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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포트 Atria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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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14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창 매지코, 락포트, YG 어쿠스틱스 같은 신흥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윌슨 등 전통의 강호들을 위협하면서 대대적으로 신제품을 런칭하던 시점이었던 것 같다. 하이엔드 오디오 마니아들도 이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갈증이 넘치며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었다. 나 또한 여러 브랜드의 스피커를 들어보면서 재밌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중 물음표를 던졌던 게 락포트였다.

락포트는 국내에 이전에도 소개는 되었지만 수입사가 적극적이지 못했는지 들어볼 곳도 없었고 사용자도 흔치 않았다. 지인을 통해 미라, 미라 그랜드 정도를 접해본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미 해외에선 새로운 기술과 소자를 도입한 신세대 락포트 라인업이 출시되고 있었다. 그 당시엔 Avior와 Atria가 그 선봉에 서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Atria를 리뷰하게 되었다. 그게 락포트를 다시 보게 된 가장 큰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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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ia는 그 중에서 가격적으로 사정권 안에 들어왔고 Avoir에서 우퍼를 하나 빼면서 약간 슬림해진 타입이어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Avoir가 더 큰 공간에선 더 권위적인 저역과 드넓은 스케일을 보여주지만 국내 일반적인 가옥 구조에선 Atria가 좀 더 장점이 있어보였다. 우선 락포트는 현재 미국 중심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최신 조류를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다. 극단적인 해상력과 선형적인 주파수 반응 특성을 보이는 스캔스픽 베릴륨 트위터가 우선 돋보인다. 베릴륨이라고 하면 포칼을 떠올리지만 사실 현존 최고 수준의 베릴륨은 매지코 아니면 락포트 정도라고 본다.

더불어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우퍼는 로하셀을 중심에 두고 양 쪽에 카본을 입혀 샌드위치 방식으로 압착한 진동판을 사용한다. 여기에 더해 티타늄 보이스코일 및 매우 커다란 마그넷 및 강력한 댐퍼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또한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미드/베이스 우퍼 설계와 유사한데 모두 독자적으로 설계한 것을 사용한다. 덴마크의 오디오 테크놀로지와 협업을 통해 완성한다곤 하지만 락포트에서 모두 컨트롤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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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로저는 락포트만의 고유한 제작방식을 따르고 있다. 에폭시 수지 코어를 중심으로 양 쪽에 고강도 레진을 입히고 다시 유리 섬유로 덮은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전면 베플만 해도 4인치 정도. Atria를 직접 들어보면 혼자는 물론 두 명이 들어도 쉽지 않은 무게다. 한 짝에 무려 70kg 가까운 무게 때문이다. 세워놓고 보면 시간축 정렬을 위해 뒤로 약간 뉘어 권위감이 전해온다.

한편 모든 면들이 평행하지 않으며 각진 부분을 최소화해 회절을 줄였고 내부 정재파도 없앤 구조를 취하고 있다. 최근 미국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경우 알루미늄, 카본 등을 사용하고 있고 B&W는 물론 락포트에서도 최신작은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는데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이런 부분에서 선구자는 윌슨오디오지만 기술적 지표와 달리 최종 음질은 무엇이 최고라고 말하기 힘들다. 매지코와 락포트, 윌슨, YG 등 편차는 있지만 모두 마음에 드는 편. 특히 락포트의 인클로저는 내 기준에 아주 적당한 댐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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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크로스오버도 거의 편집증적일 정도로 1% 오차 내의 부품을 선별해 사용했고 모두 특주 제품들이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최저 28Hz에서 30kHz. 후면을 보면 커다란 포트를 설계해놓았고 하단 바인딩포스트는 카다스로 보이는 순동 단자. 싱글 와이어링만 지원하고 있다. 공칭 임피던스가 4옴, 감도는 87.5dB로 이 정도 사이즈의 풀레인지급 스피커치곤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음질을 위한 앤디 페이어의 극단적 선택은 스피커 무게를 엄청나게 증가시켰다. 거의 70kg에 이르는 무게와 한 덩치 하는 용적은 나의 방에 들여놓기 주저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스피커를 처음 리뷰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집으로 가져오고 싶었지만 주저했던 건 예산 부족도 있었지만 공간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미련을 봉인한 채 8년이 흘렀다. 그 중간에 여러 스피커를 리뷰했고 내 방의 문지방을 족히 수십 개 정도 이상은 들락날락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마음엔 락포트에 그 미련이 남아 가끔 나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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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Atria가 내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물건도 인연이라는 게 있어서 찾을 땐 없고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비우고 있으면 찾아오기도 한다. Atria도 그런 경우다. 일단 방으로 들여와 세팅하는 것부터 고역이었다. 육중한 무게는 이제 예전 같지 않은 완력의 내 몸으론 세팅이 버거웠다. 간신히 자리를 잡았지만 문제는 그 이후. 토인 한번 하려면 온 몸으로 스피커를 부둥켜 않고 밀리미터 단위로 힘겹게 움직여야했다.

스피커 전/후 위치와 토인을 순전히 청감에만 의지해 수차례 조정한 후 청취에 들어갔다. 8년이라는 시간차 안에서 다양한 하이엔드 스피커를 청음 해보았고 그 동안 신형들도 나왔다. 과연 8년의 시간을 Atria는 건너 뛰어 나의 음악적 욕구의 항아리는 채워줄 수 있을까? 갑자기 전화기가 울렸고 지인이 중국집에서 고량주를 한 잔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럼 음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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