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2022년에 보고 듣고 읽은 3가지 문화콘텐츠를 선정했다. 장르는 영화 > 음악 > 책 순서로 정했으며, 필자의 취향 위주로 작품을 골라 보았다. 해당 문화콘텐츠별로 5개의 작품을 각각 선정했으며 해당 순위의 의미는 없다.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포함하여 다양성을 고려했음을 함께 밝혀둔다.
정영문 장편소설 <프롤로그 에필로그>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초기작은 다시 읽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어두운 문체로 일관했다고. 여전히 사뮤엘 베케트 이상의 문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가 반가운 신작을 선보였다. 백문이 불여일독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경준 <딥 퍼플>
여행지에서 하루만에 독파한 책. 이름만 들어도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존 로드, 이언 페이스, 리치 블랙모어의 루미나리에 같은 음악인생이 펼쳐진다. 50페이지를 넘기면서 필자가 알았던 딥 퍼플은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자책이 몰려왔다.
재영 책수선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책의 물성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독서가를 위한 선물이다. ‘고전작품도 허다한데 책수선가의 일상까지 읽어야 하나’, 라는 의심은 고이 접어놓도록.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책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밀려올 것이니까.
지승호, 성시완 <성시완의 음악이 흐르는 밤에>
내 인생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음악이 흐르는 밤에>다. 새벽잠을 참아가며 들었던 아트록 밴드의 음악들. 자칭 ‘성시완키즈’라 일컫는 지승호 인터뷰어가 세계적인 음반컬렉터 성시완 대표를 만났다. 깔끔한 책표지 디자인 역시 마음에 쏙 든다.
데이비드 호크니 <봄은 언제나 찾아 온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호크니의 작품을 처음 감상했다. 아이러니하게 시선을 강탈하는 색감 과 붓질에서 소수자의 삶을 살아온 대가의 그늘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치유의 미술을 택한 것일까. 의문에 관한 대가의 답변이 차곡차곡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