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플래닛
브리티시 하이파이 브랜드 록산, 40주년을 맞다
영국 하이파이 제조사 록산(Roksan)이 2025년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1985년 런던에서 투판 하셰미(Tufan Hashemi)와 투라즈 모가담(Touraj Moghaddam)에 의해 설립된 록산은 같은 해 런던 오디오 쇼에서 데뷔작 Xerxes 턴테이블을 공개하며 단번에 오디오 씬의 주목을 받았다.
이 첫 제품은 정밀한 엔지니어링과 음악적 순도를 중시하는, 당시의 관습을 거스르는 독창적인 설계 접근을 보여줬다. 기계적·음향적 간섭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제작된 Xerxes는 곧바로 주목을 받으며 턴테이블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록산의 두 창립자: 엔지니어링과 음악성의 만남
록산은 런던대학 출신 두 명의 동문이 함께 세운 회사다. 퀸메리 칼리지의 투판 하셰미와 임페리얼 칼리지 출신의 투라즈 모가담(현 버테르레 Vertere 대표)이다. 엔지니어링 배경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한 두 사람은 기술적 완성도와 동시에 깊이 있는 음악적 경험을 주는 오디오 기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브랜드명 ‘록산(Roksan)’은 페르시아 유산에서 따왔다. 다리우스 왕의 딸 ‘록사나(Roxana)’의 이름을 변형한 것으로, 문화와 정체성, 개성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이 여기서 출발했다.
Xerxes 에서 Caspian 4G까지 이어진 록산의 제품 철학
데뷔작 Xerxes 이후, 록산은 정밀함, 혁신성, 개성을 특징으로 하는 하이파이 기기를 꾸준히 선보여왔다. 턴테이블부터 앰프까지 모든 제품은 음악적 정확성과 높은 제작 품질을 추구한다. 가장 최근작은 2024년에 발표된 ‘Caspian 시리즈 4G’. 내부 설계를 새롭게 다듬고 사용 경험을 향상시켜, 초기 Caspian 모델의 디자인 언어를 이어가면서도 현대적인 기능을 더했다.
Caspian 4G, 영국 생산으로 회귀
2016년부터 모니터 오디오 그룹(Monitor Audio Group)의 일원이 된 록산은 생산 역량과 엔지니어링 전문성에서 큰 투자를 받았다. 그 성과로 Caspian 시리즈 4G는 이제 에식스에 위치한 모니터 오디오 본사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된다. 모니터 오디오 그룹 CEO 롭 바포드(Rob Barford)는 이렇게 말한다.“브랜드의 토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록산을 특별하게 만든 본질은 그대로 지켜냈다.” 영국 내 생산 회귀는 품질 관리와 장인 정신에 대한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준다.
40주년을 기념하는 필름과 출판물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록산은 브랜드의 변천사를 담은 특별 브로슈어와 단편 기념 영화를 제작했다. 브로슈어는 Xerxes 시절부터 최신 디지털 친화 제품군까지 록산의 진화를 조망한다. 기념 영화는 회사 내부 인물들의 목소리를 담아, 록산 사운드를 만들어온 사람·과정·철학을 소개한다.
사람과 열정, 그리고 정밀함
록산의 정체성은 언제나 사람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테스트 매니저 조 델러(Joe Deller)는 이렇게 말한다. “하이파이는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다. 무엇이 옳게 들리고, 무엇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가의 문제다. 록산에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오랜 전통을 이어왔다.” 이처럼 장인 정신과 직접적인 참여 문화는 지금도 록산의 제품 설계와 개발을 이끄는 핵심이다.
록산 하이파이의 미래
40년의 혁신을 돌아보면서도, 록산의 시선은 여전히 미래를 향해 있다. 스트리밍 기술과 스마트 연결성, 아날로그 시스템의 정밀화 등 다양한 계획이 진행 중이다. 모든 방향은 엔지니어링의 탁월함과 진정한 음악적 경험을 추구하는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두 명의 엔지니어, 한 대의 턴테이블, 그리고 “음악은 본래의 소리 그대로 재생되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록산의 여정은 이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