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과 음악의 조화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하이파이 스피커의 음향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골몰해왔다. 그리곤 시간이 지나면서 정복해나가고 또 다른 목표를 재설정하면서 끝없이 진화시켜왔다. 서로 목표를 유사했지만 그에 다다르는 과정과 설계 방식은 달랐다. 유닛의 소재와 내부 구조, 마그넷과 코일의 종류, 내부 모터 시스템의 형태와 구조 등 다양했다. 뿐만 아니라 언제부턴가 인클로저에 대한 연구는 소재 연구로 깊이 있게 다뤄지면서 필요악 인클로저에 대한 새로운 설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설계, 엔지니어링 등 기교를 익히고 연구해 스피커라는 트랜스듀서에 응용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부분이 아닌 전체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조화를 이루면 결국 음악적 감동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스피커. 그런 것은 설계자가 태어나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음감에 의해서다. 바워스&윌킨스(이하 ‘B&W’)에 대해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도전했지만 절대 이르지 못한 것은 마치 누구나 연습한다고 해서 글렌 굴드가 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음향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 밸런스. 그것이 B&W를 수식하기 가장 알맞은 언어 중 하나가 아닐까?
다양한 파트너 그리고 영토 확장
B&W가 매트릭스 디자인을 들고 나온 것이 벌써 반세기가 지났고 현재 그들의 플래그십 스피커는 800 다이아몬드 4세대에 이르렀다. 게다가 현재의 B&W가 있게끔 했던 하이파이 스피커의 금자탑 노틸러스가 여전히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아마도 그것은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리라. 이후 여러 하이파이 오디오,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들이 등장했지만 노틸러스는 마치 가정용 하이파이 스피커가 다다를 수 있는 정점에 있었다. 하이파이 스피커의 역사는 노틸러스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B&W가 하이파이 스피커 제작에만 국한된 활동을 보인 것은 아니다. 세심하고 정밀했으며 주도면밀하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항상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온 그들이다. 반듯한 대역 밸런스와 광대역, 음원에 담긴 다이내믹스의 충실한 재현 등 그 성능은 스튜디오 마스터링 엔지니들에게 인정받았고 이후 애비로드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사운드미러 등 전세계 유수의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링 스피커로 활약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B&W의 활동 반경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꽤 넓어서 카오디오 부문만 해도 BMW, 맥라렌, 볼보 등과 협력해 자동차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책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필립스 TV 및 레노버 등의 브랜드와 협력 중이다. 최근 수년 간 엄청난 판매고와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무선 헤드폰 및 이어폰 분야도 B&W는 이제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가정용 고전적 스테레오 패시브 스피커를 넘어 올인원 스피커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통해 영토 확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포메이션 듀오
무선 스피커 부문에서 B&W는 사실 선두에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여러 하이파이 메이커가 이 부문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B&W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미래를 준비해왔다. 시작은 아마도 2007년 제플린이라는 올인원 스피커였으며 이후 제플린 에어, 제플린 와이어리스 버전까지 진화시켰다. 이 외에 B&W의 무선 스피커 부문은 사운드바를 포함해 포메이션 시리즈까지 진보해나가면서 그 라인업을 확장시켰다.
이번에 만나본 제품은 다름 아닌 포메이션 듀오. 포메이션 시리즈 중에서도 2채널 스테레오 액티브 스피커로서 오직 스피커 두 대만 있으면 패시브 스피커와 앰프, 소스기기를 결합한 시스템과 어깨를 견줄만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제품 제작이 가능해진걸까? 우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는 물론이며 에어플레이, 블루투스 등 무선 프로토콜의 발전이 있었다.
이런 배경 위에서 하드웨어 제조사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네트워크 스트리밍 관련 하드웨어 개발자들이 빠르고 간단하게 스트리밍 관련 서비스 및 프로토콜에 대응하는 모듈을 개발해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해졌다. 블루투스, 에어플레이는 물론이며 타이달, 코부즈 등에 대응하기 시작했고 DLNA/UPnP를 통해 자체 앱이 아니더라도 스트리밍 서비스 앱에서 바로 접근이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젠 타이달 커넥트, 스포티파이 커넥트를 통해 Wi-Fi만 연결되어 있다면 간편하게 무선 음원 재생이 가능해졌다. 또 하나는 다름 아닌 클래스 D 모듈의 대중화다. 무엇보다 작고 가벼우며 발열이 적어 스피커 내부에 수납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었다.
이 모든 21세기의 진보된 환경 속에서 잉태된 것이 바로 포메이션 듀오다. 우선 패시브 스피커 부문의 설계부터 살펴보면 적어도 B&W의 705 계열의 변주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미드 베이스에 6.5인치 컨티늄 진동판을 채용한 우퍼를 채용하고 있어 중형 북셀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트위터는 카본 돔 트위터로서 1인치 구경이다. 과거 케블라 유닛을 버리고 800 다이아몬드 3세대부터 채용했던 컨티늄 진동판을 채용한 미드 베이스 유닛에 700 시리즈에 채용하는 카본 돔 트위터를 채용한 것. 뿐만 아니라 트위터를 별도의 챔버에 수납해 미드 베이스 유닛의 진동으로부터 격리시키는, 이른바 ‘트위터 온 탑’ 설계도 적용되어 있다. 이런 설계를 통해 트위터의 후면 방사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소멸시켜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인클로저 자체는 오히려 705 시리즈보단 805 시리즈를 닮았다. 어떤 면도 각진 부분 없는 곡면 배플 형태로 이는 평행한 두 면에 내부에서 서로 바라보고 있을 때 유발되는 정제파를 없애기 위한 설계다. 목재를 사용한 800 시리즈에선 ‘리버스 랩’ 형태로 꺾어 만들지만 그 소재 면에서 차이 외에 형태를 동일하게 만들어 배플로 인한 음질적 훼손, 왜곡을 최소화했다. 스탠드도 음질적으로 고려한 디자인으로 스피커와 단단히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진동으로 인한 성능 저하를 여러 부분에서 틀어막은 모습이다. 게다가 디자인 통일성도 뛰어난 편으로 조형적으로 아름답다.
셋업
이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밀폐형 인클로저를 갖추고 있어 B&W의 여타 스피커와 다른 설계를 취한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보다 소스기기 및 앰프 내장형이라는 것. 내부엔 125와트급 클래스 D 앰프를 각 채널당 두 개씩 탑재했다. 이런 구성은 좌/우 각각 강력하면서도 분리형에서 오는 성능상 이득이 있으며 추가로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유닛을 별도의 앰프로 드라이빙하므로서 얻는 이득도 크다. 패시브 스피커로 가정한다면 125와트급 파워앰프를 총 네 대 동원해 바이앰핑 셋팅한 것과 동일한 구성이다. 이를 통해 최저 25Hz라는 초저역부터 33kHz라는 초고역까지 평탄한 재생음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최신 705S3의 저역 하한이 +/-3dB 기준 50Hz, 최상위 북셀프 805D4가 42Hz인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저역 확장 능력이다.
한편 음원 재생은 기본적으로 에어플레이 및 블루투스에 모두 대응한다. 한편 ROON은 물론 스포티파이 커넥트를 지원하므로 간단히 무선으로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각 스피커 후면엔 간단히 전원 케이블 및 이더넷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고 추가로 USB 입력도 설치되어 있는 이는 펌웨어 업데이트 용도다. 이런 액티브 형태 스피커의 단점이라면 신호를 보내주는 쪽과 받는 쪽 사이의 음원 전송 시간 오차 및 각 채널 간 성능 차이 가능성들이다. 하지만 포메이션 듀오는 5Ghz 대역을 사용하는 메쉬 네트워크를 통해 채널 간 지연시간이 백만분의 1초로 거의 느끼기 힘든 수준이다. 한편 스피커에 랜 케이블을 연결해도 되지만 무선 전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케이블 연결이 귀찮은 사람이라면 각 채널에 전원케이블 하나씩만 연결해 사용해도 그만이다.
청음
피아노, 보컬 등 솔로 악기 및 단출한 구성의 레코딩을 들어보면 단박에 이 스피커가 B&W라는 걸 알 수 있다. 편안한 토널 밸런스 그리고 어느 대역도 과장이나 감쇄 없이 평탄한 재생음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사라 맥라클란의 ‘Angel’을 들어보면 사뿐하고 편안하게 그러나 번지지 않는 피아노 타건이 귀에 반듯하게 날아온다. 이어 사라 맥라클란의 보컬은 마치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정확한 음정으로 재생해준다. 이물감 없이 편안하고 깊게 음악에 몰입하게 만드는 소리다.
이 스피커는 6.5인치 미드 베이스 우퍼를 탑재하고 있다. 이 사이즈에서 예상 가능한 중, 저역 규모와 디테일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할 수 있다. 일단 중역대가 빠지지 않고 고역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모습으로 중립적인 중, 고역 토널 밸런스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흥미로운 건 저역 쪽이다. 예를 들어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처럼 저역 에너지 및 깊이가 꽤 있는 레코딩에선 우퍼 구경을 의심할 정도로 웅장한 저역을 들려준다. 단, 가능하면 스탠드 아래에 스파이크 등 진동 관련 아이솔레이터를 꼭 장착해줄 필요가 있다.
아마도 이런 저역은 B&W 패시브 스피커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약간 생소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B&W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저역을 가지고 있지만 유사한 유닛 구성의 700 시리즈보다 더 높은 펀치력과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인클로저 설계에 있었다. 다름 아닌 밀폐형 설계라는 점이다. B&W의 현역 스피커 중 밀폐형은 처음인데 일반적으로 이런 인클로저 구성엔 뛰어난 드라이브 유닛 성능 외에 내부 설계도 중요한데 확실히 잘 설계된 밀폐형의 저역을 내준다. 이 북셀프가 내주는 저역의 참맛은 도널드 페이건의 ‘Morph the cat’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대편성에서도 북셀프라는 태생적 한계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꽤 커다란 무대를 그려주면서 자신의 성능을 뽐냈다. 예를 들어 에리히 쿤젤 지휘, 신시내티 팝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을 들어보면 웅장한 무대가 전/후로 깊게 펼쳐지며 좌/후로 청취자를 압도한다. 이 정도 사이즈의 북셀프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넓은 다이내믹스 폭도 실체감을 향상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판단된다. 이런 대편성 음악에서도 확실히 밀폐형의 파워풀하고 낮으며 깊은 저역 다이내믹스는 중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못지않았다.
총평
아마도 미래에 많은 제품들이 신호 전송 라인에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는 무선으로 바뀔 가능성은 농후하다. 물론 하이엔드 부문은 제외겠지만 대중들이 근접 가능한 제품 중 스트리밍 음원 재생이 핵심인 부문에선 불 보듯 뻔한 상황이 점쳐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케프, 린, 드비알레 같은 브랜드의 시도는 옳았다. 하지만 B&W를 간과해선 안 되며 이번 시청에서 그 이유를 정확히 깨달았다. 노틸러스 디자이너 모튼 워렌은 800 시리즈를 디자인하면서 황제의 위엄 있는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제 무선 스피커 분야에서 황제가 귀환했다면 과장일까? DLNA/UPnP를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음질적인 측면에서 가격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 스피커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Specifications
Size & weight
Dimensions
Height: 395mm (15.6 in)
Width: 197mm (7.8 in)
Depth: 305mm (12 in)
Net weight : 10.6kg (23.4 lb)
Technical details
Technical features
Apple® AirPlay 2® technology
Spotify® Connect
Roon Ready
Bluetooth In
Digital Signal Processing (DSP)
Digital Amplifier
Dynamic EQ
Description : Wireless High Performance Speaker System
Drive units
1x ø25mm (1 in) Carbon dome high-frequency
1x ø165mm (6.5 in) Continuum cone bass midrange
Frequency response : 25Hz to 33kHz
Amplifier power output : 2 x 125W
Input voltage : 100V – 240V – 50/60Hz
Power consumption : Below 6 Watts (Sleep)*
Connections : Network (RJ45 Ethernet or WiFi), USB(service only)
Bluetooth : Bluetooth® v4.1, Class 2, aptX HD, AAC, SBC
AirPlay 2 compatibility
iPhone, iPad, and iPod touch with iOS 11.4 or later, Apple TV 4K or Apple TV (4th Generation) with tv OS 11.4 or later, Mac or PC with iTunes 12.8 or later.
Finishes : Black,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