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시대와 음악

DSC06853

이번 달에 출간하려고 계획했던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세 번째 책 출시는 내년 1월로 연기되었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일이나 책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주말엔 어린 시절 들었던 음악들을 들으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포크 음반들을 몇 장 꺼내보았다. 내게 포크 음악은 장르적인 성격보다는 음악이 담고 있는 컨텍스트에 더 관심사였다. 기교가 뛰어난 기타보단 그저 가사의 운율을 돕는 기타에 시적인 리리시즘은 다른 음악과 명료하게 구분되었다. 특히 1960년 미국의 포크 음악을 많이 들었고 그 이후 브리티시 포크로 관심사가 전염병처럼 옮아갔다. 밥 딜런, 밴 모리슨, 닐 영, 필 옥스, 조니 미첼, 피터, 폴 & 메리 등등.

BobDylan TheFreewheelinBobDylan

요즘 같은 때 이 당시 음악들이 다시 당긴다. 밥 딜런 같은 경우 오랜 활동 기간 덕분엔 시대에 따라 음악 장르도 상당히 다채롭다. 눈이 소복이 내린 어느 날 수즈와 팔짱을 킨 채 걸어가는 사진이 인상적인 ‘The freewheelin’ Bob Dylan’부터 컨트리 음악을 가미한 ‘Nashville Skyline’, 이후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와 함께 포크 록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간 당시 음악까지가 베스트다. 포크 음악을 통한 반전의 프로테스탄트부터 포크 록의 시대를 연 개척가로서 면모까지…

DSC06841

하지만 후반기 앨범들도 좋아하는 편이다. 평단의 저평가로 유명한 앨범들도 요즘 들으면 왜 그리 평가가 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각설하고 최근 LP로 다시 듣고 있는 딜런의 음반은 ‘Oh Mercy’ 그리고 존경해 마지않는 더 밴드와 함께 한 ‘The Basement Tapes’. 엄혹했던 1960년대와 치열했던 저항 음악의 시대를 한참 지나 1970년대의 밥 딜런 앨범에 손이 더 간다. 최근에 ‘Oh Mercy’는 과거에 고음질 엘피로 잠시 유명세를 떨쳤던 ‘Simply Vinyl’ 버전으로 운 좋게 다시 구했다.

DSC06845

이 외에 Light in the attic 레코드에서 발매했던 스푸너 올드햄의 앨범이나 스트롭스의 엘피도 다시 들어보니 새롭다. 특히 스트롭스는 요즘 같은 날씨엔 딱이다. 고풍스러운 형식의 포크 음악을 이어나가다가 언뜻 정신을 차려보면 프로그레시브 록 같은 음악으로 변모해있다. ‘Autumn’같은 히트곡 위주로 들었는데 가볍게 지나쳤던 곡들 중에서도 들을만한 곡이 꽤 있다. 이 외에 올 타임 페이보릿이라고 할 수 있는 에릭 클랩튼 라이브와 그레이트풀 데드의 ‘노동자의 죽음’까지 다시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음악들이다. 음악은 시대상을 담아왔다. 요즘엔 이런 음악을 접하기 힘들다는 게 아쉽다. 최근 듣는 엘피들을 정리해보니 환율도 높은 가운데 많이도 샀다. 당분간 자제해야할 듯.

DSC06842
DSC06843
DSC06844
DSC06846
DSC06847
DSC06848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3 등의 책을 썼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laudio magnezar thumb

아날로그의 벽을 허물다

klypsch thumb

인수, 합병과 오디오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