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모니터 오디오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2022년, 그러니까 작년 뮌헨 쇼에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플래티넘을 뛰어넘는 플래그십 스피커라고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자인도 상당히 특이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박스형 스피커가 아니라 중앙을 기준으로 양쪽에 기둥이 버티고 있고 아마도 중앙에 둥그런 그릴 안 쪽에 유닛을 탑재된 것처럼 보였다. 이름은 Concept50. 50주년이라서 이렇게 지었다면 작명 실력이 많이 좀 부족해보였다.
그리고 최근 거의 비슷한 디자인의 Hyphn이라는 스피커가 모니터오디오에서 출시되어 국내에 공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알고 보니 Hyphn은 Concept50의 상용화 버전이었다. Concpet50이라는 이름도 그리고 당시 쇼에서 선보인 제품도 일종의 컨셉카 같은 개념의 초기작이었던 것이다. Hyphn이라는 이름도 재치가 돋보였다. 낱말과 낱말을 이어주는 문장 부호 아닌가? 어쩐지 나름 의미가 뚜렷한 작명이다.
일단 이 스피커는 상당히 특이한 디자인이지만 내부를 면밀히 살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우선 트위터는 MPDIII, 미드레인지는 RDTIII로 이미 플래티넘 시리즈 3세대에서 선보인 최신형들. 흥미로운 건 유닛은 동일한데 설계가 완전히 다르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여섯 개의 미드레인지를 원형으로 배치해 일종의 동축 스타일 어레이를 구사한 것. 생각지도 못했던 창의적 발상이다. 여기에 더해 베이스 우퍼는 바로 양 쪽에 우뚝 선 기둥 안에 배치했다.
베이스 우퍼의 개수는 채널당 무려 네 발. 그리고 기둥에 두 발씩 배치해 양쪾 베이스 우퍼가 서로 마주보게 매치한 모습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솜씨다. 그렇다. 바로 비비드오디오 또는 케프의 KC62 같은 서브우퍼에서 본 적이 있다. 다만 서로 마주하는 방향은 반대다. 아무튼 이를 모니터 오디오에선 포스 캔슬링 기법이라고 하는데 진동판을 서로 마주하게 만들어 진동을 감쇄시키는 기법이다. 낮은 저역까지 깊게 그리고 명료하게 하강하면서도 진동은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이 외에 크로스오버의 경우 고역, 중역, 저역 관련 회로를 완전히 분리된 PCB에 설계해 전기적 간섭이나 기계적 진동을 완전히 차단하려 하고 있다. 한편 캐비닛의 경우 아크릴 석재를 사용해 진동에 뛰어난 특성을 활용하는 한편 베이스 주변의 경우 12mm~24mm로 강화해 역시 가장 진동을 많이 만들어내는 저역 진동 제어에 완벽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파수 특성은 18Hz에서 60kHz 광대역에 최대 SPL이 129dB의 몬스터다. 과거 모니터오디오는 충실한 R&D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대비 성능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Hyphn을 출시와 함께 또 다른 미래를 향해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현지 출시 가격은 무려 70,000파운드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