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하이파이 앰프에 적용되는 볼륨의 종류와 그 설계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각 볼륨 설계마다 사용하는 소자도 다르고 설계도 꽤 많은 부분 다른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어떤 것이 최고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대체로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채용한 볼륨 설계 기술이 더 좋은 음질을 보장한다. 그렇다면 볼륨 설계에 따른 음질 관련 성능은 어떨까. 음질적이 부분과 연계해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전통적인 맛과 질감 – 포텐셔미터와 스텝드 어테뉴에이터

매킨토시 MA6900
아날로그 오디오의 고전적인 접근법이다. 고급 포텐셔미터, 대표적으로 ALPS RK27 ‘Blue Velvet’ 시리즈는 따뜻하고 풍부한 톤과 아날로그 특유의 질감을 선사해 많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네임, 사이러스, 캠브리지, 그리고 과거 매킨토시 등 대중적인 제품군에서 가장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볼륨이다.

맨리 Neo-Classic 300B RC
스텝드 어테뉴에이터는 고정 저항 배열과 스위치를 결합한 방식으로, 일반 포텐셔미터보다 채널 밸런스와 노이즈 특성이 우수하면서도 전통적인 아날로그 사운드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한다. 장기 사용 시 마모나 좌우 채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빈티지 사운드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강력한 선택으로 남아 있다.
현대적 정밀도와 하이엔드 성능 – 릴레이 기반과 전자식 IC

비투스 RL-102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의 주류라 할 수 있다. 릴레이 방식은 고정밀 저항(Vishay naked foil 등)을 릴레이로 정밀 스위칭해 채널 매칭 오차를 0.1dB 이내로 억제하고, 왜곡과 노이즈를 극도로 낮춘다. Goldpoint, Khozmo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며, Vitus, Gryphon, Pass Labs나 Constellation Audio 같은 최상급 프리앰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투명하고 정확한 사운드로 현대 하이엔드의 기준을 제시한다.

아큐페이즈 C-3900S
전자식 IC(PGA2310, CS3310 등)는 디지털 제어로 뛰어난 정밀도를 제공한다. 아날로그 방식 대비 IC 방식은 오차가 거의 없어 극도로 낮은 볼륨에서도 좌우 밸런스가 정확한 편. 게다가 매우 세밀한 계단식 볼륨 조절도 가능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사운드가 다소 차갑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다.
순수한 신호 전송의 극치 – TVC와 광학식

뮤직 퍼스트 오디오 Classic V2
패시브 볼륨 컨트롤의 정점으로 꼽히는 두 방식이다. TVC(Transformer Volume Control)는 트랜스포머를 통해 신호를 전자기적으로 감쇠하므로 신호 경로에 저항이 개입하지 않아 왜곡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투명도, 다이내믹 레인지, 저역의 재생력이 탁월하며, 노이즈 내성과 임피던스 매칭도 뛰어나다. Stevens & Billington, Silk, Prometheus 등의 제품이 이 분야의 대표 주자다. 가격과 부피가 크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순수함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으로 통한다.

다즐 NHB-18NS
광학식(LDR: Light Dependent Resistor)은 빛의 세기로 저항을 제어해 기계적 접점이 전혀 없는 구조를 가진다. darTZeel 제품이 대표적이며, 극히 자연스럽고 투명한 사운드로 극찬을 받는다. 다만 온도 의존성이나 장기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다.
편의성과 소스 기기 통합 – 디지털 볼륨 컨트롤

코드 일렉트로닉스 DAVE
현대 올인원 앰프와 스트리밍 시대의 산물이다. DAC 내장 앰프나 스트리머(WiiM Amp 등)에서 DSP를 활용해 볼륨을 조절하며, 스마트폰 앱이나 리모컨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소스 기기와 파워앰프를 직결하거나 통합 구성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비트 손실을 최소화하면 음질도 상당히 만족스럽지만 중, 저가에선 낮은 볼륨에서 해상도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 한편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감성적인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