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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합병과 오디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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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다양한 인수, 합병 소식이 들려온다. 하이파이 오디오 부문에서 이런 움직임은 꾸준히 있어왔고 그리 놀라울 것까진 없다. 여타 산업 부문에서도 인수, 합병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과거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마크 레빈슨, 프로시드 등 쟁쟁한 브랜드를 거느렸던 원조 하이엔드 오디오 그룹 마드리갈랩은 이후 하만으로 인수되었다. 그리고 하만 인터내셔널은 이후 JBL 등 미국의 여러 유명 브랜드를 수집하면서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후 삼성이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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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거래라고 하면 사운드 유나이티드다. 이들은 수 년 동안 데논, 마란츠를 포함한 D&M 홀딩스를 비롯해 미국의 클라세, 폴크, 데피니티브 같은 브랜드를 흡수했으며 B&W라는 영국의 대표적인 브랜드까지 인수했다. 화룡점정을 찍은 후 2년 전 마시모라는 회사가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통째로 인수했다. 그리고 최근엔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마시모가 다시 매물로 내놓았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참고로 마시모는 가정용 의료 기기 제조 회사로 사실 음향 관련 비즈니스의 확장 경로가 딱히 다채롭기 힘들지 않았나 한다. 어서 새로운 주인을 찾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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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과 네임오디오의 합병은 이제 오래된 이야기다. 이들은 위에서 언급한 케이스와 다르다.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한 거래가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합병한 사례다. 모그룹은 베르방 오디오 그룹으로 포칼과 네임오디오의 합병은 겉으로 보기엔 꽤 안정적이고 결과도 긍정적인 걸로 보인다. 서로 부족한 기술을 보충하면서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신제품을 내놓기도 하며 시너지를 얻고 있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최근 디바 유토피아 무선 액티브 스피커 같은 건 그런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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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보스가 매킨토시 그룹을 인수한 건 일종의 사건이었다. 매킨토시 그룹은 이전에 여러 펀드 회사가 인수하면서 이미 화제가 되었다. 매킨토시, 소너스 파베르, 오디오 리서치, 수미코 등 꽤 여러 브랜드가 파인사운드에 인수되었고 이후 아예 매킨토시 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금까지 이어졌다. 보스의 매킨토시 인수는 삼성의 하만 인수처럼 전장 산업으로의 비즈니스 확장을 그 목표에 두고 있다는 면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이후 전통적인 오디오 시장에서 어떤 제품들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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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두고 추가적인 뉴스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온쿄, 클립시, 인테그라 등을 소유하고 있는 복스 인터내셔널이 젠텍스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이다. 이미 젠텍스는 2023년 복스의 지분을 대량 매수한 전력이 있는데 이번엔 아예 전체를 인수한 모양이다. 젠텍스는 디지털 비전, 커넥티드 카, 조광 유리, 소방 관련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전개될 젠텍스의 자동차, 항공우주, 의료 시장에 대한 관련 제품 개발에 복스를 활용할 계획인 듯하다.

또 하나는 골든이어 테크놀로지의 인수 소식이다. 골든이어는 독창적인 액티브 스피커, 패시브 스피커 설계로 유명하다. 베테랑 엔지니어 샌디 그로스가 운영하면서 미국 시장에선 꽤 호응을 얻었다. 이후 케이블로 유명한 오디오퀘스트가 골든이어를 인수했지만 골든이어 대표가 은퇴한 이후 운영이 쉽지 않았던 모양. 내년 1월 1일부터 골든이어는 PML 사운드 인터내셔널에 합류된다. 다름 아닌 패러다임, 앤섬, 마틴 로건이 소속된 오디오 그룹이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프랑스의 턴테이블 브랜드 J.C.베르디에를 오디오 튜닝 오스트리아가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프로젝트 오디오의 모회사로서 한동안 거의 활동이 없었던 J.C.베르디에를 재가동시킬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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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활발한 인수, 합병은 일반적인 기업들에겐 좋은 소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름 전문 기술 분야인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에서 잦은 인수, 합병은 독이 될 수 있다.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뚜렷한 개성과 대중성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시대에 도태될 것이 뻔하다. 보편적인 가전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어 잘못 운영되면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새로운 미래 사업에 자연스럽게 편입되어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물론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 입장에선 기존 전통적인 라인업도 꾸준히 운영하며 신제품 출시도 게을리 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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