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특히 미국 쪽 하이파이 오디오 매거진을 읽다보면 자주 청음 리스트에 오르는 레퍼토리가 있다. 국내에선 대부분 재즈나 클래식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그 쪽은 재즈, 록, 팝 그리고 블루스가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특히 블루스 음악은 사실 국내에선 찬밥 신세지만 오디오파일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뮤지션들이 있다.
그 중 덕 맥클라우드는 오디오파일이나 리뷰어들의 필청 뮤지션이다. 1946년 뉴욕 태생이지만 노스 캐롤라이나 등을 거쳐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평생 블루스 음악을 작곡, 연주했다. 지금도 예전 JVC가 오디오파일 앨범을 다수 발매할 때 제작한 [Come to Find] 같은 앨범 그리고 오디오퀘스트가 출시한 앨범들이 기억난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오히려 2천년대 들어서다. 그 이유는 블루스라는 장르 때문이기도 하지만 레퍼런스 레코딩스를 만나면서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함께했기 때문. 키스 존슨 박사와 함께한 일련의 앨범들은 CD, LP 등 포맷을 막론하고 오디오파일에게 레퍼런스라고 할 만한 녹음을 담고 있다. [There’s a Time], [Exactly Like This], 그리고 [Break the Chain]까지 이어지는 세 매의 앨범은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
최근에 들어본 [Break the Chain] 키스 존슨 박사와 함께 캘리포니아 마린 카운티에 위치한 스카이워크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역시 그의 기타는 그 주법이나 음색 등 여러 면에서 현재 미국 블루스 기타리스트 중 손가락 안에 넣을 만하다. 특히 아들 제시와 함께 작곡한 타이틀 곡 [Break The Chain]은 의미심장하다. 국내에서도 최근 많은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정 폭력에 관해 노래하고 있기 때문.
폭력과 학대의 순환 고리를 끊고 치유, 화해, 평화로 나아가자는 의미. 진지한 가사와 사회에 대한 통찰 그리고 뛰어난 연주와 음질…레퍼런스 레코딩스는 언제나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