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피델리티는 영국 하이파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A1 시리즈 인티앰프는 특히 작은 출력에도 불구하고 MOSFET을 사용해 클래스 A 증폭하는 작은 괴물이었다. 특히 그 음결이 솜털처럼 부드럽고 소리에 온기가 높아 같은 영국의 BBC 계열 스피커들과 매칭해 사용되곤 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 중심엔 물론 뮤지컬 피델리티의 수장 앤소니 마이클슨이 있었지만 팀 드 파라비치니라는 거물의 서포트가 있었다. 아쉽게도 팀 드 파라비치니는 몇 년 전 운명을 달리했다. 뮤지컬 피델리티는 A 시리즈 이후 수많은 라인업을 개발, 출시하면서 역사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새로운 조류 ‘스트리밍’ 앞에서 뒤뚱거리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앰프에 내장해 Encore 올인원 인티앰프를 내놓았지만 많은 버그 끝에 얼마 안가 단종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뮤지컬 피델리티는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오스트리아의 오디오 튜닝이라는 회사에 인수되었다. 이게 벌써 2018년으로 4년 전 일이다. 이후 뮤지컬 피델리티는 종종 신제품 소식을 알려오긴 했지만 싸늘하게 식어버린 이미지를 되찾긴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그들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리밍 플레이어 부문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결과물을 직접 테스트해봐야 알겠지만 MX-Stream이라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출시한 것.
MX-Stream은 DAC를 내장하지 않은 순수 네트워크 렌더러로서 UPnP, 블루투스, 에어플레이 등에 대응한다. 따라서 스포티파이, 타이달, 코부즈 등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한다. 더불어 USB 입력단을 통해 USB 메모리 재생도 가능하다. 당연히 NAS를 지원하며 재생 가능 해상도는 최대 32/384, DSD256에 이른다. 더불어 USB CD 드라이브를 연결해 리핑도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지터를 최소화한 USB Detox를 적용한 미니 USB B타입 입력도 지원하는 것도 돋보이는 부분이며 HDMI 입력단도 갖추고 있다.
출시 가격은 859파운드. 뮤지컬 피델리티가 MX-Stream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나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