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업 & 청음
이번 시청은 최근 도입한 레퍼런스 스피커 락포트 Atria와 매칭해 진행했다. 이 외에 소스기기는 웨이버사 Wcore, Wstreamer 그리고 MSB Analog DAC를 사용했는데 레가는 그 중심에서 자신의 소리를 내주고 있었다. 확실히 레가는 앰프나 소스기기 등 모두 시스템에 자신의 존재감을 짙게 투영한다. 예를 들어 앤 비송의 ‘Dan untem im tale’처럼 단출한 구성의 보컬 레코딩만 들어봐도 중역대 도톰한 사운드 특성 덕분에 심지가 단단하며 무게 중심이 약간 아래도 내려와 전체 사운드에 묵직한 무게감을 부여한다.
하지만 뭔가 왜소하거나 수줍은 듯 담백한 소리를 내주던 과거 레가는 잊어도 좋다. 토토의 ‘Lea’ 같은 곡을 들어보면 질주하는 듯 리드미컬한 음결 속에서도 또렷한 타격감과 심도를 명확히 유지해낸다. 스리슬쩍 가볍게 넘어가는 법이 없이 속이 꽉 찬 밀도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중역과 저역 근방의 에너지는 음악에 권위감을 부여한다. 그리 만만치 않은 락포트 Atria도 어렵지 않게 제어하는 듯 보인다. 참고로 나의 방에서 약 8시 근방 볼륨에서도 충분한 음량을 얻을 수 있었다.
과거 초창기 레가의 경우 중역대 두텁고 담백한 탄력감과 표면 텍스처는 레가의 전매특허 같은 것이지만 사실 고역은 조금 심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개선해나간 현재 레가, 특히 최상급 Osiris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스탄 게츠와 라이오넬 햄튼이 함께한 ‘Cherokee’ 같은 곡에서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심벌 사운드 그리고 빠른 패시지의 색소폰 등에서 과연 레가가 맞는지 의심할 만큼 섬세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런 특성 안에서도 특유의 온기를 잃지 않는 모습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다시 저역 성능에 대한 도전을 해보았다. 최근 자주 테스트 트랙에 올리는 곡으로 도널드 페이건의 ‘Morph the cat’인데 기존에 코드 모노블럭 파워앰프보다 오히려 더 풍부한 저역을 재생한다. 물론 극도로 투명하고 더 깊은 저역은 아지만 가격대와 인티앰프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고무적이다. 마치 커다란 해머로 내리치는 듯한 저역인데 아주 빠르게 콕 찍고 솟아오르는 저역이 아니라 약간 느긋하게 그러나 넓은 면적에 걸쳐 묵직하고 육감적으로 내리치는 저역이다. 저역에 있어 높은 슬램과 포만감은 이 정도 가격대 인티앰프치곤 이례적이다.
음질을 비판적으로 듣는 데 있어 ‘코히어런스’라는 말이 있다. 하나하나의 소리들이 서로 각각의 개성적인 음색과 옥타브를 표현하되 서로가 혼연일체 되어 연결된 완성체로서, 말 그대로 음악을 재생해낼 수 있어야한다. 그런 면에서 레가는 코히어런스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분해력을 통해 음악을 음향적으로 분석하게 만들지 않지만 그보다 더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독자적인 하모닉스 표현에서 나오는 듯한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에서 펼쳐지는 현과 피아노, 관악은 서로 인위적으로 이어붙인 것이 아니라 이음매 없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운용 팁
테스트하면서 매칭한 스피커들, 예를 들어 케프 LS50 Meta나 락포트 Atria의 경우에 저역 제어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출력은 충분하며 드라이빙 능력도 인티앰프 중에선 출중한 편이다. 따라서 웬만한 중, 소형의 보편적인 하이파이 스피커와 매칭에서 드라이빙 능력이 문제되진 않을 듯하다. 양감은 조금 있는 편에 속하며 음색적으로 차갑고 냉정한 쪽과 정 반대의 온건하고 젠틀한 특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는 매칭하는 스피커에 따라 상호보완적인 면을 생각해본다면 더욱 그 개성을 살려낼 수 있을 듯하다.
일주일 정도 사용했고 그 이전에 유튜브 리뷰 그리고 그보다 이전에도 리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의외로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와 매칭도 훌륭하다는 것이다. 부족한 중역대 두께와 차가운 음결 속에 마치 진공관 앰프 같은 음결을 불어넣어준다. 마지막으로 두꺼운 풀 알루미늄 섀시를 적용해 그 크기에 비해 무게가 상당하므로 오디오랙 등 받침에도 신경을 써준다면 더욱 좋을 소리로 보답해 줄 것이다.
총평
우리가, 아니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오디오를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줌도 안 되는 스펙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안에 희로애락을 담을 수 있었고 그들의 철학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함께 공감하는 것이 있어 우리는 둥그런 원을 그렸다. 그 중에 레가도 있었다. 이젠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아날로그 증폭의 재탕 아니냐고? 뭇 하이엔드 제품이나 화려한 스펙과 디스플레이로 빛나는 제품에 비하면 고지식하고 답보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시리스가 안내하는 소리엔 조용히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있고 정감이 넘친다. 냉정하게 밀어붙이다가도 어느 샌가 곁에서 너그럽게 노래한다. 거기에 더해 막강한 힘과 권위감이 더해진 오시리스는 브리티시 사운드의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제품 사양
Power output
162 Watts per channel into 8Ω (Rated power output)
250 Watts per channel into 4Ω (max-power output)
Input sensitivity for 160 Watts into 8Ω
Line input 1 : 250mV load 10K (transformer balanced)
Line inputs 2-5 and record : 220mV load 22K
Direct input : 220mV Load 50K
Amplifier gain: Direct input : 44dB
Record output (with rated input level) : 215mV into 100K
Frequency Response referenced to : : 10Hz (-1.7dB point) to 75KHz (-3dB point)
160 Watts into 8 (all inputs) : 20Hz to 26KHz (-0.5dB points)
THD + Noise : Less than 0.05% (Bandwidth 22Hz to 30KHz
Power consumption at 160 Watts per channel into 8 : 560W at 115/230V
Remote control : Phillips RC5 system number 16 audio pre amplifier
Dimensions H x W x D cm : 12.2 x 43.4 x 35
Mains Fuse 230v version : 3.15A
Mains Fuse 115v version : 6.3A
Osiris system remote batteries : AAA (1.5) x 2 (Supplied)
Weight : 25.6 kg
제조사 : 레가 리서치
공식 수입원 : 웅진음향 (www.wjsound.com)
공식 소비자 가격 : 13,5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