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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코 사운드의 또 하나의 매직

매지코 S5 MK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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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스피커 메이커들이 이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어떤 브랜드는 커다란 인클로저에 대형 우퍼를 탑재하고 혼을 달아 중, 고역을 멀리, 호쾌하게 보내면서 호응을 얻었다. 또 어떤 메이커는 작은 인클로저에 셀 수도 없는 다발의 드라이버를 탑재해 수많은 포커싱을 하나로 모았고 현장의 드넓은 사운드스테이징을 일반적인 우리네 청음 환경에 입체적으로 펼쳐보였다. 일부는 인클로저로 목재를 사용했고 일부는 금속을 사용했다. 일부는 동축 드라이버로 끝을 보겠다고 직접 제작에 나섰으며 일부는 전 세계에 내로라하는 드라이버 제조사를 찾아가 특별 주문을 여러 번 넣은 끝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드라이브 유닛을 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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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실험과 모험 끝에 현재 적어도 미국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형태의 하이엔드 스피커는 독자적인 드라이브 유닛을 설계, 특주하고 인클로저는 진동을 극단적으로 낮춘 형태로 발전했다. 인클로저를 금속 혹은 카본 등으로 겹겹이 두르고 그것도 모자라 내부에도 별도의 챔버를 구성해놓기도 한다. 하중이 몰리는 베이스 플레이트에 공을 들이고 인슐레이터마저 직접 만들어 장착시켰다. 단지 저음 반사형이냐 밀폐형이냐의 문제 이전에 인클로저가 드라이브 유닛의 운동에 끼치는 해악을 최소화시키려는 극단적 노력의 결과다. 때론 니어필드 스캐너로 스피커를 360도 회전시키며 측정하고 레이저 진동계와 유한 요소 분석 소프트웨어로 인클로저 디자인을 시뮬레이션해 설계한다. 이 분야에서 현재 매지코는 살아 있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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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미답의 M9

매지코는 스피커 설계의 필요악인 인클로저와 크로스오버의 벽을 가장 완벽하게 허문 최초의 스피커 메이커가 아닐까 한다. 바로 M9이라는 전대미문의 스피커에서 그 해답을 보여주었다. 스피커 인클로저를 두 개로 나누어 중, 고역 담당 드라이버를 상단에 위치시키고, 비교적 진동을 많이 발생시키는 우퍼 부문을 별도의 챔버에 수납시켰다. 실제 이 스피커의 최초 국내 상륙시 셋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정용 스피커의 한계를 본 느낌이었다. 이 거대한 크기의 스피커는 그러나, 끝없이 초저역으로 괴롭혀도 미동도 하지 않는 것으로 그 기괴한 인클로저 디자인의 이유를 반증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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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크로스오버는 인클로저로부터 해방시켜 밖으로 분리했다. 패시브 크로스오버의 오랜 난제를 액티브 크로스오버로 해결했다. 매지코도 알고 있었다. 아무리 많은 실험과 모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아도 그 끝은 액티브 크로스오버라는 것을. 그리고 직접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설계해 중, 고역과 저역을 별도의 파워앰프로 제어하되 위상 오류, 에너지 저감, 밸런스 왜곡을 극단적으로 없앴다. 이 모든 것은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와 8세대로 진화한 나노텍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우퍼의 성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전인미답의 M9은 현대 하이엔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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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클다운의 분수령 S5 2024

매지코는 플래그십 스피커 M9 출시 이후 숨을 죽이고 있다가 2023년 새로운 모델을 발표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모델은 아니고 기존 S 라인업 중 S3에 대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한 것이다. 왜 갑자기 S 시리즈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짐작할만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한 메이커의 최상위 모델을 출시하려면 뼈를 깎는 R&D를 진행해 적용한다. 단순히 크고 무거운 것을 만드는 벌크업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성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매지코 같은 경우 M9이 바로 그런 고달픈 과정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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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개발, 출시한 이후의 수순은 다름 아닌 트리클 다운이다. 최상위 모델을 개발하면서 진행한 R&D 결과물을 하위 모델에 전수해주는 것은 필요불가결이다. 그런데 M 시리즈의 하위 라인업도 아니고 S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 S7도 아니다. S 라인업 중 서열 세 번째 모델인 S3를 트리클 다운의 실험대 위에 올렸다. 왜 S3인지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매지코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꽤 여러 면에서 업그레이드가 있고 성능 향상은 명확했다. 그리고 매지코는 올해 2024 들어 두 번째 트리클 다운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엔 S3 의 상위 모델 S5 2024, 편의상 S 5MK3라고 해두자. S 5의 세 번째 버전이기 때문이다.

트위터

드라이브 유닛은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 및 8세대 그래핀 나노텍 진동판을 채용한 미드레인지, 베이스 우퍼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FEA 등 새로운 분석, 연구를 통해 꽤 많은 변화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 사이즈를 보면 트위터는 1.1인치 구경이며 미드레인지는 6인치 구경으로 제작되었다. 더불어 베이스 우퍼는 10인치 구경으로 무려 두 발을 채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로써 주파수 응답을 최소 20Hz에서 최고 50kHz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평판 리본이나 AMT가 아닌 돔 트위터로서는 현존 최고 수준의 광대역이다.

8세대 나노텍 허니콤 코어

M9처럼 미드, 베이스 우퍼 진동판 중간에 알루미늄 코어를 사용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카본 그래핀 소재 사이에 벌집 구조의 알루미늄을 넣은 후 압착해 만든 진동판을 사용한다. 이를 사용해 만든 매지코의 최신 유닛이 바로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다. 이전 세대에서 M9으로 오면서 진동판은 물론 내부 바스켓, 스파이더 등 여러 부분을 모두 새롭게 개선해 만든 것. 그리고 이를 아낌없이 S5 MK3에 투입하고 있다. 진정한 트리클 다운이란 이런 것이라는 듯 유닛부터 새로운 세대로의 전이를 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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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로저는 네 개의 압출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해 조립하며 각 패널은 유선형으로 가공되어 있다. 정재파를 없애기 위해 일반적으로 많이 채용하는 설계. 새로운 풋 디자인 및 새롭게 설계된 3점지지 아웃트리거가 돋보이는데 아무래도 노이즈 저감, 다이내믹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매지코 내부에서 3D 레이저 측정 시스템을 사용해 인클로저 패널당 최대 1000개 지점에서 진동을 측정해 드라이브 유닛의 출력과 인클로저 공진 사이의 관계를 계산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결과를 토대로 내부 브레이싱 및 댐핑 설계를 다시 최적화했다. 새로운 인클로저는 전작보다 내부 용적으로 31% 증가시켰다. 한편 더 큰 베이스 캐비닛을 통해 동일한 감도는 유지하면서 저역 하한은 20Hz까지 더욱 더 깊게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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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크로스오버는 매지코가 항상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이라고 주장하는 엘립티컬 시메트리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적용했다. 링크비츠 라일리 필터를 사용해 24dB 슬로프를 구현한 모습. 이를 통해 상호 변조 왜곡 및 위상 왜곡을 극단적으로 낮추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설계를 취하고도 M9과 같은 바이앰핑은 지원하지 않을 뿐더러 단자 자체도 싱글 와이어링만 지원한다. 지난달 매지코의 대표 알론 울프가 내한했을 때 문의해보니 일반적인 패시브 바이앰핑에선 약간의 위상 오차가 생길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M9에서 패시브 바이앰핑이 아니라 외부 크로스오버를 통한 액티브 바이앰핑 시스템으로 제작한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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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M9 등 여러 스피커 설계에 사용했던 독일 클리펠 NFS 니어필드 스캐너는 이번에도 중점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축 안팎에서 자동 3D 음향 측정을 통해 S5의 실내 반사 및 응답을 예측해냈다고 한다. 드라이브 유닛의 경우 유닛을 담는 섀시에 대해 새로운 프로파일을 완성, 적용했다. 이는 공진은 줄이되 공기 흐름은 최대한 원활하게 만들어 이상적인 강성과 댐핑 특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듯 S5 MK3는 밀폐형 인클로저며 스피커 전체의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88dB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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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이번 청음은 프리앰프에 오디아플라이트 Strumento N°1 Mk3, 파워앰프에 오디아 플라이트 Strumento N°8 모노블럭 등 하이엔드 앰프 진용을 갖추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치곤 낮은 임피던스와 감도에 철저히 대응했다. 더불어 소스 기기는 dCS 로시니 플레이어를 사용했음을 밝힌다. 시청은 에이브이 플라자 청음실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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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르블랑(Suzie LeBlanc) – 모차르트 : Abendempfindung, K.523

매지코 신형 S5를 처음 듣는 순간 스피커는 아주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예상했던 바지만 이 스피커는 드라이버의 작동 외에 추가적인 진동을 거의 만들어내지 않는 모습이다. 수지 르블랑의 노래는 무대 중앙에 사뿐히 나타나 홀로 노래한다. 악기는 뒤로 깊게 빠지며 무대는 마치 암전된 듯 검은 배경을 유지한다. 특히 트위터의 성능은 일반적인 베릴륨과 궤를 달리한다. 나 또한 베릴륨 돔 유닛을 장착한 스피커를 사용하지만 B&W의 다이아몬드보단 더 쾌감이 있고 아큐톤 다이아몬드보단 좀 더 인간적인 질감 표현을 가지고 있다. 포칼 베릴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레벨을 선보인다.

제프 카스텔루치(Geoff Castellucci) – Sixteen tons

남성 보컬에서 전체 밸런스는 확실히 아래로 내려온다. 요컨대 보컬의 성별에 따른 주파수 대역 분포가 밤과 낮처럼 선명하게 구분되며 음정의 왜곡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분명 온도감이 높고 안온한 사운드는 아니지만 반대로 오리지널 마스터의 높은 정보량을 왜곡 없이 그대로 전달해주는 선연함이 높은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과거의 매지코보다 좀 더 편안해졌고 자연스러워진 느낌이 분명하다. 검고 단단한 금속 소재에 첨단 나노 그래핀, 다이아몬드, 베릴륨 등 최고 수준의 경도를 자랑하는 스피커지만 너무 차갑거나 건조한 소리는 극복한 모습이다. 게다가 순간적으로 하강하는, 깊고 단단한 저역 확장 능력은 역시 매지코임을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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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샤이 코헨 – Nu Nu

동적인 측면에서 매지코 스타일은 어떤 스피커와도 다르다. 질척이는 부분 없이 매우 빠른 반응을 보이면서 치고 올라오는 능력은 최고다. 게다가 현이든 타악기든 힘찬 어택 이후에 매우 빠른 디케이와 서스테인, 그리고 릴리즈로 이어지는 엔벨로프 특성은 단연 훌륭하다. 이 덕분에 모든 음악들은 조밀한 밀도와 해상도를 기본으로 하면서 동시에 팽팽한 탄력감을 가지고 재생된다. 아비샤이 코헨의 베이스는 마치 농구공처럼 튀어오르며 현 하나하나를 튕길 때의 손가락 힘이 절실하게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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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20번, 1악장 1

무대 표현은 매지코의 세대교체 중에 이룬 쾌거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는 3웨이, 4스피커 구성에서 오는 뚜렷하고 치밀한 옥타브 구분에서 온다. 그러나 S 5MK3에선 더 많은 부분 진보가 있었다. 각 드라이버의 진화 그리고 인클로저의 진동 계수 및 내부 용적의 변화에서 오는 풍부하고 드넓게 펼쳐지는 무대다. 정확히는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무대 표현에서 기존 버전과 차이가 꽤 벌어진다. 마치 M9에서 겪었던 매지코 사운드의 진화인데 너무 높은 해상도를 가진 드라이버에서 모든 악기들이 쏟아지는 형태가 아니라 전/후 심도를 충분히 확보한 무대다. 시쳇말로 전/후 레이어링이 겹겹이 형성되어 특히 대편성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큰 볼륨으로 들을 때의 감동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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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매지코가 M9을 발표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과연 이 가격대 제품을 완성하는 데까지 얼마만큼의 R&D 비용과 제작비가 소요되었을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물경 10억원대 스피커를 구입할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한 브랜드가 성장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새로운 관문이기도 하다. M9의 성공적인 개발과 출시는 매지코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고 다시 만난 매지코는 S3 MK3를 지나 빠르게 S5 MK3까지 질주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드라이버와 인클로저, 크로스오버를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퍼포먼스에서 발전이 없다면 우린 그저 고가의 금속 덩어리를 구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S5 MK3는 첨단 소재를 통해 우리가 상상하던 사운드 스펙트럼 저 너머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S5 MK3는 매지코 사운드의 또 하나의 매직이다.

글 : 오디오평론가 코난

제품 사양

Driver Complement:
1 x 1.1″ (28mm) Diamond Coated Beryllium Dome Tweeter
1 x 6″ (15.24cm) Graphene Nano-Tec Gen 8 Cone Midrange
2 x 10″ (25.4cm) Graphene Nano-Tec Gen 8 Cone

Sensitivity: 88dB
Impedance: 4 ohms
Frequency response: 20Hz-50kHz (in-room)
Recommended Power: 50 watts – 1000 Watts
Dimensions: 48″H x 19.3″D x 19″W (122cm x 49cm x 48.5cm)
Weight: 262 lbs. (118 kg)

제조사 : MAGICO LLC (US)
공식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공식 소비자 가격 :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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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어쿠스틱스 대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