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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귀환 Part.1

윌슨 베네시 Endeav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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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진보 그 너머

다양한 기술이 태어나고 그 기술은 새로운 세대의 기술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면서 인류를 진보해왔다. 그 중 음악을 듣는 도구인 하이파이 오디오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분야에 비하면 그 발전 속도가 느린 것 같기도 하지만 약 10년 전을 지금과 비교해보면 네트워크 스트리밍 및 디지털 앰프의 대중화 등 다양한 발전이 있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기술의 발전이 이룩한 것은 다방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일단 크기의 소형화이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편의성 향상 등이다.

이젠 과거 스피커 크기의 수분의 1 크기로 더 깊은 저역과 더 높은 초고역을 재생하는 스피커가 흔해졌다. 더불어 클래스 D 증폭 기술의 발전으로 작은 사이즈에서도 과거 몬스터급 앰프에서나 가능했던 출력은 물론 더 낮은 고조파 왜곡과 SN비를 달성하고 있다. 디지털 분야에서의 발전은 가장 급진적이어서 이젠 시디나 엘피 등 피지컬 포맷이 없어도 훨씬 적은 돈으로 매일 전 세계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기술 진보 그 너머에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특수한 분야만의 특징들이 있다.

예를 들어 스피커는 소형화에 어느 정도 한계점이 있다. 일정 이상의 대역폭과 능률을 갖기 위해선 일정 이상의 용적을 가진 캐비닛과 유닛이 필요하다.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앰프나 소스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2~3인치짜리로 10인치 우퍼가 낼 수 있는 저역을 얻기란 엄청난 기술 발전에도 힘들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능률 등 여러 가지 사용상의 문제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현재도 과거 풀레인지 스피커나 BBC 라이센스 모니터 스타일의 스피커의 소리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음질은 단순히 기술 발전과 정비례로 발전하지 않고 각 개인의 특수성과 대중적 수용이 가능한 보편성이 맞물려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 전자제품이지만 동시에 감성을 표현하는 기기로서 오디오는 감성공학이라는 독특한 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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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베네시

오늘 이야기할 부분은 바로 고전적인 형태의 트랜스듀서이면서 소형화와 인터페이스 진보에 있어 한계가 뚜렷한 스피커에 관해서다. 그리고 그 스피커 설계에 있어 단순해보이지만 커다란 진화를 이끌어낸 영국 스피커 설계의 명문 윌슨 베네시에 초점을 맞추어보았다. 이런 사유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이미 윌슨 베네시가 쏘아올린 북셀프의 명기 디스커버리부터였다. 마치 금방이라도 우주를 향상 날아갈 것만 같은 우주선을 떠올리는 디자인에 당시 가장 선도적으로 카본을 활용한 인클로저는 미래를 예견했다. 더불어 그 크기를 의심할 정도의 스케일과 다이내믹스는 북셀프 스피커의 역사는 디스커버리 이전과 이후로 나누게 만들었다.

디스커버리는 현재 버전 2까지 진화하면서 윌슨 베네시는 물론 전 세계 하이엔드 스피커 중 가장 혁신적인 북셀프 스피커의 표준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주 항공 분야의 여러 회사들과 협업하면서 얻은 노하우 그리고 첨단 산업의 요충지인 영국 셰필드의 AMRC 연구시설에서의 연구 결과들은 속속 새로운 세대의 신기술이 익어가고 있었다. 보잉, 에어버스, 롤스 로이스의 등과 협업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진 전 세계 첨단 기업과의 연구 프로젝트 등은 윌슨 베네시에게 새로운 도전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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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버

윌슨 베네시가 내놓은 카드는 다름 아닌 디스커버리의 상위 모델이었다. 플로어스탠딩 형태가 아닌 스탠드마운트 형태의 스피커로서 이름은 엔데버(Endeavour)로 명명했다. 18세기 태평양 탐험을 위해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끌었던 군함 엔데버 혹은 20세기를 빛낸 미국의 우주 왕복선 중 하나인 엔데버 등이 떠오르는 이름이다. 이미 디스커버리라는 모델로서 전 세계 하이엔드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의 최정상에 오른 윌슨 베네시는 다시 이를 뛰어넘는 스피커를 기획한 것.

사실 전반적으로 디스커버리를 확대 복사한 느낌이 드는데 실제 보면 일단 그 크기와 사운드 스펙트럼 및 스케일 면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유닛은 거의 동일하다. 고역을 재생하는 트위터의 경우 세미스피어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카디널 등 여러 윌슨 베네시의 레퍼런스 모델에 채용하고 있는 트위터로서 실크와 카본을 사용한 하이브리드 타입 소프트 돔이다. 소프트 돔이지만 고역이 약 30kHz 초고역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건 독보적인 설계의 세미스피어 트위터 덕분이다. 위치는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전면 패널 하단에 위치시켰다.

더불어 미드/베이스 우퍼의 경우 택틱 II 유닛을 사용했다. 이 유닛 또한 오리지널 택틱 드라이브 유닛에서부터 실로 오랫동안 윌슨 베네시를 대표하는 드라이브 유닛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십 종의 유닛을 사용해온 윌슨 베네시의 유닛 중 계속해서 보강해 내놓은 두 번째 택틱 미드/베이스 우퍼로서 마치 ‘번개처럼 빠른’ 반응 속도를 자랑한다. 저역대 딜레이가 거의 감지되지 않는 유닛으로 이른바 트랜지언트 반응 속도에서 현조 최고 수준의 유닛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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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소배릭 그리고 카본 나노텍 챔버

7인치 미드/베이스 우퍼는 전면의 트위터 상단에 하나 위치해있어 2웨이처럼 보이지만 사실 바닥에 또 하나의 택틱 II 유닛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내부 설계를 보면 예상했던 바와 같이 윌슨 베네시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아이소배릭 저역 시스템을 구축해놓았다. 다름 아니라 동일한 우퍼를 상/하로 서로 마주보게 설치해 한정된 캐비닛 용적 안에서 매우 깊고 강력한 저역을 구사하도록 설계했다.

흥미로운 설계는 이 뿐만 아니다. 어쿠스틱 로딩 방식에 있어 윌슨 베네시는 총 세 개의 포트를 만들어 놓았다. 일단 미드레인지 후방에 카본 나노텍 기술로 만든 독립된 챔버를 만들어놓고 후방으로 독특한 모양의 포트를 설계해놓은 모습. 하단의 아이소배릭 우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강력한 저역으로부터 분리시키고 미드/베이스의 후방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소멸시키기 위해서다. 디스커버리가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유닛 사이를 보편적인 브레이싱으로 나눈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런 별도의 챔버 설계는 최근 매지코 등 여타 하이엔드 스피커, 예를 들어 최상위 모델 M9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되는 모습으로 일단 가장 중요한 가청 주파수 대역인 중역의 순도를 철저히 보호해주는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아이소배릭 우퍼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커다란 후방 에너지는 바닥으로 두 개의 포트를 내서 해결하고 있다. 두 개의 길이가 다른 포트는 카본 소재로서 원할 경우 나사식 플러그를 제공하고 있다. 저역을 줄이고 싶을 경우엔 하나 또는 두 개 모두 막아놓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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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전면에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우퍼 등 두 개의 유닛을 설치하고 저역은 별도의 두 개 우퍼를 사용해 아이소배릭 시스템으로 만든 거대한 시스템이 엔데버인 것이다. 어쿠스틱 로딩 방식 및 유닛 배치도 특이하지만 이런 유닛 컨피규레이션은 이미 디스커버리 스피커에서 경험한 바 있다. 이런 기괴하리만큼 특이한 구성은 사이즈를 잊게 만드는 대역폭과 저역 스케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단순히 작은 사이즈에서 커다란 스케일을 만들어내는 게 윌슨 베네시의 설계 목적은 아니다.

이런 설계의 이점이라면 오히려 웬만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보다 더 낮은 저역까지 선명하고 깊은 저역을 구사하면서도 시간축 측면에서 딜레이가 없고 더 단단한 저역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디스커버리라는 전대미문의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에서 이를 경험으로 터득했다. 실제 윌슨 베네시의 라인업에서도 디스커버리 II가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벡터보다 상위 모델이며 엔데버가 액트 원보다 상위 모델로 포지셔닝한 것만으로도 이 사실은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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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모노코드와 카본 탑

나머지 캐비닛의 마무리도 엔데버의 퍼포먼스를 위해 세심하게 가다듬은 모습이다. 전면은 물론 양 옆 그리고 후방으로 이어지는 캐비닛엔 여지없이 A.C.T. 모노코크 패널을 사용해 인클로저 진동을 차단하고 있다. 이 모노코크 패널은 카본과 고압 블라스트 코어 그리고 유리 섬유 등 세 개의 소재를 활용해 3중 레이어로 만들어져 있다. 또한 각진 부분 없이 커브 형태로 성형해 정재파를 없애주는 효과 등 진동과 정재파 등을 모두 제거해주는 일거양득을 얻어낸 것이다. 음악을 재생했을 때 스피커 자체가 마치 스텔스 전투기처럼 사라지고 음악만 남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엔데버는 또 한 겹의 보드를 겹쳐 사용했다. 이 또한 디스커버리 II 스피커와 차이점 중 하나인데 더욱 커진 캐비닛 크기에 따라 A.C.T. 모노코크만으로는 약간 부족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모노코크 패널 안쪽에 알루미늄 빌렛을 깎아 만든 패널을 설치해 아이소배릭 시스템을 더욱 강도 높게 지지하고 A.C.T. 모노코크 패널과 덧붙여 더욱 높은 댐핑 구조를 완성해놓았다. 아무리 높은 출력이 입력되어 유닛이 요동치더라도 캐비닛은 전혀 미동이 없으므로 원치 않는 자체 울림을 만들어내지 않게 된 것. 캐비닛으로 인한 음색의 변이를 원천 봉쇄하려는 설계로서 편집증적인 완벽주의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엔데버의 인클로저 구조를 완성하는 요소는 스피커의 상단 부분이다. 헤드 부분은 여러 윌슨 베네시에서 일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인데 마치 하늘을 나는 새의 머리 또는 스포츠카의 상단 디자인을 연상시킨다. 유닛으로부터 외부로 발생해 캐비닛의 표면을 타고 상호 작용하며 잡음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정재파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특히 상단은 3D DAC/CAM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정교하게 성형해낸 것이다. 기능적으로도 엔데버의 SN비 향상 등 성능에 일조하지만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형태로 심미적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2부로 이어집니다.

Drivers

1 x 25mm ( 1″) Wilson Benesch Semisphere tweeter
1 x 170mm ( 7″) Wilson Benesch Tactic II mid-range drive unit
2 x 170mm ( 7″) Wilson Benesch Tactic II Isobaric bass drive units

Construction

Poly-alloy hybrid construction
High performance carbon composite A.C.T. monocoque
Carbon-Nanotech mid-range enclosure with carbon fibre port
Isobaric enclosure with dual carbon fibre ports
Variable Isobaric enclosure porting achieved by airflow adapters
4kg precision machined Isobaric drive bass board

Performance

2.5-way stand mounted monitor
Impedance: 6Ω nominal / 4Ω minimal
Sensitivity: 89dB at 1 metre on-axis, 2.83V Input
Frequency response: 38Hz – 30kHz +/- 2dB on-axis
Minimum amplification power recommendation: 100 W / channel
Crossover frequency: 500Hz / 5kHz

Dimensions

Height: 1475mm ( 58″)
Width: 245mm ( 9.6″)
Depth: 435mm ( 17.1″)
Volume: 22L
Weight per channel: 70kg (154 lbs)

Finishes

Aerospace silk black baffle, spine and foot
High gloss satin weave carbon fibre cabinet
High gloss carbon fibre top
Bespoke side cheek options – see FINISHES above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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