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파일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스틸리 댄 즈음은 반드시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1970년대 스틸리 댄 뿐만 아니라 후반에 나온 앨범들까지 스틸리 댄은 재즈 록의 신화이며 동시에 음향의 마술사 같은 밴드였다. 스틸리 댄의 주인공 도널드 페이건과 월터 베커는 시작은 무척 재기 넘치고 때론 무모해보일 정도였다. 재즈와 팝, 록 등 여러 장르를 섞어 자신들만의 레시피로 요리해냈는데 사실 이런 시도가 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스틸리 댄은 그들만의 음악과 사운드를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그들의 디스코그래피 중 뺄 앨범이 없을 정도로, 마치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을 손가락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Aja’나 ‘Gaucho’는 음악은 물론 음향 측면에서도 대단한 앨범임이 분명하다. 최근 들어 스틸리 댄의 앨범들이 LP, SACD 등으로 재발매되어 다시 해외에선 여러 포럼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혹시나 해서 ‘Aja’ LP를 구입해 들어보았다. 아날로그 프로덕션에서 고가의 UHQR LP와 SACD도 출시했으나 일단은 아마존에서 일반 LP로 구입했다. 요즘 아마존이 무료 배송이 많아서 좋다.
아무튼 이번 재발매된 ‘Aja’ LP의 설명을 보면 ‘non EQ’ 버전 오리지널 마스터를 사용했다고 한다. 1/4인치 15ips 아날로그 마스터 테잎이고 이를 가지고 직접 버니 그런드먼이 마스터링 했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Aja’ LP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Aja’ 재발매반이 도착했다. 다시 한참 집을 뒤지다가 냉장고 옆에 모아놓은 중고 LP 랙에서 발견했다. 쾌재를 부르며 두 장의 LP를 비교해보기로 했다. 참고로 가지고 있던 LP는 ABC 레코드에서 1977년 발매했던 오리지널이다.
마침 AV 플라자에서 촬영이 있어 그 쪽 시스템에서 비교를 했다. 턴테이블은 린 LP12 50주년, 내장 포노앰프를 사용했고 프리는 CH 프리시전 L10, 파워는 역시 CH 프리시전의 M10 모노블럭 파워를 중, 고역 드라이버에 연결하고 댄 다고스티노 M550 모노블럭 파워를 저역 드라이버에 매칭했다. 스피커는 매지코 플래그십 M9. 내가 듣기엔 재발매 LP가 더 낫게 들렸다. 배경도 조용하고 표면 잡음도 적어 무척 깨끗하게 들렸다. 고역도 선명하고 높은 대역까지 압축된 느낌을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참에 함께 발매된 몇 장의 스틸리 댄 LP를 모조리 구입해보았다. 이런 비교는 항상 재미있다. 이 참에 아날로그 프로덕션에서 출시한 SACD도 구입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