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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 – Baker’s 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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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인생은 한 편의 슬픈 영화 같다. 재즈에 대한 열정으로 인생을 재즈에 바쳤지만 그리 순탄치 못한 인생을 살다 갔다. 1929년 태생으로 부모가 모두 악기 연주자였고 그 재능을 물려받은 그는 열 두 살 때부터 트럼펫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공식적인 녹음은 1947년으로 당시 무명의 사보이 레이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 우리가 알고 있는 녹음은 캐피톨 레코드, RCA 빅터 등에서 발매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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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쳇 베이커의 ‘Baker’s Holiday’를 다시 들어보았다. 마침 버브 레코드에서 고맙게도 이 앨범을 LP로 재발매해주었다. 이 앨범을 볼 때마다 커버 아트웍이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멋도 모르고 CD로 구입해서 듣던 생각이 나서 다시 구입했는데 역시 LP로 보는 맛이 좋다. 애초에 초반은 라임라이트라는 레이블로 출시되었는데 이후 판권을 버브가 최종적으로 사들인 듯하다.

아무튼 이 앨범의 제목은 ‘Baker’s Holiday’. 마치 쳇 베이커의 휴일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빌리 홀리데이가 불렀던, 그녀와 관련된 노래들을 담고 있다. 녹음은 1965년으로 아직 녹슬지 않은 쳇 베이커의 플루겔혼, 보컬을 들을 수 있다. 사실 1970년대 이후로 넘어가면 그 이전부터 있어왔던 마약 등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서인지 폐활량도 줄고 연주가 힘이 없어진다. 1960년대 전후를 전성기라고 보는 게 맞을 듯. 물론 후반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겐 그저 안타깝게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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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앨범은 쳇 베이커가 플루겔혼을 연주하고 노래도 부른다. 피아노는 행크 존스가 활약하고 있으며 기타엔 에버렛 바크스데일, 리차드 데이비스가 베이스, 코니 케이가 드럼을 연주했다. 이 외에 리드 등 다양한 악기들이 출몰한다. 하지만 음악은 한없이 나른하고 감성적이다. 나른한 오후에 어울리는 곡들로 가득하다. 음질 또한 최근 버브에서 발매한 앨범들 중 꽤 훌륭한 편에 속하고 양면으로 펼쳐지는 게이트폴트 커버에 흔치 않은 라이너 노트까지 제법 공을 들인 모습이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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