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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랙도 오디오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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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를 세팅하다보면 평소엔 그냥 관심 없이 지나치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번들 전원 케이블을 보다가 더 좋은 걸 사용하고 싶어지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약과다. 조금 더 병세가 깊어지면 책장을 보고 LP를 넣으면 좋겠다고 상상을 하곤 한다. 실제로 나는 청음실에 LP를 보관하기 위해 책장을 샀다. 특히 가구는 무척 오디오와 밀접해서 멋진 가구가 눈에 들어오면 오디오를 얹어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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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디오랙도 가구 중 하나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구의 역할과 오디오랙의 역할은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오디오라는 기기의 일반적인 사이즈를 감안해 만들어져 있어 자유롭게 기기를 수납 가능해야한다. 또한 턴테이블 같은 경우는 수평이 중요하므로 수평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정이 간편하면 가장 좋다. 제품을 얹는 보드의 강성도 중요한 요건이 된다. 오디오 기기의 종종 수십 KG을 넘나드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휘지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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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옥 ASR II 오디오 보드 내부 구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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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디오랙은 일반적인 가구와 디자인이 많이 다르며 설계 자체가 다르다. 물론 비싼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오디오랙에 따라서 소리가 상당히 많이 바뀐다. 얼마 전에 소개한 아이소 어쿠스틱스 같은 액세서리와 마찬가지로 진동에 관해 성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정말 여러 오디오랙을 사용해온 것 같다. 인케이아트, 가우아트랙, 바우하우스, 해송 등등. 더 나가아 쿼드라스파이어 같은 랙을 사용하면서 랙의 중요성을 새삼 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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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까지 쓰던 오디오랙은 쿼드라스파이어다. 집에서 사용하다가 시청실로 가져가 약 2년 넘게 사용해온 듯하다. 사용하면서 만족감도 높았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꽤 오래 썼다. 특별한 불만은 없었는데, 최근 시스템에 변화를 좀 주고 싶어서 기웃거리던 중에 타옥 ASR II 오디오랙을 들이게 되었다. 사실 기기가 좀 더 많아지면서 수납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던찰나였다. 3단 두 개를 구입해 설치하고 나니 한결 보기도 좋고 공간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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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옥은 피니트 엘리먼트와 함께 가장 가지고 싶었던 랙이다. 중간에 하이파이스테이도 생각해보았지만 너무 비싸졌고 AOA에서 만들었던 핫도그랙은 초반에 고민하다가 놓쳐버렸다. 이젠 구할 수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타옥은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당시 오디오랙 시장에선 꽤 고가였다. 하지만 이후 아르테사니아, 스틸포인트 등 고가 랙이 많이 나오면서 타옥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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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성능은 너무 만족스럽다. 주철과 알루미늄을 섞어서 사용하며 특히 보드는 상당히 복잡한 소재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런 설계와 소재 덕분에 웬만한 기기들은 모두 올릴 수 있다. 수평 조절 기능도 간편해서 좋다. 보드 하단의 네 모서리에 박힌 육각 나사를 돌리면 보드가 올라왔다 내려갔다 한다. 일단 트랜스로터 ZET-3MKII를 올려놓았는데 마치 자로 잰 듯 딱 맞게 올라간다. 이 외에 사운드 면에서도 상당히 조용하고 정갈한 느낌이다. 에너지를 저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방출하는 특성이 돋보인다. 앞으로 몇 년간은 오디오랙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3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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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 LP에 대한 진심어린 오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