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XHD라는 레이블을 알게 된 것은 아마도 프로프리우스 레이블의 대표작을 고해상도 음원으로 출시할 때였을 것이다. 스웨덴 굴지의 레이블에서 발매된 음반들은 오디오 마니아라면 알법한 고음질 명반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전당포 재즈’로 알려진 ‘Jazz at the pawnshop’이나 ‘Cantate Domino’ 같은 앨범들 말이다. 지금처럼 녹음 프로세싱이 발전한 시절도 아니고 오로지 아날로그 프로세싱으로 그것도 아주 간결한 마이크 세팅으로 녹음한 것들이다.
릴 테잎이나 LP 등 아날로그 포맷이 점차 사라지고 CD, 음원 파일이 그 자리를 대체할 때 아날로그 포맷들은 그저 구식 취급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했다. 하지만 2XHD는 오리지널 마스터 테잎을 고스란히 고해상도 음원으로 복원해냈다.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음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구식이라고 내팽겨쳤던 아날로그 방식 녹음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 2XHD는 이러한 일련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재발매 이후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릴 테입 그리고 LP로 재발매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출시하는 타이틀은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 테잎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것에 한해서였다. 일반적으로 ‘mastered from original master tapes’라고 홍보 문구를 적어놓았지만 사실은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테잎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AD 컨버팅해 추출한 음원을 사용해 커팅한 LP가 많은 요즘 2XHD는 릴 매우 정직하게 AAA 제작 프로세스를 고수해왔다. 실제로 오리지널 마스터로부터 15ips CCIR 테잎에 복사하는 과정을 SNS에 종종 공개하기도 해 신뢰를 준다.
하지만 과연 2XHD가 심혈을 기울여 발매하는 LP의 사운드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전에 소개한 나그라 70주년 기념반 LP 같은 걸 구입해 들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있다. 바로 ‘오디오파일 아날로그 컬렉션’을 드어보면 바로 진짜 아날로그 사운드가 어떤 것인지 체험할 수 있다. 이 컴필레이션은 현재까지 Vol.2까지 출시되었는데 꾸준한 인기에 더불어 최근 다시 프레싱 후 출시했다. 첫 번째는 QRP 프레싱이고 최근 다시 제작한 버전은 캐나다에 위치한 Le Vinylist에서 프레싱을 진행했다.
이미 음원이나 CD로 발매되기도 했지만 수록곡 등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변환을 하지 않고 오리지널 마스터 테잎을 사용해 바로 커팅했기 때문에 릴 테잎과 함께 원본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음악은 무척 다양하다. 핑크 팬더 음악을 시작으로 소니 보이 윌리엄슨 등이 눈에 띈다. 가장 추천할 만한 곡은 두 번째 LP의 사이드 D에 수록된 바흐의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다. 개인적으로 오디오 테스트 용도로도 많이 사용했던 곡으로 내가 들어본 그 어떤 녹음보다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