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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중심에 선 컨트롤 타워

T+A DAC200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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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공학의 성지

필자는 오디오는 좋은 것을 쓰려고 하고 항상 업그레이드 욕구로 가득 차 있지만 도통 다른 일상적인 물건에는 웬만하면 소비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아, 예외가 있다. 일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음반이나 책을 구입하는 데 카드와 모든 포인트까지 쏟아 붓는다. 청각과 시각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인 풍요를 충족시키는 데는 한없이 너그러운 편이다. 그래서 가끔 주변으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하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냥 편안한 복장에 오래 쓴 물건들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주기도 해서 좋지만 음반과 책 등은 그렇지 않다.

lunettes allemandes lunor

다만 요즘엔 약간 욕심이 생긴 편이다. 얼마 전 쓰고 다니던 안경을 바꾸고자 마음먹었던 게 화근. 호기롭게 여러 안경점을 들락거리면서 좋은 안경테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이쪽도 한 번 자세히 보니 가관이다. 고가의 안경테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단돈 10만 원짜리 안경테를 쓰던 내겐 신세계였다. 마침 한 곳에서 마음에 드는 안경테가 많이 있기에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듯 이것저것 욕심껏 머리에 걸쳐보았다. 그리곤 몇 가지 마음에 드는 걸 들고 가 점원에게 가격을 물었다. 웬걸…모두 그 매장에서 파는 가장 비싼 안경테들이었고 독일 브랜드였다.

정밀공학의 대명사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은 일상에서 많이 일어난다. 특히 나 같은 경우 오디오 기기에서 자주 마주친다. 물론 정밀공학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전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때론 너무 징그러울 정도로 정교하고 딱딱한 소리를 내서 정나미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메이커는 독일 기기 같지 않게 정밀한 설계와 달리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메이커도 있다. 세상 모든 게 그렇듯 내면과 외면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 법이다. 아무튼 독일은 값비싼 정밀기계의 성지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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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그리고 200

T+A라는 이 단순 강렬한 이름의 독일 메이커는 ‘Made in Germany’다. 독일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신뢰의 아이콘인 만큼 딱딱 떨어지는 정직한 디자인에 탱크 같은 만듦새는 바늘로 찔러도 피도 안날 것처럼 단단하다. 하지만 최신 유럽 제품처럼 유려한 곡선이나 최소한의 버튼 및 노브만 남겨둔 채 민무늬로 일관하는 디자인도 아니다. 모두 ‘Less is more’를 외치지만 이들의 제품은 약 1~20년 전처럼 전통적이다.

그런데 최근 기존 디자인을 완벽히 혁신한 제품이 등장했다. 시작은 HA200이라는 헤드폰 앰프부터였다. 마치 스위스 브랜드 나그라의 프리앰프를 연상시키는 레벨 미터가 영롱하게 눈을 둥글게 반짝이고 있었고 그 옆으로 펼쳐진 디스플레이와 노브가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다. 게다가 기존 T+A가 꿋꿋이 유지했던 작은 버튼들이 그 아래에 빼곡히 도열해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DA200이란 DAC 및 MP200이라는 디지털 플레이백, 마지막으로 A200이라는 250와트급 대출력 파워앰프까지 내놓았다. 이런 멋진 디자인이 T+A에서 이뤄지다니. 그동안 T+A에 과연 무슨 일이 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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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200

DAC200은 다양한 디지털 포맷을 입력받아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 출력해주는 DAC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있어서 다양한 기술 및 기능을 추가해놓고 있다. 더불어 프리앰프를 내장해 파워앰프와 직결도 가능한 구조다. 크기는 일반적인 풀 사이즈 기기들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다. 너비가 32cm, 깊이가 34cm며 높이는 10cm. 우선 전면을 보면 우측에 볼륨 노브가 위치한다. 이 노브는 볼륨 조정도 가능하지만 뮤트 그리고 메뉴로 들어가 여러 기기 세팅을 바꿀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 아래로는 다양한 입력 세팅 및 메뉴 버튼 등 다양한 기능을 모두 개개의 버튼으로 구성해놓았다. 최근 추세의 디자인에선 보기 힘든 장면인데 약간 번잡한 느낌도 있지만 근거리에 두고 사용한다면 오히려 편리할 수도 있다. 별도의 리모컨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버튼을 눌러가면서 사용하는 재미도 있다. 필자의 경우 책상 시스템에 사용하는 앰프의 리모컨을 만져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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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하단에 입력 선택은 아날로그 입력은 무론 이며 다양한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USB 입력은 기본이고 이 외에 동축 두 조 그리고 광 입력 두 조 및 AES/EBU와 BNC 입력도 마련해놓고 있다. 더불어 HDMI 입력 및 HDMI ARC 출력도 지원한다. 입력은 무려 두 조를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TV 등 영상 기기와 연동도 가능하므로 DAC200을 경유해 메인 시스템으로 드라마나 영화의 음향도 간편히 즐길 수 있다.

DAC200의 디자인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좌측에 자리한 레벨 미터다. 총 두 개가 마련되어 있는데 각각 좌/우 채널의 여러 정보를 알려준다. 이는 단순히 출력 레벨을 표기해주는 기능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세팅을 조정하면 VU 미터로 출력은 물론 입력 레벨을 표기해줄 수 도 있으며 이때마다 좌/우 레벨 미터의 중앙에 있는 LED의 색상이 변한다.

게다가 T+A는 이 레벨 미터를 활용해 제품의 내부 온도를 알려준다. 세팅을 바꾸어 온도 모드로 들어가면 좌측은 케이스 내부 온도 그리고 우측은 출력단의 온도를 표시해준다. 흥미로운 건 또 있다. 이 레벨 메터를 ‘Stream Quality’모드로 세팅해놓으면 좌측은 클럭 주파수 그리고 우측은 입력단의 오류율을 나타내준다. 좌측은 중앙에 우측은 0일 때 가장 뛰어난 음질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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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T+A가 야심차게 선보인 DAC200은 일면 단순해보이지만 이래저래 만져보면 하나하나 확인하고 세팅해볼만한 것들로 가득하다. 복잡한 기기를 처음 접했을 때 독특한 기능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안다면 아주 좋아할만한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그 중에서도 오디오파일을 위한 최고의 장난감이 T+A 기기들이다. 그리고 DAC200도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어 메뉴 세팅만 해봐도 일반적인 하이파이 장비에선 없는 세팅 메뉴가 죽 펼쳐진다.

우선 필터 세팅이다. DAC200은 총 네 개의 업샘플링 관련 필터를 내장하고 있다. 이는 대체로 프리-링잉 그리고 포스트-링잉을 조율하는 유형 등에 의해 분류되는데 FIR 필터 두 개 그리고 Bezier 필터 두 개 가 그 주인공이다. FIR1은 보편적인 리니어 주파수 응답 특성을 보이면 FIR2는 피크 핸들링에서 향상된 특성을 보인다. 이 필터의 경우도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업샘플링의 링잉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Bezier 필터와 유심히 비교해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Bezier 1의 경우엔 IIR 필터라고 불리는 필터 형식이다. 이 필터는 프리-링잉만 줄여 마치 아날로그 사운드를 듣는 듯한 효과를 낸다. 한편 Bezier 2의 경우 프리-링잉과 포스트-링잉까지 줄여 착색이나 시간축 오류가 없는 매우 정돈된 하이엔드 사운드를 내준다. 개인적으로도 Bezier 중에서 선택했을 때 가장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Bezier 2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더불어 전단의 음원 플레이어에서 이미 업샘플링해서 DAC200으로 입력할 경우엔 업샘플링을 중지시키는 NOS 세팅도 있으니 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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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디지털 엔진

DAC200은 내부로 들어가면 갈수록,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치밀한 설계와 독보적인 노하우를 몸소 보여준다. 예를 들어 DAC 칩셋만 해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기존에 리뷰 했던 T+A의 DAC8의 리뷰를 읽어본 독자라면 이해가 빠를 텐데 PCM과 DSD 파일에 대해서 서로 다른 별도의 DAC 칩셋을 사용해 처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로 다른 디지털 포맷을 단일 유형의 칩셋에서 모두 처리하는 것은 최선의 디지털 처리 방식이 아니며 음질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다는 T+A 연구진의 디지털 이론 때문이다.

이를 위해 T+A는 입력된 신호에 따라 완전히 별도의 디지털 프로세싱을 통과하도록 설계했다. 일단 칩셋 자체에서 완전히 분리시켰다. PCM 신호의 경우 버브라운의 32비트 쿼드러플 컨버터를 채널당 두 개씩 사용하고 있다. + 및 – 신호를 별로의 DAC 칩셋에 맡겨 더욱 향상된 신호 변환 품질을 추구하고 있는 것. 이는 구체적으로 시그널의 비선형성을 보상해주고 배경 잡음 또한 6dB가량 감소시킨다는 게 T+A의 주장이다.

TA DAC200 Internals

한편 DSD의 경우 T+A의 독보적인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 중 하나다. 예전에 DAC8에 대한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런 시도는 요즘 보기 힘들다. 이미 T+A의 플래그십 HV 시리즈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T+A는 이 기술을 DAC8에 이어 DAC200에서도 적용하고 있다. 다름 아니라 DSD 음원 재생에 대해 PCM과 달리 전혀 다른 독립된 회로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True 1비트 DSD 컨버터로서 상용 칩셋을 훌쩍 뛰어넘는 진짜 순수 1비트 비트스트림이 가능하다는 것이 T+A의 설명이다. DAC200엔 채널당 한 발의 DSD 전용 True 1비트 DA 컨버터를 투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DAC200의 프리앰프 부문은 클래스 A로 설계해 최고 수준의 음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XLR, RCA 출력 모두 가능하다. 이 부분은 이후 2부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볼 예정이다. 더불어 T+A가 자랑하는 헤드폰 앰프의 경우 4.4mm 펜타콘 잭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DAC200은 단순한 DAC라기보단 시스템의 코어이자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춘 모델이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Technical Specifications

Analog section
Frequency response +0/−3dB 0,1 Hz–200kHz
Signal / noise ratio 110/114dB
THD / Intermodulation <0,001%/ <0,001% Channel separation >108dB

Preamplifier outputs (variable or fixed output level)
High level (RCA) 0…2,5 Veff / 22 Ohm variable, 2,5 Veff / 22 Ohm fixed
Balanced (XLR) 0…5,0 Veff / 22 Ohm variable, 5,0 Veff / 22 Ohm fixed
Volume control (bridgeable for the pre-outputs)
Relay controlled in 1 dB steps, – 90 dB to 0 dB
Headphone output 4.4 mm Pentaconn, 6 Ohms output impedance,
discrete power amplifier, Class A operation up to 200 mA

Analog input
High level (RCA) 250 mVeff … 4,5 Veff

Digital inputs
1 x AES-EBU 32…192 kHz / 16-24 Bit
S/P-DIF: 2 x Standard Coax, 2 x optical TOS-Link 32…192 kHz /
16-24 Bit and DoP DSD64 (0x05/0xFA Marker)
1 x BNC 32…192 kHz / 16-24 Bit,

2 x USB DAC: Device-Mode 44,1 … 768 kSps (PCM) and up to
DSD1024*, supports asynchronous data transfer.
*DSD 512 and DSD 1024 with Windows PC and appropriate driver
installed or Linux PC with Kernel 4.4 or higher only. Supports DoP
up to DSD 256 (0x05/0xFA Marker).

On Apple MAC computers the playback of DSD files is restricted to
a maximum of DSD 256, as Apple only supports playback in DoP
format.

2 x HDMI IN, 1 x HDMI OUT with ARC (as an option)

D/A converter section

PCM
Double-Differential-Quadruple-Converter with four 32-Bit
Sigma-Delta D/A converter per channel, 705,6 / 768 kSps
conversion rate

DSD
T+A-True-1Bit DSD D/A converter, up to DSD 1024 (49,2 MHz), native
bitstream

Upsampling
T+A signal-processor – synchronous upsampling with four
selectable oversampling algorithms. FIR short, FIR long, Bezier/
IIR, Bezier, NOS (non-oversampling)

Analog filter
Phase-linear Bessel filter 3rd order, switchable with 60 or 120kHz cut of frequency

Other connections
5 V / 1 A USB socket for power supply applications of external USB devices

Mains 220–240V, 50–60Hz, max. 30 Watts
Standby <0,5Watts
Dimensions (H×W×D) 10 ×32×34cm, 4 x 12.6 x 13.4 inch
Accessories Remote control FM200, power cord, USB cable 2.0 for DAC (USB
IN to PC)
Weight 6,2kg,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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