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린은 LP12의 출시 50주년을 맞이해 특별한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바로 LP12-50이라는 모델이다. 이 모델의 출시는 린의 대표 길라드 티펜브룬과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길라드가 LP12의 50주년을 기념해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했고 예전부터 LP12을 좋아했던 조니 아이브가 이에 하답한 것. 이후 이 기획은 급물살을 탔고 LP12-50의 디자인은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했다. 알다시피 조니 아이브는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애플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중요 모델을 처음 디자인한 인물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 브라운의 디터 람스를 지목한 걸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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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년여가 지난 시점에 린 LP12는 Bedrok 플린스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 플린스는 너도밤나무를 쌓아 만든 적층 구조를 하고 있다. 바로 LP12-50에서 보았던 바로 그 플린스다. 워낙 적은 한정수량만 생산했던 50주년 기념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게 바로 이 플린스였는데 이제 기존 LP12 사용자들도 Bedrok 플린스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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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스는 턴테이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단순히 구동부를 받치고 있는 기구로서가 아니라 턴테이블의 전체적인 음색을 결정한다. 대체로 최신 하이엔드 턴테이블의 경우 금속이나 수지 계열을 사용하지만 목재를 여전히 사용하는 곳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브랜드가 린인데 냉정하거나 차갑지 않고 온기가 느껴지며 소리의 억양이 부드럽게 펼쳐지는 등 LP12 사운드의 핵심 중 하나는 플린스다. 물론 기능 면에서 서브 섀시를 단단히 고정해주고 모터가 장착되며 톤암과 톤암 보드를 플로팅시키는 데 있어 지지대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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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플린스의 변화는 전체 소리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여러 공방, 업체에서 LP12의 플린스를 복제하거나 강성을 높인 버전을 만들어 공급하기도 한다. 이번엔 린이 직접 고강도에 변형이 되지 않는 플린스를 별도로 출시한 것. 린에서는 이번 Bedrok이 격리, 공진 제어 및 전반적인 음악적 표현력 등에서 상당히 많은 진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가격은 £8,750으로 만만치 않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지는 LP12-50을 들어보면 확실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