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 중 자사에서 하드웨어 제작 뿐 아니라 음악 관련 사업을 병행하는 곳이 있다. 대표적으로 린이다. 린은 LP12 등 턴테이블은 물론 디지털 부문에서도 한 획을 그어왔다. 과거 이케미 및 겐키 같은 CD 플레이어는 해상력과 음악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델로 유명했다. 그리고 최상단엔 LP12의 대척점에 놓인 CD12가 있었다. 두 플레이어는 LP와 CD 재생음에 대한 레퍼런스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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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린은 가장 진보적인 브랜드 중 하나였다. 2007년 린 레코드 온라인 다운로드 사이트를 오픈하고 고해상도 스튜디오 마스터를 일반 대중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존 CD의 스펙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고해상도 음원의 보급에 가장 먼저 앞장선 곳이 바로 린이었다. 고해상도 음원 재생이 시대를 바꿀거라는 확신을 가진 린은 한편에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 와중인 2009년 CD12 등 CD 플레이어를 단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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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린은 클라이맥스, 어큐레이트 DS 등 다양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내놓으면서 영국에선 메리디안과 함께 가장 선도적으로 하이파이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타이달, 코부즈 등이 새로운 고해상도 음원 재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결국 최근 린은 린 레코드의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대신 고해상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명한 코부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