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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오디오 May DAC (KTE)-2부

May Dac scaled 2

디지털이 갈구한 오래된 미래

May DAC R2R 래더 DAC답게 내부엔 좌/우 별도의 PCB 보드에 엄청난 양의 저항을 실장해놓고 있다. 이를 통해 I2S와 USB에서 최대 PCM 1,536Mhz, DSD1024 까지 네이티브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USB 입력단은 기존 버전보다 더 향상된 성능의 모듈을 사용하며 Titanis 2.0 FPGA를 적용했으며 특주 펌웨어를 탑재했다. 디지털의 커다란 약점인 레이턴시와 지터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대책이다. 참고로 개선된 USB xmos 모듈은 기존 Spring 2에 비해 성능 면에서 두 배를 자랑한다고 한다.

May Dac14

사실 R2R 래더 DAC지만 토탈덱 같은 메이커의 제품과 달리 추가로 저항 오차를 보상하는 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이로써 May DAC의 저항 오차는 무려 0.00005%에 이른다. R2R이지만 SN비나 다이내믹레인지 모든 부분에서 웬만한 델타 시그마 칩셋보다 못할 것이 없는 수준이다. 참고로 SINAD는 115dB, 다이내믹레인지는 130dB 정도로 탁월하다. 더불어 DAC의 핵심 부문 중 하나인 클럭 부분에선 독보적인 PLL+FIFO 기술을 적용해 해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홀로오디오는 May DAC에 현재 구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클럭인 VCXO를 투입하고 있다. 내부를 보면 크리스텍 CVHD-957이라는 부품을 볼 수 있는데 바로 VCXO를 통한 PLL를 구현하기 위한 최종 선택지라고 볼 수 있다.

May Dac8

시청평

rachael

번인도 할 겸 며칠 동안 여러 곡들을 틀어보면서 May DAC의 소리에 빠져 지냈다. 참고로 아에쿠오 Stilla도 예상 외로 뛰어난 소리를 들려주어 스피커를 바꾸지 않고 나드 M33과 함께 시청했다. 처음 며칠간은 조금 답답하고 건조한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 주말이 되자 윤기가 돌면서 촉촉한 음결이 살아났다. 내가 원하던 소리에 더욱 가까워지는 인상이다. 예를 들어 레이첼 야마가타의 ‘Duet’(16/44.1, flac)을 들어보면 풍부한 발성과 함께 근접 마이크로 녹음한 남/여 보컬이 싱싱하게 전해온다. 중역도 풍부해 여윈 느낌이 없고 더 호소력 짙게 들린다.

masques

기존에 사용했던 마이트너 MA1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May DAC가 중역이 더 도톰하고 잔향도 더 풍부한 편이다. 올리비에 포르탱의 앙상블 마스크가 연주한 바이클라인의 ‘엔카에니아 무지체스’(24/96, flac)를 들어보면 현악이 냉정하지 않고 온건한 온기를 뿜어낸다. 활시위가 현을 치고 들어갈 때 진하고 부드럽게 파고드는 느낌이 뭔가 감정을 절절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마이트너나 코드 등의 DAC와는 정 반대편에 서 있는 소리인데 마치 엘피를 듣고 있는 듯 자연스럽고 풍부한 배음이 음악적 감흥을 배가시킨다.

ivan

DSD 음원 재생이 궁금해 포지티브 피드백에서 내놓았던 DSD 샘플러를 재생해보았다. PCM에서 DSD로 넘어갈 때도 빠르게 트랙이 넘어갔고 포맷 변경에 따른 노이즈도 없어서 쾌적했다. 볼륨은 약간 줄어드는 현상이 발견된다. 이반 피셔 지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는 말러 2번 ‘Allegro maestro’(DSD64)에서 악기들은 풀 바디로 느껴지면서 좀 더 부드럽고 대신 다이내믹 컨트라스트는 더 넓게 펼쳐졌다. 확실히 DSD 재생에서 독보적인 장점이 명확한 DAC다.

diana

흥미로운 건 기본적으로 May DAC는 NO 오버샘플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DAC이지만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오버샘플링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DSD 로 변환 출력하는 기능은 조금 다른 성향의 소리를 만들어준다. 좀 더 밀도가 높은 소리인데 예를 들어 다이애나 크롤의 ‘A case of you’ 라이브 실황을 들어보면 피아노와 보컬의 바디가 더 무게감 있고 탄력적으로 들린다. 실체감이라는 측면에선 꽤 매력적인 사운드로 사람에 따라 이쪽을 더 선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May DAC의 본령은 역시 NOS 세팅으로 판단된다.

May Dac3 1

총평

만일 디지털 신호로 저장된 음원을 재생하는 와중에 어느 지점의 정지 화면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았다. 횡단면 분석을 통해 보았을 때 델타 시그마와 R2R 래더 DAC의 신호 재생 결과물이 그 찰나의 순간엔 비슷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진이나 문서처럼 정지된 것을 보는 것과 달리 영상이나 음악처럼 동적인 스트리밍을 관찰할 때 그러한 정지면 관찰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한히 역동적인 다이내믹스를 보이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지화면에선 동일할지 몰라도 전체적인 흐름은 동인한 신호의 입력에도 시시각각 매우 다르게 보일 것이 뻔하다. 이는 단순히 SN비 등 단순한 측정치에선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모든 인간의 기록물은 디지털이라는 수용소에 갇혀 왜곡의 길을 걷는다. 애초에 축소 지향의 포맷인 디지털의 한계 안에서 그것은 완전히 소멸되지 않을 뿐 왜곡을 피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이를 다시 불러와 우리 눈앞에 펼쳐놓을 때 시간적 왜곡을 최대한 줄여 표현할 방식을 선택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필름이냐 파일이냐, 음원이냐 DAT냐 혹은 릴 테잎이냐 같은 포맷의 선택이 있고 그 다음은 플레이백 시스템이 화두가 될 것이다. 요컨대 디지털 포맷이라도 R2R 래더 DAC이라면 조금 더 아날로그에 가까울 것 같다. 홀로오디오 May DAC는 그 명백한 증거 중 하나로서 디지털이 갈구한 오래된 미래다. 모델명 May의 본래 뜻인 ‘梅’은 자칫 차갑고 거칠어지기 쉬운 디지털 피로에 대한 담론을 추위 속에서도 도도히 피어오르는 매화꽃에 비유한 건 아닐까?

Wrri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cations

Description: Solid-state, two-chassis D/A processor with R–2R ladder DAC modules, Inputs: two coaxial S/PDIF, one optical S/PDIF, one AES/EBU, one USB, and two I2S over HDMI. Analog outputs: balanced (XLR) and single-ended (RCA).
Dimensions: 17″ (432mm) W × 2.2″ (56mm) H × 12″ (305mm) D each (processor and power supply).
Weight: 31.8lb (18kg) together.
Finish: Black-anodized aluminum and polished copper.
Price: $3798–$4998 depending on options

제조사 : 홀로오디오 USA
공식 수입원 : 소노리스 (http://sonoris.co.kr)
소비자 가격 : 740만원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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