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인(人)’이라고 발화하는 순간 뭔가 새로운 인종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그럴만도 할 것이 음악 좋아하고 오디오까지 좋아하는 사람들은 중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한창 오디오에 미쳐 있으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오디오와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 상상력을 폭발은 뇌 기능 향상에 좋지만 때론 생활이 피폐해지며 주변 사람들과 불화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항상 자중자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 자중자애 (自重自愛). ‘말이나 행동, 몸가짐 따위를 삼가 신중하게 함’을 뜻한다. 그 중 몸가짐도 중요한데 방구석에서 음악을 듣는 일이 많은 오디오인들은 항상 어딘가에 몸가짐을 삼가 신중하게 앉아있어야 함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좋은 의자가 간절했다. 나 같은 경우 한 때 리클라이너 바꿈질에 빠진 적도 있었을 정도니까. 시중에 괜찮다는 리클라이너를 몇 종 구입해 사용하다가 처분하기를 반복했다.
리클라이너를 선택한 건 일단 몸의 건강 그리고 편안함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편안함이 꼭 음악 감상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너무 푹신하게 몸을 빨아들이는 제품은 사용자를 쉽게 잠들게 한다. 더 심각한 경우는 귀를 가려 음질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디락 라이브도 소용없는 것이다. 최근까지 사용한 건 스칸덱스. 약 10년 전에 구입해서 지끔까지 썼는데 그나마 음악 듣기 괜찮았던 모델이다.
최근에 이 리클라이너의 가죽이 해지고 닳아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새로운 리클라이너 하나를 들였다. 다름아닌 스트레스리스 Mayfair.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스트레스리스 그 품질이야 워낙 좋은 걸 알고 있었는데 무려 10년 만에 교체를 단행했다. 일단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가죽 품질도 훌륭하다. 이런 디자인을 비슷하게 카피해서 값싸게 판매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일단 실물을 보고 앉아보면 역시….라는 말이 나온다.
약 10여 년간 친구처럼 허리를 보호해주면서 음악 감상과 독서를 도왔던 리클라이너여 안녕. 그리고 스트테스리스 Mayfair와 또 앞으로 10년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앉아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니 책도 더 빠르게 읽히고 음악도 더 잘 들리는 것 같다. 가격이 좀 나가긴 하지만 쓸데없는 액세서리 몇 개 살 돈 절약하면 구입할 수 있다. 리클라이너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오디오인의 액세서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