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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하이엔드 사운드의 정점

스텐하임 Alumine 2.5

Livestyle Two.Five Final Hi

유러피언 하이엔드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언어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그리고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그 중 미국의 역사는 의미심장하다. 미국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종주국 중 하나로서 알텍, JBL, 마크 레빈슨을 위시로 수많은 브랜드를 배출해왔다. 이후 윌슨 오디오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이후 여러 메이커들에게 설계의 표본을 제시했다. 현재 매지코, YG 어쿠스틱스, 락포트 테크놀로지스 같은 메이커가 있을 수 있는 토양엔 위와 같은 선배들의 노력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한편 유럽에선 또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하이엔드 오디오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골드문트가 친숙하다. 스위스 하면 다즐, 피에가, 나그라 같은 브랜드들을 떠올리지만 골드문트가 일으킨 바람은 무시할 수 없다. 스위스 외에도 유럽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천국이다. 덴마크는 다인오디오, 그리폰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외에 독일의 부메스터, 이탈리아의 소너스 파베르, 프랑스의 포칼 등이 대표적이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웨덴 등 여러 국가들에서 자국의 특징적인 음악적, 음향적 토양 위에서 미국보다 오히려 개성 강한 사운드를 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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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

여전히 빈티지 오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옛날의 마크 레빈슨이 있었던 마크 레빈슨에 고착되어 있다. 크렐은 댄 다고스티노로 기억되지만 크렐을 떠난 지 오래되었으며 크렐은 그의 부인이 운영하다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났으며 이제 크렐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때론 현재의 소너스 파베르가 그 옛날의 프랑코 세블린이 여전히 이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메스터의 그 옛날 모습을 현재에 떠올리고 프랑스 포칼을 자크 마욜이 이끌던 JM Lab 시절로 추억할지도 모른다. 에비던스, 컨피던스 오리지널을 출시하던 당시의 에렌홀츠가 여전히 다인오디오를 대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폰의 플레밍 라스무센은 또 어떤가? 골드문트의 미셸 레바숑 정도가 여전히 현역에 있는 정도다.

현재 이 모든 메이커들뿐만 아니라 여타 메이커도 세대교체가 되었고 우리가 알고 있던 기라성 같은 전설적 인물들은 회사를 떠나거나 자리를 옮겼다. 프랑코 세블린은 소너스 파베르에서 떠나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다 세상을 떠난 지 오래다. 부메스터의 디히터 부메스터 또한 세상을 떠났으며 포칼을 설립했던 자크 마욜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다. 네임오디오와 합병된 이후 아예 오디오 분야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인오디오의 설립자 에렌홀츠 또한 고어텍스가 다인오디오를 인수한 이후 같은 덴마크의 피크 컨설트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폰의 설립자 플레밍 라스무센은 2018년 공식 은퇴 이후 야콥 고드가드에게 자리를 넘겼다.

장 파스칼 판차드

스텐하임

스텐하임은 이와 같은 파란만장한 하이엔드 오디오 역사에서 파생된, 스위스의 차세대 스피커 메이커다. 그들의 역사를 따져 올라가면 골드문트와 만나게 된다. 설립 멤버 다섯 명 중 무려 세 명이 골드문트 엔지니어였던 것. 2010년 그들은 ‘Swiss Audio Design’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스텐하임(Stenheim)이라느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리고 2011년 스텐하임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alumine 2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이후 스텐하임은 소유주가 바뀌게 되는데 이 때 스위스의 또 다른 하이엔드 메이커가 등장한다. 바로 나그라다. 나그에서 하이파이 디렉터로 일하고 있던 장 파스칼이 스텐하임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게 된다.

Alumine TwoAcoustic Session

장 파스칼은 나그라에 일하면서 음악 공연이나 페스티벌 기획을 했던 인물로서 오디오 엔지니어링은 물론 음악 자체게 조예가 깊었던 인물이다. 그가 몽트뢰에서 여러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를 초청했고 그 자리에서 스텐하임과 마주했고 곧바로 인수 절차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스텐하임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장 파스칼의 스텐하임 인수는 신의 한 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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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ine Two.Five

스텐하임을 새로운 동력을 얻으면서 alumine 2을 필두로 여러 모델을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형성해나갔다. 현재 스텐하임 스피커 라이언은 크게 둘로 나누어 하나는 alumine 라인업이고 상위 라인업으로 reference 라인업이 존재한다. 최근 시청한 모델은 alumune 2.5로서 시기로 볼 때 가장 최신 모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는 alumine의 첫 번째 스피커 alumine 2 이후 alumine 3를 출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할 수 있다. 2와 3의 중간, 그것이 alumine 2.5가 위치한 곳이다.

우선 크기는 높이 약 94cm, 폭 23cm, 깊이 28cm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중형 플로어스탠딩 형태다. 하지만 무게는 약 45kg으로 상당히 묵직한 편이다. 하지만 혼자 토-인을 하기 힘들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일단 표면 마감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로 섬세하고 고급스럽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의 생산지인 스위스 제품은 바로 이런 디테일에서 차별화된다. 색상 또한 다크 그레이, 라이트 그레이, 블랙, 아이보리 등 여러 색상을 옵션으로 제안하고 있는데 이번에 만난 제품은 다크 그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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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드라이브 유닛부터 살펴보자. 트위터는 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 타입이며 미드 베이스 우퍼는 6.5인치 두 개를 사용하고 있다. 2웨이, 3스피커 설계임을 알 수 있다. 스텐하임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들은 말한다. 트위터와 우퍼 모두 최대한 가볍고 동시에 효율이 높은 소재를 택했다고 말이다. 93dB라는 높은 감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트위터 같은 경우 사실 이 정도 가격대의 하이엔드 스피커는 다이아몬드, 베릴륨 같은 소재를 트위터 진동판으로 사용하고 미드, 베이스 우퍼의 경우 카본 등 섬유 소재 또는 세라믹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텐하임은 그런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 트위터의 경우 실크 돔을 사용하며 그들의 말에 의하면 베릴륨보다 완성품 기준으로 효율이 더 좋다고 한다. 또한 실크 돔을 사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퍼의 경우 셀룰로스 펄프를 사용하는데 실크 돔이 가장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포트 같은 경우 후면에 마련해놓고 있는 걸로 보아 저음 반사형 설계임을 알 수 있다. 밀폐형 설계로 얻는 이점도 있지만 잘 설계된 저음 반사형의 편안하고 감도 높은 저역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공칭 임피던스 8옴에 93dB라는 고감도를 이룩해 소출력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 앰프부터 대출력 앰프까지 고루 매칭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Two.Five Final Hi

한편 인클로저에 장착된 드라이브 유닛을 가만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드라이브 유닛이 전면 배플에서 한 쪽으로 치우쳐서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오프셋 배치는 회절과 정재파를 최소화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트위터와 미드 베이스 우퍼의 주파수가 교차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완벽한 위상, 주파수 전환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2웨이 설계애 링크비츠 라일리(Linkwitz-Riley) 필터를 사용한 모습이다. 이 외에도 내부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용량 소자를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문도르프, 주피터, 듀런트 같은 등의 메이커 부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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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머무는 자리

전체적인 설계에서 볼 수 있듯 alumine 2.5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 하이엔드 스피커들과 결이 매우 다르다. 알루미늄 인클로저로 공진을 억제하는 설계라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드 돔 트위터 대신 실크 돔을 채용했고 고강도 카본 같은 섬유 대신 셀룰로스 펄프를 적용한 우퍼 드라이브 유닛을 사용한다. 더불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감도를 감안하면 93dB 감도는 무척 높은 편이다. 높은 SN비를 위해 감도를 희생하지 않고 시그널이 가진 순도 높은 사운드를 꾸밈없이 다이내믹하게 소화하겠다는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 테스트 시스템

  • 네트워크 플레이어 : 소울노트 Z-3 Network Transport
  • DAC : 소울노트 D-3 DA Converter
  • 클럭 제너레이터 : 소울노트 X-3 Clock Generator
  • 프리앰프 : 아큐페이즈 C-2900
  • 파워앰프 : 아큐페이즈 A-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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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밀러 – Water

몇 달 전 필자는 이미 이 모델을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아큐페이즈 앰프와 매칭은 사뭇 다른 소리를 들려주었다. 일단 굉장히 섬세하고 선명한 소리로서 맑고 순수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도미닉 밀러의 ‘Water’를 들어보면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기타의 울림이 상세하게 펼쳐진다.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채용한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라면 차갑고 냉정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강인한 인클로저가 유닛의 비선형적인 울림을 막고 있어 정돈된 편안함 위에서 착색 없이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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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야마가타 – Duet

기본적으로 이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대역 균형감 면에서 중립적인 편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무게 중심이 안정적이다. 따라서 지나친 착색으로 인한 토널 밸런스 왜곡이 포착되지 않았다. 특히 부드러우면서도 매우 섬세한 소리를 내주는 고역에 더해 중역의 따뜻한 온기가 풍부하게 전해온다. 예를 들어 레이첼 야마가타의 ‘Duet’ 같은 곡에서 현장감은 극도로 싱싱하다. 패브릭 돔과 셀루로스 펄프는 따뜻하면서 촉촉한 촉감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외곽을 칼로 오래낸 듯한 음상이 아니라 촛불처럼 일렁이는 모습에서 현장보다 더 듣기 좋고 생생한 사운드 촉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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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밀러 – Jean Pierre

스텐하임에선 밀폐형보다 저음 반사형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수월하고 자연스러운 저역 확장 능력에 있다. 다이내믹스 같은 경우 이런 그들의 대답에 대한 증거다. 매우 커다란 범위의 매크로 다이내믹스보단 작은 구간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인상적이다. 피아노의 파이니시모에서 강력한 포르티시모까지 무척 섬세하다게 표현한다. 확실히 고효율 스피커의 강점은 마커스 밀러의 ‘Jean Pierre’ 같은 곡에서 드러난다. 쥐어짜는 소리가 아니라 술술 편안하게 표현되면서도 강약, 완급 조절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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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타로 – 라흐마니노프 : Piano Concerto No.2

정확한 토널 밸런스, 균형 잡힌 대역 밸런스와 명료한 스테레오 이미지 형성 능력은 대편성 음악에서도 빛을 발한다. 거친 음악들도 때론 섬세하고 미려하게 표현해주는 고급스러운 스피커라고 볼 수 있는데 피아노는 특히 아름답다. 억지로 인공적으로 직조한 소리는 아니지만 말끔하고 예쁘면서 기품이 느껴진다. 말러 교향곡같은 거대한 다이내믹스 표현이 중요한 곡보단 피아노 협주곡이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무척 매력적인 하모니를 펼쳐냈다. 아무래도 중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서 소화할 수 있는 규모는 한정되어 있으나 이 크기에선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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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하이엔드의 정점

alumine 2.5를 수차례 들어보았지만 아큐페이즈와 매칭에서만큼 감동을 받은 적이 었다. 이러한 소리의 특징은 과거 애장기였던 베리티오디오 그리고 지금의 락포트에서 들을 수 있는 것과 교집합이 꽤 있다. 중역이 비고 뼈대만 강조된, 텐션 높고 딱딱한 소리가 아니라 부드러운 주파수 특성과 첨예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로 음향을 넘어 음악적인 감성을 극대화시키는 소리다. 이는 견고한 알루미늄 인클로저로 착색을 줄이고 패브릭 돔과 셀루로스 펄프의 자연스러운 잔향을 살려냈다. 또한 고급 소자를 사용하되 크로스오버는 최대한 간결하게 설계해 신호의 순도를 최대한 보존해낸 결과로 보인다. alumine 2.5는 여느 스위스 제품처럼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다. 하지만 음악을 듣고 있자면 꼭 한 번 쯤은 나의 시청실로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나도 몰래 부풀어 오른다. alumine 2.5는 스위스 하이엔드 사운드의 정점에 선 스피커 중 하나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제품 사양

Passive 2-way floor-standing speaker
2x 16.5cm (6.5”) woofers, 1x 2.6cm (1”) softdome tweeter
Front bass reflex design
Full aluminium construction
Crossover employing high grade, audiophile components
Sensitivity: 93dB SPL, half space
Power handling: 125W RMS, 250W Peak
Minimum recommended power: 10W
Frequency response: 35Hz to 30kHz
Nominal impedance: 8 Ohms
Dimensions: Height 94.5cm (37.2”) x Width 23cm (9”) x Depth 27.5cm (10.8”)
Weight: 45kg (100lbs) each
Available in metallic Light Grey or Dark Grey with black front and rear
Extended Warranty: 5 years (by registration)

제조사 : STENHEIM (스위스)
공식 수입원 : HMG 오디오비주얼(www.hmgav.co.kr)
공식 소비자 가격 : 35,000,000원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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