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와트 F8

무라카미 하루키의 집 주방에 있는 식탁에서 그의 소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면 넬슨 패스의 주방에선 파워앰프가 요리되어 나왔다. 오해하지 마라. 넬슨 패스의 주방은 그의 개인 작업실에 대한 은유다. 1와트에서 쓰레기 같은 음질이 나온다면 5백와트의 출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넬슨 패스는 바로 그 첫 번째 와트에 주목하고 저출력의 고음질 앰프를 설계하고자 퍼스트와트를 출범시켰다.

그가 1998년 퍼스트와트를 시작한 후 만든 앰프 중 J2가 눈에 띈다. 이 모델은 퍼스트와트를 유명하게 만들만큼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특주 트랜지스터 공급이 부족해졌고 그는 Jfet를 사용한 다른 앰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년간의 연구 끝에 F8을 출시했다.

여타 퍼스트와트 앰프처럼 F8 또한 저출력을 지향한다. 신호 경로를 최소화하고 출력 또한 단 25와트로 제한했다. 대신 A클래스로 설계해 왜곡을 최소화한 설계다. 출시가는 4천불. 개인적으로도 무척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다.

PS. 이제 패스랩스는 하이엔드 오디오 유저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설계해 비지니스로 이어가고 있고 그나마 웨인 콜번에서 넘기고 일선에서 조금 빠진 그.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소리는 퍼스트 와트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오픈 배플에 풀레인지 달아서 대형 혼으로 펼쳐내는 고능률의 맑은 소리를 원없이 즐기고 있다. 그리고 작업실에선 대출력 광대역 앰프가 아닌 50와트도 안되는 A클래스 앰프 만드는데 말년에 재미를 붇힌 그다. 비지니스와 개인의 즐거움 모두 얻은 듯. 여담이지만 파란만장한 인생 끝자락에 서있는 댄다고스티노, 업계에서 사라진 마크 레빈슨 등이 있지만 진정한 승자는 넬슨 패스가 아닐까?

Specifications

Distortion @ 1 watt, 8 ohms: 0.02%

Input Impedance: 100 Kohm

Gain: 15 dB

Input Sensitivity (1 watt): 0.5 V

Input Sensitivity (max output): 2.7 V

Damping Factor: 38 @ 8 OHMS

Output power 8 ohms: 25 watts @ 1% THD, 1KHz

Output power 4 ohms: 13 watts @ 1% THD, 1KHz

Frequency response: -0.5 dB @ 10 Hz, 200 KHz

Noise: <100 uV unweighted, 20-20 KHz

Power consumption: 170 wat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