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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지컬 포맷으로

sacd

작년에 잘한 일이라면 SACDP를 다시 들여놓은 것이다. 한창 스트리밍 위주로 음악을 들었고 이미 가지고 있는 음원도 수 테라에 이르기 때문에 별달리 CD나 SACD를 재생할 일이 없었지만 SACD가 절실했다. 그 이유는 과거 음원들 때문이다. 최신 음악들이야 어차피 버전이 한 가지 혹은 두 가지에 그치고 믹싱과 마스터링은 거의 동일하다. 타이달의 MQA나 애플뮤직의 공간 음향 정도가 특별한 케이스.

하지만 과거 음원이 아닌 음반으로 발매된 이후 여러 포맷으로 여러 번 재발매되면서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앨범들은 대부분 음반이라는 피지컬 포맷으로 발매되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입하면 어떤 버전인지 알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마스터링 엔지니어도 음반의 경우 그 버전마다 다른데 스트리밍 서비스에선 해상도의 차이 외에 믹싱, 마스터링 엔지니어 표기가 없어서 아쉽다.

오디오파일들은 해상도만 따지지만 음질은 물론 음악까지 좋아한다면 믹싱이나 마스터링 버전을 따지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구입한 핑크 플로이드의 SACD 두 타이틀이 그렇다. [Dark Side Of The Moon] 같은 경우 1973년 LP 발매 이후 엄청나게 많은 버전이 출간되었다. 물론 이 오리지널 LP를 가지고 있고 LP가 주력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디지털 포맷으로 듣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다 편리하게 여러 선택권이 주어진다.

최근 아날로그 프로덕션에서 발매한 SACD를 스트리밍 음원과 비교해서 듣다가 망연자실해졌다. 사실 이 앨범의 SACD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D 시절 구입했던 적이 있었고 2003년 당시 30주년 기념으로 나온 SACD 및 LP까지 모두 구입했던 적이 있다. 이후 어디에 팔아먹었는지 누구한테 주었는지 내 라이브러리에서 말끔하게 사라진 것들. 지금 스트리밍 음원과 비교해서 들어보니 달라도 너무 다르다.

특히 SACD 레이어가 CD 레이어보다 훨씬 뛰어난 음질을 들려주었다. 스트리밍 VS SACD는 너무 불공평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2016년 리마스터링 버전 CD도 가지고 있어 비교해보았는데 이것 또한 비교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포맷 차이가 아니라 마스터링 차이 자체가 매우 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알고 보니 최근 아날로그 프로덕션에서 출시한 핑크 플로이드 SACD는 바로 2003년에 30주년 기념으로 발매했던 바로 그 SACD 마스터를 사용하되 패키지만 바꾸어서 출시한 듯하다. 이런 음질적 차이는 마스터링을 맡은 사람이 더그 삭스라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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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k Side Of The Moon] 마스터링 관련 참고 자료

  • 더그 삭스 인터뷰
    http://news.acousticsounds.com/post.cfm/doug-sax-takes-us-to-the-dark-side
  • MFSL 그렉 슈나이처 인터뷰
    http://web.archive.org/web/20041016145233/www.aurealm.com/violet.htm

최근 이러 일이 자꾸만 잦아진다. 예를 들어 최근엔 예스 앨범 중 [Fragile]을 MFSL에서 24BIT GOLD CD로 출시했던 걸 신품으로 구했다. 횡재다. 왜냐하면 이 당시 MFSL 사운드는 정말 뛰어나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 역시 비교해보니 레드북 CD지만 이것도 스트리밍 음원과 차이가 크다. 이 외에 기존에 스트리밍 음원으로 듣다가 SACD로 발매된 것이 있는 경우 SACD로 구입해보는데 최신 녹음도 피지컬 포맷의 음질이 월등히 좋은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최신 녹음마저도 음악이 너무나 다르게 다가와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니 의아할 정도. 특히 레퍼런스 레코딩스나 BIS, 샨도스 등이 대표적이다. 평소 LP는 많이 구입해 듣지만 디지털 포맷은 음원 의존도가 높았는데 몇몇 타이틀, 특히 SACD에서 이런 큰 차이를 목격하다보니 욕심이 생긴다. 핑크 플로이드 SACD 두 타이틀은 해외 오디오파일 사이에서 5.1채널 믹싱이 굉장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조만간 사운드미러 코리아 스튜디오에서 다시 멀티채널로 들어볼 예정이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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