜빈 소콜스키가 찍은 쳇 베이커와 왈리 쿠버의 그 유명한 사진이 봉투에 삽입되어 있다. 이런 패키지 구성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제작 방식의 톤 포엣이나 아날로그 프로덕션즈 등의 재발매 엘피에 비하면 가격이 그리 높진 않은 편이라 무척 만족스럽다.

수백만원 들여서 오리지널 초반 구입할 계획이 아니라면 이 박스셋으로도 충분히 쳇 베이커 음악의 정수를 즐길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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