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라트비아 출신의 하프시코드 연주자 타티아나 보로비오바(Tatjana Vorobjova)가 프랑스 콜마르 운터린덴 박물관의 1624년산 콜마르-루커스(Colmar-Ruckers) 하프시코드를 연주하여 녹음한 앨범이다. 이처럼 하나의 악기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레코딩을 가끔 마주하면 시대의 기술이 극복할 수 없는 경지의 경외감이 들곤 한다. 이번 앨범에 사용한 콜마르-루커스 하프시코드는 제작 당시부터 지금까지 명기로 꼽히면서 시대의 요구에 따라 약간씩 조정을 거쳐 전해지고 있다.
이 앨범은 장-앙리 당글베르(Jean-Henri d’Anglebert), 디트리히 북스테후데(Dieterich Buxtehude), 요한 야콥 프로베르거(Johann Jacob Froberger), 프랑수아 쿠프랭(François Couperin),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작품을 수록했다. 주로 17세기부터 18세기에 걸친 하프시코드 음악을 탐닉해볼 수 있는 앨범이다.
프로그램은 프로베르거의 G단조 스위트 XVIII, 당글베르의 G단조 스위트 2번, 쿠프랭의 Les ombres errantes와 8개의 프렐류드, 북스테후데의 스위트 BuxWV 235, 바흐의 토카타 BWV 914 등으로 구성되어, 이탈리아, 프랑스, 북독일 전통의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을 보여준다. 보로비오바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 악기를 활용해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표현력으로 각 작곡가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의 연주는 악기의 다채로운 음색과 바로크 음악의 서정적이며 시적인 면모를 강조해 표현하고 있다. 400년 된 콜마르-루커스의 독특한 음향을 통해 음악적 여정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이 앨범은 바로크 음악 애호가들에게 하프시코드의 매력과 역사적 깊이를 느끼게 하는 귀중한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오디오파일 관점: 음질과 녹음
MDG(Musikproduktion Dabringhaus und Grimm)는 고음질 녹음으로 오디오파일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다. 이 앨범은 SACD(Super Audio CD) 포맷으로 발매되었으며, MDG의 시그니처인 2+2+2 녹음 기술을 사용해 하프시코드의 섬세한 음색과 공간감을 정교하게 포착한다. 콜마르-루커스 하프시코드는 1624년에 제작된 역사적 악기로, 전문적인 복원을 통해 강건한 사운드보드와 풍부한 음색을 자랑한다.
이 악기의 “놀라울 정도로 다채로운 음역과 풍부한 표현 가능성”은 보로비오바의 연주와 MDG의 녹음 기술로 극대화된다. 하프시코드의 맑고 경쾌한 음색, 현의 울림, 페달 메커니즘의 미세한 소음은 고해상도 녹음을 통해 생생히 재현되며, 특히 쿠프랭의 프렐류드와 같은 섬세한 곡에서 악기의 반짝이는 음색이 두드러진다. 녹음은 잔향이 적절히 조절되어악기의 자연스러운 울림을 강화하면서도 음의 선명도를 유지하고 있다.
마스터링은 MDG의 창립자 베르너 다브링하우스(Werner Dabringhaus)와 레이너 헤벨레(Reiner Hebele) 같은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압축을 최소화하여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보존하며, 하프시코드의 부드러운 피아니시모와 강렬한 포르테를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고해상도 포맷은 현의 진동, 키의 타격음, 악기의 미세한 뉘앙스를 포착하여 오디오파일이 원하는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사운드스테이지는 친밀하면서도 입체적이며, 하프시코드의 음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주파수 대역은 거슬리는 소음 없이 깨끗하고, 저주파수 대역은 악기의 공명음을 과장 없이 풍부하게 재현한다. 이 앨범은 고급 오디오 시스템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며, 콜마르-루커스의 독특한 음색을 생생히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