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가장 큰 변화는 음악 듣는 환경이다. 그리 크지 않은 방에서 듣다가 시청실이 생기면서 그동안 꾹꾹 참아왔던 대형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락포트 Atria와 함께 윌슨 Sasha 두 대로 음악을 듣고 그리고 종종 유튜브 촬영에도 이 스피커를 사용했다. 대체로 녹음할 땐 Atria로 했지만 평소엔 Sasha에 라인마그네틱 219ia plus를 엮어서 듣곤 했다. 디지털 쪽은 웨이버사와 반오디오가 책임졌고. 이 외에 락포트엔 오렌더 A1000과 코드 Hugo TT2로 좀 더 오밀조밀하고 입체적인, 현대적인 사운드를 추구했다.
하지만 종종 저역이 약간 성에 안차는 느낌이다. 시청실 사이즈가 있다보니 저역 양감이 부족한 탓이다. 링돌프오디오의 룸퍼펙트 같은 룸 어쿠스틱 보정 프로그램을 돌려보면 나의 청감과 일치한다. 저역에서 dB 감쇄가 빠른 편이다. Sasha 같은 경우는 그나마 괜찮은데 Atria는 부족해서 액티브 서브우퍼를 붙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파워앰프가 모노여서 서브우퍼도 두 대나 필요하다. 그러느니 Atria는 깔끔하게 그냥 이대로 듣고 새로운 스피커를 하나 더 들이는 쪽으로 생각도 해보았다.
최근에 그 소원을 이뤘다. 다름아닌 리바이벌오디오의 아탈란테 5 영입이다. 이 스피커는 무려 12인치 베이스 우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 1년여 전에 이미 이 스피커 테스트를 했었고 당시에 무척 좋게 들어서 언제든 구입하리라 마음먹었었는데 당시엔 시청실이 없었고 집에 놓기엔 공간이 애매했다. 락포트 Atria까지 설치해놓은 터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구입한 게 사실 아탈란테 3였다. 그런데 아탈란테 3가 예상보다 더 선전하면서 꽤 오랜 기간 사용했다.
다시 아탈란테에 불을 지핀 건 아탈란테 3 에보니 마감 때문이었다. 기존 마감도 좋았지만 에보니 마감은 더욱 멋진 자태에 더해 나의 귀엔 더 좋게 들렸다. 더 차분하고 정숙했고 성숙해졌다. 흑백 요리사 안 셰프의 말의 빌리자면 밸런스가 이븐하며 중, 고역의 익힘이 충분하다. 하지만 이미 오래 써온 아탈란테 3로 또 이동하는 건 성에 차지 않았고 결국 아탈란테 5를 주문하고 말았다. 설치과정은 꽤 까다롭다. 포장이 거의 하이엔드 스피커처럼 매우 복잡하고 스탠드가 특히 조립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드릴 등 공구 세트가 없으면 좀 더 오래 걸릴 듯. 다행히 수입사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게 설치해주었다. 확실히 이런 건 전문가가 따로 있다.
참고로 스탠드는 그냥 보기엔 상당히 심플해보이는데 리바이벌오디오가 그리 만만한 브랜드가 아닌 게 스탠드 구조가 특이하다. 스피커와 철제 스탠드 사이에 목재 바를 하나 넣고 진동 저감을 위한 고무 패드를 결합해 스탠드와 스피커를 격리시키는 방식으로 설계해놓았다. 스탠드의 맨 하단 스파이크도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진동 저감 효과가 꽤 좋은 듯한데 아쉽게도 스파이크 슈즈는 없다. 다행히 스파이크 하단이 아주 뾰족하진 않고 둥근 편이라 나 같은 경우는 그냥 카페트 위에 바로 설치했다. 설치해놓고 보니 과연 12인치다. 정말 중후장대한 사이즈로 뒤에 있는 윌슨 Sasha가 왜소하게 보일 정도다. 과연 소리는? 앞으로 이리저리 테스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