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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허달림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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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들이 서로 대화하는 듯 앉아 있고 어느 그림에선 어린 아이가 펭귄과 껴안고 있다. 다양한 인종이 등장하며 생명체들이 조화를 이루며 어울리는 그림들. 추상과 반추상을 오가는 이 그림들 속엔 삶과 희망 판타지 등 다양한 정서들이 녹아있다. 바로 작가 윤정원의 작품들이다. 생명과 인종 때론 바비인형 등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그림에선 바로 예술의 기능을 생각하게 만든다. 언어, 인종, 생명체들 그리고 그것에 종종 자아를 투영하기도 하며 그들이 우리 안으로 들락날락하기도 한다. 예술 그리고 음악은 그렇게 우리가 사는 세계의 경계를 허문다.

강허달림의 3집 ‘Love’는 그녀의 이전까지의 음악이 가진 경계를 뛰어넘은 듯한 느낌이다. 처음 강허달림의 음악을 접한 건 ‘기다림, 설레임’ 같은 곡 혹은 고 채수영과 함께 한 ‘춤이라도 춰볼까’, 그리고 엄인호가 참여한 ‘하늘과 바다’ 같은 곡들이었다. 모두 1집에 수록된 곡들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정체성은 ‘신촌 블루스’의 보컬이었다는 경계를 완전히 이탈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이후 ‘넌 나의 바다’ 그리고 ‘Beyond the blues’에서 그녀는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을 그녀만의 블루스 창법으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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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윤정원의 작품을 커버 아트웍으로 담아 발매한 3집에선 드디어 ‘Beyond the blues’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마주하게 된다. 여전히 그녀의 애절한 보컬 음색과 창법은 고수하고 있지만, 곡에 담아내는 정서는 사뭇 더욱 성숙해졌다. ‘괜찮아요 블루스’는 뚜렷하게 블루스 리듬을 피로하며 괜찮다고 이야기하면서 앨범을 포문을 연다. 한편 이어지는 재즈, 포크 등 다양한 음악이 혼합되어 이젠 반드시 블루스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역설하는 듯하다.

세션 진의 연주도 짚어볼 만하다. 키보드의 길은경, 베이스에 서영도, 기타에 한현창 그리고 최세진의 드럼이 탄탄한 연주로 기반을 다신다. 그리고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등 관악 세션에 더해 일부 곡에선 현악 세션까지 더해지면서 모든 곡에서 풍부한 감성을 표출해낸다. 그리고 확실히 이런 어쿠스틱 악기 위주의 녹음은 엘피라는 포맷과 잘 어울린다. 독일 SST 래커 커팅 후 역시 독일의 팔라스에서 제작했는데 음질은 물론 엘피 완성도가 무척 좋다. 게다가 가사집과 충실한 해설지 등 꼼꼼한 만듦새도 마음에 든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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