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린 LP12 정밀 세팅

IMG 4781

최근 집에서 음악은 평일엔 타이달, 주말엔 대체로 LP로 듣는다.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통해서 종종 구입한 LP가 배달되어오면 모아놓았다가 여유가 생기는 주말에 하나하나 턴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중고 LP의 경우엔 속지와 겉지를 교체해주기도 하고 LP에 먼지도 털어주면서 듣고 랙에 꼽는다. 최근 들어선 LP를 넣을 공간이 부족해져서 바우하우스 LP랙 2단짜리 두 개를 구입했다. 우연히 아는 숍에서 중고가 나와 저렴하게 득템(?)했다. 재작년 즈음 시청실을 내면서 천장 정도 덜어낸 거 같은데 또 그만큼 늘어난 듯하다. 끝이 없는 일이다.

IMG 4777

문제는 집에서 사용하던 트랜스로터 턴테이블을 시청실로 옮기고 집에서 간단히 쓸 요량으로 린 LP12를 들이면서부터다. 간단히 쓰려면 레가처럼 세팅이 쉬운 걸 들였어야하는데 덜컥 LP12가 듣고 싶어진 것. 대충 세팅하고 들으려고 했고 몇 달은 그렇게 흘러갔다. 집에서까지 오디오 세팅하고 음질 테스트하면서 예민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직업병이라고 자꾸 불만이 생긴다. 나름대로 세팅한다고 했지만 톤암 균형이나 서스펜션의 텐션 등이 신경 쓰였다. 신품은 아니기에 이젠 좀 세팅을 제대로 다시 해야 할 시기가 온 듯하다.

IMG 4768

내부를 열어 어느 정도 세팅을 하긴 했지만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더 이상 없어보였다. 미루고 미루다가 LP12 세팅 전문인 서초동 에이브이플라자로 보내 점검도 할 겸 세팅을 의뢰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역시 린 본사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전문가는 달랐다. 실제로 국내에서 린 LP12 세팅을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틀리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조차도 사실 간단한 조정 정도만 알지 전체 부속을 모두 해체해 재조립하는 정도까지는 힘들다.

IMG 4769

LP12의 기본은 일단 수평이다. 그런데 세 개의 서스펜션이 플래터와 톤암보드를 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플래터 수평을 맞추면 톤암 보드 수평이 기울어지고,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 일쑤다. 또한 서스펜션이라는 게 일종의 스프링인데 오래 되면 텐션이 줄어 쿠션이 없어진다. 손으로 플래터를 꾹 눌렀다 떼면 사뿐 사뿐 텐션 있고 빠르게 출렁여야 정상이다. 그리고 좌우로 움직이지 말고 상하로만 움직여야한다. 내 턴테이블은 텐션도 줄고 톤암 수평도 정확히 맞지는 않는 상태였다.

IMG 4766 1

작업한 내용을 사진으로 보니 톤암 빼고 모든 내부 부속을 해체한 이후에 각 부품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보정한 이후에 다시 장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서스펜션, 톤암 보드 등 모두 점검을 하고 온전히 재조립했다. 하는 김에 카트리지 세팅도 다시 했다. 이번 점검 이전엔 나조차도 눈치 채지 못했던 조립 실수가 있었던 듯하다. 톤암보드 및 카트리지, 톤암 케이블 등 꽤 여러 가지다. 턴테이블 내부 부품들을 모두 뜯어내고 확인해보지 않는 이상 겉으로 보아서는 발견하기 힘든 부분들이다.

IMG 4771

집에 데리고 와서 다시 음악을 들어보니 이전보다 소리가 훨씬 좋아졌다.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부터 악기들의 정위감 등 몇 배는 업그레이드된 소리다. 나는 지금까지 뭘 듣고 있었던 걸까. 역시 오디오는 이론만으로는 힘들다. 실전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경험이었다. 참고로 여타 턴테이블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LP12는 반조립 상태로 박스에 담겨 있어 딜러가 정확히 조립해서 구매자에게 설치해 줘야한다. 특히 LP12는 보기엔 단순해보이지만 정확하고 섬세한 세팅이 요구된다. 따라서 신품을 구입했어도 어떤 딜러에게 구입했느냐에 따라 세팅 상태가 천차만별일 수 있고 음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 이제 편안하게 음악만 즐길 수 있겠다.

IMG 4774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330M silver thumb

오디오 리서치 Reference 33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