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락포트 스피커 라인업부터 정리해보면 기존의 락포트와 차이점이 보인다. 우선 과거 우리가 기억하는 락포트는 Mira, Mira Grand, Altair 같은 스피커들이다. 이 당시엔 우퍼의 경우 덴마크 오디오 테크놀로지가 모터 시스템을 설계, 제작하고 락포트의 앤디 페이어 주도 하에 진동판을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유닛을 만들었다. 모두 단종 이후 새로운 라인업은 Atria, Avior, Cygnus, Lyra 등이며 최근에 Orion이 추가되었는데 미드 베이스, 베이스 우퍼의 설계 자체를 모두 락포트에서 맡았다.
그래서 현역 라인업의 락포트 스피커들은 이전 세대와 트위터 뿐만 아니라 베이스 우퍼에 따른 저역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우선 락포트 Atria를 처음 나의 공간에 들여놓고 놀랐던 부분이 바로 저역이다. 단순히 스펙만 보면 9인치 구경에 로하셀과 카본 섬유를 샌드위치 방식으로 눌러 압착시킨 진동판을 사용한다. 가벼운 무게에 강력한 강도 등 스피커 유닛으로서는 현존 가장 이상적인 진동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저역 한계는 28Hz로 상위 모델에 비해 확장 능력이 떨어지지만 실제 들어보면 그 대역의 표현력이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와 상당히 다르다. 일단 스펙에 과장이 없어 보이는데 실제 초저역 정보가 담긴 음원을 재생할 때 깜짝 놀랄 만큼 낮은 저역이 재생되는 것은 물론 그 에너지가 강력하게 전해온다. 동일한 저역까지 내려가도 얇거나 넓게 퍼져나가는 저역이 있는 반면 Atria는 깊고 웅장하며 핵이 뚜렷한 저역이다. 따라서 같은 저역이라도 무척 권위감 있게 느껴진다.
Atria와 Avoir의 가장 큰 차이라면 동일한 사이즈의 우퍼를 하나 차이다. 이 때문에 인클로저의 경우도 깊이에 따른 용적 차이가 생긴다. 사실 9인치 단발 우퍼지만 그 구경 때문에 약간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현재 약간의 부밍 외엔 그리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물론 파워앰프가 구형이긴 해도 한 때 레퍼런스 급 하이엔드 앰프 코드 SPM 1400E 모노블럭 파워앰프이기 때문이다. 8옴 기준 480와트, 4옴 기준 800와트며 출력 임피던스도 매우 낮아 저역 드라이빙 능력도 좋고 저역을 타이트하게 당겨 잡아주는 스타일이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Atria의 저역에 힘과 권위감을 해상력과 맞바꾸지 않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벌써 들인지가 보름 정도는 지난 듯한데 새로운 스피커로 듣는 음악들이 모두 새롭게 들린다. 기존에 베리티 오디오를 너무 장시간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한 방에 해결된 느낌이랄까. 락포트의 저역은 묵직한 펀치력에서 오는 쾌감과 권위 그리고 상위 대역을 해치지 않는다는 면에서 일단 합격이다. 하지만 얕고 얄팍한 저역이 아니라 포만감이 충분히 살아 있는 사운드라서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 공간에선 높은 저역 구간에서 약간의 부밍이 생기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기존에도 몇몇 스피커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던 증상. 치웠던 저역 흡음재를 다시 세팅해야할 것 같다. 위치는 스피커 후방의 모서리 쪽으로 현재 사용 중인 어쿠스틱레인지 로사만으로는 힘들고 저역 전용 베이스트랩이 간절하다. 그만큼 락포트의 저역 에너지는 상당하다. 아래 사진은 락포트 Avior를 사용하는 해외 사용자의 시스템 사진인데 왜 이런 기함급 앰프를 사용하는지 알 듯하다. 물론 Atria는 Avoir에 비하면 저역 제어는 훨씬 더 수월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