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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의 실마리를 풀다

리바이벌 Atalante 5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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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대출력 클래스 AB 앰프와 함께

어떤 스피커든 마찬가지지만 Atalante 5를 처음 들이고 한시간 동안 이런 저런 음악을 한동안 계속해서 들어보았다. 평소 오디오를 테스트할 때 듣는 필청 트랙들이다. 최근 레퍼런스가 된 제프 카스텔루치부터 시작해 아비샤이 코헨 등에 이어 앨리스 사라 오트의 피아노 연주 등을 들었다. 나중엔 저역 테스트에 들어갔다. 오랜 저역 테스트 곡 짐 켈트너의 연주부터 시작해 나중엔 차이코프스키 1812 서곡이나 바흐의 곡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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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에 Atalante 5를 리뷰하면서 느꼈던 것과 공통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부분들도 있었다. 이건 항상 느끼는 건데 오랜 시간동안 여러 매칭을 시도해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약간의 간극은 존재한다. 일단 전반적으로 트위터의 해상도는 매우 수준급이라는 것, 그리고 저역은 확실히 12인치라는 물리적 사이즈에 걸맞게 낮은 저역 쪽에서 한 방이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육중한 무게감으로 승부하는 ATC 같은 스피커를 연상시키지만 직접 들어보면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되레 다인오디오나 포칼 등을 섞어놓은 듯한 인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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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청실에 놀러온 지인들과 함께 윌슨 오디오의 Sasha로 음악을 듣다가 Atalante 5로 음악을 틀어주니 다들 놀란다. 전체적으로 중, 고역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며 긴장감이 덜해 무척 편안하다. 다시 Sasha로 돌아가면 적막 속에서 순간적으로 섬광이 이는 것처럼 음표들이 반짝이면서 컨트라스트가 부각되니 짜릿하다. 쾌감은 윌슨이지만 편안하고 여유 있는 사운드는 Atalante 5였다.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무척 인상적인 사운드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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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Atalante 5를 시청실에 들이고 매칭한 컴포넌트는 일단 앰프의 경우 심오디오 Moon 641 인티앰프였다. 8옴 기준 채널당 125와트 출력이며 전통의 심오디오답게 4옴에선 정확히 두 배인 250와트 출력을 자랑한다. 한 동안 대여 받아 사용했는데 이 당시 Atalante 5의 소리는 매우 정직한 모니터 타입 같은 소리를 냈다. 특히 저역은 함께 사용 중인 윌슨이나 락포트보다 더 깊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었다. 무게 표현이나 타이트한 밀도감은 약간 떨어지지만 소파에 앉아 듣다보면 웅장한 팀파니와 드럼의 타격감이 말 그대로 발밑으로 전해져 놀라웠다. 역시 사이즈를 속일 순 없다. 참고로 소스 기기는 웨이버사 Wcore를 룬 서버로 사용하고 Wstreamer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했으며 DAC는 반오디오 Firebird MK3 Final Evolution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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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 의외의 매칭

나는 다른 컴포넌트도 마찬가지지만 스피커의 능력치는 꽤 길게 보고 가는 편이다. 처음 들었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소리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후 꾸준히 여러 매칭을 통해 보정해서 나만의 소리를 만들어보려 노력한다. 한편 처음부터 정말 마음에 드는 스피커라고 해서 그 인상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이후에 다른 매칭에서나 다른 공간에선 전혀 말도 안되는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에 시청실을 내고 나선 집에 있는 기기를 시청실로 내보냈다가 어떤 기기는 다시 집으로 가져와서 들어보기도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보곤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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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lante 5 같은 경우 심오디오로 매칭했을 땐 여러 부문에서 모두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는 모범생 같은 스피커였다. 하지만 최초로 이 스피커를 들었을 때의 그 느낌을 찾긴 힘들었다. 부드러우면서 동시에 해상도는 좋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소리 말이다. 중역대의 꽉 찬 느낌과 동시에 말랑말랑한 촉감은 미드레인지의 그 모양과도 닮았었다. 처음부터 농익은 소리가 나와서 상당히 좋아했던 스피커로 각인되었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좀처럼 나지 않았다. 이전에 처음 들었을 때는 동료 평론가 김편님의 시스템에서였는데 그 때 그 소리는 패스랩스 프리와 일렉트로콤파니에 파워앰프를 매칭했을 때만 났던 소리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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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최근 들어 그리 큰 기대 없이 시청실에 있는 드비알레 익스퍼트 250을 매칭해보았다. 심오디오를 반납했기 때문에 들을만한 앰프가 드비알레 뿐이기도 했다. 이미 라인 마그네틱 845 앰프는 윌슨이 독차지하고 있는 상태였기도 하다. 드비알레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인태앰프가 한 몸체에 모두 합체된, 이른바 네트워크 스트리밍 앰프다. DLNA/UPnP에 대응하며 ROON을 지원한다. 이 외에 USB 입력 등 다양한 입력단도 지원해 편의성 측면에선 최고다. 실제 성능에서도 채널당 250와트 대출력이라서 스피커 대응 폭이 넓다. 여기에 SAM 같은 스피커 최적화 기능까지 더하면 정말 만능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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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비알레가 옳았다.

문제는 음질이다. Atalante 5가 드비알레와 매칭에서 그 전에 들었던 소리와 전혀 다른 소리를 얻을 수 있었다. Atalante 5는 3도 그렇지만 앞단에 매칭한 소스 기기와 앰프의 소리 경향을 정말 솔직하게 드러낸다. 다인, 포칼 같은 스피커들은 특유의 스피커 사운드 캐릭터가 강해 전단에 어떤 매칭을 하든 자신만의 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는데 Atalante 5는 그런 면에서 달랐다. 이럴 땐 마치 속은 듯한 기분이 들어 화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한 편으론 실소가 나오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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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Atalante 5와 드비알레 익스퍼트 250과 매칭은 전반적으로 대역 밸런스가 훌륭하면서도 예상 외로 음색 적인 매력이 충분히 살아났다. Atalante 5가 잘못 매칭되면 통통거리며 밝고 해맑은 소리는 좋지만 약간 마르고 얇은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밀도감이 좋고 빠른 반응 속도에 더해 전체적으로 진한 소리를 만들어준 것은 드비알레의 공이 아닐까 짐작한다. 드비알레가 ADH라고 해서 클래스 A와 클래스 D 증폭의 강점을 섞은 앰프이기도 하고 디자인 면에서 얇고 엷으며 차가운 소리를 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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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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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멜다 메이 – Call me

전반적으로 대역 밸런스는 대단히 안정적이며 저역 쪽으로 힘이 실려 있다. 그렇다고 중고역이 흐릿하거나 왜소한 건 절대 아니다. 이런 부분들이 ATC 등 영국의 전통적인 스피커들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들이다. 특히 중역대는 손으로 만져질 듯 싱싱하며 부들부들한 물리적 촉감이 잘 느껴진다. 따라서 중역을 오가는 악기나 목소리가 고체가 아닌 액체처럼 점도가 느껴진다. 대역 이음매가 매끄러우면서 동시에 풋풋한 사운드가 귓가를 울린다.

fausto mesolella live ad alcatraz

파우스토 메소렐라 – Sonatina Improvvisata D’inizio Estate

고역은 중역대의 든든한 밑바탕 위에서 안정적으로 피어오른다. 허전한 중역대 위에선 아무리 빼어난 고약도 때로 피곤하고 날 서게 들리며 무엇보다 왜소하고 날선 느낌을 주지만 아탈란테 5는 되레 달콤한 느낌이다. 소리의 입자가 무척 곱고 자연스럽게 뻗어나간다. 그러나 그 결이 너무 단단하다 못해 딱딱해지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아 다행이다. 유연하고 찰진 사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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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트 펑크 – Get lucky

녹음에 따른 다이내믹스 표현은 매우 일정하고 균질하다. 따라서 어떤 녹음에서도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다이내믹 컨트라스트 안에서 안정적인 사운드 레벨을 유지한다. 바닥을 쿵 찍는 무시무시한 밀도감을 표출하진 않는다. 그러나 적당히 풍부하고 깊으며 무엇보다 유연한 저역이다. 적당한 양감과 밀도, 그리고 무엇보다 밝고 화사한 음색을 통해 해맑은 음영 표현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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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넬슨스/BSO – Suite From Hamlet : 4. The Hunt

이 스피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12인치 우퍼 때문이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할 것이 하이엔드 스피커처럼 타이트하고 강력한 맛고 아니며 ATC 혹은 BBC 계열의 진한 맛을 가진 저역은 아니다. 반대로 편안하게 풍성한 물리적 촉감을 표현한다. 어둡고 육중한 저역이 아닌 제법 빠르고 상쾌한 저역으로 때때로 12인치 대구경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 넘치는 저역 스케일을 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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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흥미로운 건 이 매칭에서 제법 마음에 드는 소리를 얻었는데 생각해보니 둘 다 프랑스 브랜드다. 단지 우연의 일치인걸까? 전 세계 오디오는 점점 더 자국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여전히 자국의 전통적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도 분명 있다. 독립적인 인디펜던트 브랜드로서 입지가 굳건하며 소규모로 운영되는 메이커들이다. 하지만 자본이 잠식해나가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덩치가 커지면 그 반대급부로 브랜드의 사운드 캐릭터는 옅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리바이벌 오디오는 확실히 프랑스 브랜드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스피커의 생김새, 특히 비율을 보고 브리티시 사운드를 연상하면 곤란하다. 되레 밝고 해맑으며 약간은 수다스러운 분위기의 프렌치 사운드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특히 드비알레와 매칭은 무척 뛰어난데 다음엔 나의 메인 시스템에 매칭해 들어봐야겠다. 문제는 스피커 케이블 길이가 짧다. 요즘 가장 마음에 드는 케이블은 네오복스 Casta Diva인데 가격이 문제다. 아무튼 최근 매칭 경험에 의하면 Atalante 3와 마찬가지로 힘도 힘이지만 따뜻하고 유연하며 음색적인 부분에서 강점이 도드라지는 앰프들과 좋은 매칭을 보인다는 것만은 확실해졌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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