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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3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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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처음 쓸 때가 생각난다. 그저 평소 음향기기 관련 리뷰를 하는 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하면 기기가 가진 음질적 성격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손으로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기에 표현이 어려웠다. 해외 문헌이나 책 등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읽어보고 수없이 많은 청음을 거쳐 마침내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은 국내외 리뷰어들의 기존 리뷰에서 내가 못내 불만이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 표현들과 앨범들에 대한 음질적 견해를 무심코 써내려가다가 책이 되었다.

2권에선 좀 더 깊이 있게 다루며 과연 오디오에서 어떤 기준으로 음악을 들어야 할지에 대해 더 파고들었다. 하지만 1권에 비해 훨씬 더 공을 들였던 2권은 판매량이 1권만 못했다. 이후 기세가 한풀 꺾인 것도 사실이다. 독자가 없다면 작가는 존재 가치를 잃는 것이니까. 그래도 마지막 방점을 찍고 싶었다. 우리 음악에 대해서도 1, 2권과 유사한 기준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물론 1, 2권에서도 중간중간 우리 음악을 다루었지만, 못내 아쉬웠다. 오래 걸렸다. 6년 만에 3권을 출간할 수 있었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3를 쓸 수 있었던 힘은 우리 음악, 우리네 정서를 우리의 언어로 담아낸 진짜 우리 음악에서 나왔다. 수없이 많이 보고 수정하고 여러 앨범을 추가했다가 빼기를 반복했다. 국내 음반과 해외 음반에 각 50매를 선정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어쨌든 이것이 나의 한계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3는 내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며 더는 가이드북을 내지 않을 생각이다. 아니, 낼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나와 출판사, 그리고 편집 디자이너는 최선을 다했다. 야트막한 민둥산 위로 세 번째이자 마지막 파랑새를 날려보낸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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