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쩌다보니 여러 기기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레가 RP10에 Apheta2 카트리지야 원래 가지고 있던 턴테이블이고 골드노트 PH10도 이제 나의 시스템에 머무른지 꽤 되었다. 여기에 더해 시스템을 좀 흔들어놓은 것은 리바이벌 오디오였다. 기존에 있었던 브랜드가 아니라 신생 브랜드여서 소리에 대한 중심을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앞으로도 여러 기기들과 매칭을 해봐야 정확할 것 같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 그래도 가능성이 많이 보이는 스피커라서 다행이다.
안 그래도 여러 앰프 매칭을 해보고 싶은 와중에 바쿤이 요즘 내 방을 들락날락하게 되었다. 리뷰를 위한 테스트지만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에서 어떤 소리를 낼지도 궁금하다.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일이 이렇게 교차되면 오묘한 생각이 든다. 너무 주관적으로 치우쳐도 안되는 게 이런 일의 속성이고 딜레마니까. 그런데 바쿤의 음색과 특성이 리바이벌 오디오와 꽤 잘 어울린다. 저역 쪽에 힘이 더 실렸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리바이벌의 개성을 더욱 감칠맛나게 살려준다.
어쩌다가 요즘엔 서브 시스템 꾸리는 데 더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메인 시스템은 큰 결심을 하기 전까진 움직이기가 쉽지 않고 아직은 그럴 마음이 없기에. 메인 시스템에서 단 하나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건 프리앰프를 추가하는 것. 음질은 둘째치더라도 바이패스가 없으니 영화 보는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케프 LS50meta를 야마하 리시버에 직결해서 서브우퍼 없이 들으니 허전할 수 밖에.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요즘 서브 시스템에 집중하면서 레가와 바쿤 그리로 리바이벌 오디오로 음악 듣는 시간이 재밌다. 뭔가 새로운 장르를 처음 접하는 기분이랄까. 평소 거대 자본이 들어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만 보다가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요즘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쪽의 소리를 찾는 게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