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2022년에 보고 듣고 읽은 3가지 문화콘텐츠를 선정했다. 장르는 영화 > 음악 > 책 순서로 정했으며, 필자의 취향 위주로 작품을 골라 보았다. 해당 문화콘텐츠별로 5개의 작품을 각각 선정했으며 해당 순위의 의미는 없다.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포함하여 다양성을 고려했음을 함께 밝혀둔다.
김오키 <거대한 뿌리>
그의 음악은 재즈인가, 블루스인가, 사이키델릭인가. 색서퍼니스트임을 고려한다면 언급한 장르가 슬쩍 떠오르지만 김오키에게 이런 구분짓기는 무의미하다. 그는 한국음악의 ‘신선한 자극제’가 아닌 ‘진지한 물음’에 가깝다.
임윤찬 <베토벤, 윤이상, 바버>
‘건반 위의 철학자’ 임윤찬이 2022년 6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발매한 실황음반이다. 윤이상이 작곡한 ‘광주여 영원히’를 연주한 그는 음악을 접할 기회가 적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우주를 열어주고 싶다고 인터뷰한다.
김주환 & His Trio <Candy : Memories of Nat King Cole Trio>
한국재즈는 대중음악사의 아픈 손가락이다. 재즈맨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김주환은 2012년에 발표한 1집 이후 줄곧 한국재즈를 지켜온 고마운 인물이다. 그가 걷는 길이 부디 외롭거나 흔들리지 않기를 기원한다.
Jakob Bro, Joe Lovano <Once Around The Room>
야곱 브로는 여백을 중시하는 동양화와 흡사한 연주를 선보인다. 팻 메스니와 존 애버크롬비의 뒤를 잇는 ECM의 기타리스트인 그가 조 로바노와 함께 폴 모션의 추모음반을 출시했다. ECM의 색감에 적응한 조 로바노의 연주 역시 인상적이다.
Joel Ross <The Parable Of The Poet>
비브라폰이라는 악기는 음악사에서 낮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조엘 로스의 음반을 감상하는 순간, 여러분은 놀라운 세계로 빠져 들어갈 것이다. 그곳은 종교나 신념이나 정열 너머의 예측불가능한 공간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