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브랜드 하면 오래 전부터 명품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독일과 함께 정밀 공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그 품질을 인정받아왔다. 오디오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나그라 같은 브랜드는 다른 스위스 오디오 브랜드와 차원을 달리한다. 언제부턴가 럭셔리 명품 중 하나로 인식되어오면서 독창적인 기술 개발은 없이 브랜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는 일부 브랜드와 달리 뼛속까지 진취적인 특허기술로 중무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나그라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그라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가 아니라 음악, 영화 음향 분야에서 녹음에 사용되는 장비를 제작하는 브랜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들도 나그라 장비로 녹음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특히 수중 녹음 등은 나그라 외엔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1951년 스테판 쿠델스키가 설립한 나그라는 그러다가 2012년 오디오 테크놀로지 스위스 S.A.를 설립하면서 가정용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그라가 최근 들어 아날로그 장비를 개발, 출시하면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애초에 아날로그 레코더 기술에 있어 최고봉에 서있는 그들의 기술을 활용해 턴테이블을 출시한 것. 레퍼런스 애니버서리 턴테이블이 바로 그 주인공이인데 기존의 턴테이블 메커니즘의 한계를 넘어서는 독보적인 구동 메커니즘 및 첨단 소재 공학의 결정체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번엔 아날로그 기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카트리지까지 직접 개발, 제작해 출시한다고 한다. 일단 외관부터 특별한데 그 소재에 있어 화성 탐사시 미세한 지진 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비철 합급 Exium AM을 도입했다. 이는 레퍼런스 턴테이블의 플래터에 적용되었던 것으로 진동과 공진에 매우 뛰어난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CNES 프랑스 우주국 및 Ecole de Mines de Paris, LBI Foundries 등 우주 항공 관련 기업들과 협업해 전세계 독점 사용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내부 구조도 특별하다. 캔틸레버는 루비 소재며 DLC, 즉 ‘다이아몬드 라이크 카본’ 코팅 기법 처리된 티타늄과 결합되어 공진을 최소화한다. 한편 스타일러스 팁은 스위스에서 생산하는 Fritz Gyer S 프로파일로 제작한 모습이다. 내부 코일과 커넥터 핀의 설계도 놀랍다. 내부에 사용한 순은 코일을 후방 커넥터 핀과 한 몸으로 제작해버렸다. 별도의 연결 조인트를 없애 접촉 저항, 인덕턴스를 최소화 한 것이다. 이 외에도 2중 레이어 코일로 제작해 내부 임피던스를 4옴 및 6옴 등 두 가지 변형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출시는 오는 12월, 70년 동안 축적된 아날로그 기술의 대가 나그라의 카트리지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