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턴테이블 메이커라면 단연 프로젝트 오디오를 꼽을 수 있다. 필자 또한 어린 시절 처음 접했던 턴테이블이 인켈 반자동 턴테이블이었고 이후 그래도 쓸만한 턴테이블을 찾다가 구입한 것 중 하나가 프로젝트 오디오의 엔트리급 턴테이블이었다. 당시 레가와 프로젝트 오디오는 낮은 가격대 모델도 좋은 음질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이후 프로젝트 오디오는 꽤 고가의 턴테이블까지 라인업을 확장해오고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모델 중 하나라면 VPO 175라는 턴테이블이다. 이전까지의 모델명과 달라 생소했는데 이는 자국의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탄생 175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었다. 번뜩이는 황금색을 자랑했던 이 턴테이블은 출시 당시 아날로그 애호가의 가슴을 설레게 했으며 한정판으로만 출시된 관계로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유사한 디자인의 턴테이블이 출시되었고 최근엔 오토폰에서도 비슷한 디자인으로 오토폰 100주년 기념 턴테이블 Century를 출시한 바 있다.
최근 프로젝트 오디오가 출시한 The Classic Reference 턴테이블을 보니 VPO 175가 떠오르는데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 턴테이블은 프로젝트 오디오의 모든 아날로그 관련 기술과 미적 디자인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모델로 보인다. 알고 보니 그들 또한 Classic EVO를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모델 혹은 VPO 175의 향상된 버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모델은 대량 생산되지 않으며 특별 주문만으로 생산하고 검은색과 크롬 또는 황동 및 아카시아 우드 마감 중 선택할 수 있다.
톤암은 EVO 9 AS HG 톤암으로 알루미늄 짐벌에 고정밀 ABEC 7 베어링을 사용해 작동한다. S 모양으로 제작된 톤암 튜브는 헤드셸과 분리 가능하므로 카트리지 장착, 분리가 수월한 편이다. 한편 플래터는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제작되고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TPE로 댐핑되어 있어 공진을 제거해준다. 역시 전용 레코드 클램프와 가죽 매트를 제공한다. 모터는 AC 모터를 사용하며 내부 서브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방식. 한편 RCA 출력은 물론 XLR 출력도 지원하므로 XLR 입력을 받는 포노앰프 사용자에겐 매력적일 수 있다. 가격은 5,999달러에서 6,999달러 선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