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첼리스트를 만나는 건 요즘 들어 쉽지 않다.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자는 하루 자고 일어나면 새로 신인이 등장하지만 첼리스트는 여전히 솔로 악기로서 여타 악기에 비하면 후방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첼로를 일약 솔로 악기로서 전면에 등장시켜 그 위상을 높여온 파블로 카잘스부터 시작해 야노스 슈타커 등 많은 거장들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발견한 첼리스트 중 한 명이라면 뱅상 벨린저다. 그 또한 처음부터 그를 알게 된 것은 아니었다. 다름아닌 앤 비송의 앨범을 뒤지다가 우연히 발견한 듀오 앨범 [Conversations]다. 보커로가 첼로가 서로 대화를 나누듯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 앨범에서 뱅상 벨린저는 앤 비송의 보컬만큼이나 빛났다.
이 둘은 하이엔드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앤 비송이야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오디오 쇼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직접 오디오 부스에서 노래를 불러재꼈다. 뿐만 아니라 뱅상 벨린저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진공관 앰프의 전설로 알려진 오디오노트의 부스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를 연주하기도 했다. 그 뒤엔 르네 라플렘이 있었다. 고음질 레코딩 전문 레이블 2xHD와 피델리오 레코드의 사운드 및 마스터링 엔지니어인 그 르네다.
그의 협력으로 뱅상 벨린저가 2011년 피델리오에서 발매한 앨범이 바로 본작 [La]라는 앨범이다. 캐나다 퀘벡 출신으로 저명한 음악가 출신이며 요요마와 함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한 적도 있고 프랑스의 첼리스터 이반 시폴로에게 사사받은 바 있다. 이 앨범 발매 후 여러 매체와 함께 HDtracks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솔로 첼리스트로서 명성을 얻은 그. 비로소 영국의 오디오 메이커이자 자체적으로 음반 레이블을 운영하는 오디오노트가 본작을 엘피로 출시했다.
본작은 생상스의 ‘백조’ 등 정통 클래시컬 음악도 담고 있지만 대부분은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 음악 등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 그리고 국내에서도 커다란 사랑을 받았던 앙드레 가뇽의 소품들이 가득하다. 더불어 마이크와 프리앰프는 모두 진공관 제품들 사용한 것들만 사용하고 dCS의 하이엔드 AD 컨버터를 사용해 녹음했다. 전원 장치와 케이블은 모루 선야타 리서치 또는 실텍 실버/골드 등 하이엔드 제품을 사용하는 등 음질에 최선을 다한 녹음이다. 오디오파일이라면 꼭 들어볼만한 고음질 45RPM 엘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