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농구를 즐기는 고등학생 자말 월러스(로버트 브라운 역)와 친구들은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남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자말은 호기심을 가지고 그의 아파트에 몰래 들어간다. 그리고 실수로 가방을 놓고 나오는 자말. 아파트에 거주하던 포레스터(숀 코레리 역)는 가방 속에서 평범함을 뛰어넘는 자말의 수많은 글을 발견한다.
다음 날 가방을 찾기 위해 자말은 아파트를 찾아가면서 은둔생활을 하던 포레스터와 마주친다. 자말의 문학적 재능을 발견한 포레스터는 자말에게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가르친다. 한편 자말의 문학적 재능이 교내에서 알려지면서 그는 맨하튼의 명문대 예비학교에 농구 특기 장학생으로 스카우트된다. 그때까지도 자말은 아파트의 괴팍한 노인이 위대한 작가 포레스터임을 전혀 알지 못한다. 포레스터는 어린 제자 덕분에 40여년간 닫고 살아온 세상의 문을 조금씩 열어간다.
영화 <굿 윌 헌팅>의 감독 구스 반 산트의 작품 <파인딩 포레스터>는 영화내용 못지 않게 OST가 강렬한 작품이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노래 [Over the Rainbow / What a Wonderful World]의 기억 때문에 자칫하면 중간에 등장하는 재즈음악에 소흘해지기 쉽다. 하지만 이 영화음반에 참여한 재즈맨을 확인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마일스 데이비스, 빌 프리젤, 오넷 콜먼, 론 마일스, 조이 배런라는 걸출한 아티스트가 OST에 참여한다.
<파인딩 포레스터>의 사운드트랙은 재즈에 관심이 많은 이가 아니라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연주곡이 등장한다. 여기에 D.J Cam이 리믹스한 마일스 데이비스의 명반 ((In A Silent Way))는 개인적으로 ((Bitches Brew))보다 더 자주 손이 가는 음반이다. 이유는 재즈사의 역사를 바꾼 명반 ((Bitches Brew))의 전작이면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록과 사이키델릭을 재즈어법에 맞게 조합한 ((In A Silent Way))는 ((Bitches Brew))의 명성에 가려진 역작임이 분명하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보자. 미국, 그것도 뉴욕에서 가난한 흑인 청소년이 걸어가야 할 길은 그리 많지 않다. 프로야구나 프로농구에서 수백억대 연봉을 받는 흑인 운동선수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대대수의 유색인종은 미국사회가 만들어놓은 분리지역에서 맴돌다가 생을 마친다. 자말을 미워하는 백인 문학선생의 집요한 차별행위도 익숙한 모습이다. 억울한 상황에 처한 자말은 결국 포레스터의 도움으로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다.
세월은 흐르고, 자말은 성장한다. 포레스터는 자말에게 아래 글을 선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동성애자로 알려진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세상의 비좁은 골목을 응시한다. ((파인딩 포레스터))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나는 보스턴대학교 인근의 극장에서 ((파인딩 포레스터))를 처음 감상했다. 재즈음악의 향연 속에서 보여준 숀 코네리의 눈빛연기는 그의 인생영화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이 작품에서 포레스터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져를 모델로 했다. 포레스터가 자말에게 남긴 편지글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자말에게
내가 알던 어떤 사람은 우리가 실패할까봐
또는 성공이 두려워 꿈에서 멀어진다고 했지.
네가 꿈을 이뤄 낼 것이라는 사실을 금새 알았지만
내 자신의 꿈을 다시 이루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계절은 변하네, 젊은이.
난 인생의 겨울이 지난 세월의 추억과 조우하는 순간을 기다렸네.
네 도움이 없었다면 내 기다림은 더 길어졌을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