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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굴랴스

Georg Gulyas Plays José, Turina & De F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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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음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플라멩코, 판당고, 볼레로, 탱고 등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재즈 뮤지션들부터 유명 기타리스트들 중 플라멩코 기타리스트가 자주 등장한다. 클래식 음악 부문에서도 스페인은 세고비아라는 거장이 존재한다. 소싯적 들어왔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나 ‘아랑훼즈 협주곡’ 같은 곡들은 역사적인 명연이 셀 수 없이 많고 지금도 자주 연주되면서 스탠더드의 반열에 올랐다. 세고비아는 스페인이 낳은 클래식 기타의 레전드라는 데 토를 달긴 힘들 듯하다. 오디오 마니아에게 가장 익숙한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는 알 디 메올라와 함께 파코 데 루치아가 참여한, 스페니쉬 기타 명연의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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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 하나는 명연을 하나 듣고 있다. 다름 아닌 클래식 기타리스트 게오르그 굴랴스(Georg Gulyás)가 연주한 스페인 기타 레퍼토리들이다. 앨범의 정식 명칭은 ‘Georg Gulyás Plays José, Turina & De Falla: Complete Works for Guitar’. 꽤 긴 앨범 타이틀은 스페인 대가들의 이름 덕분이다. 이 앨범은 스페인 음악의 거장 호아킨 투리나(Joaquín Turina), 안토니오 호세(Antonio José),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의 음악들을 한 가득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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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랴스는 투리나의 ‘Fandanguillo Op. 36’와 ‘Sevillana’에서 플라멩코 특유의 강력한 에너지와 안달루시아의 향취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애초에 춤곡이었던 곡의 매력을 극대화고 있다. 여기서 ‘Fandanguillo’는 서두에 언급한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és Segovia)에게 헌정된 곡인데 원곡의 화려한 화성과 리듬을 잘 살려내고 있다.

호아킨 투리나의 ‘Sonata Op. 61’은 소나타 형식으로, 세 악장(Allegro, Andante, Allegro vivo)으로 구성되어 있는 곡이다. 첫 악장의 생생한 에너지, 두 번째 악장의 서정적인 분위기, 그리고 마지막 악장의 활기찬 피날레가 특징이다. 굴랴스의 연주는 정교하고 깔끔하며 강약 구분이 명료하다. 동시에 감성적으로 풍부하게 표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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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naje a Tárrega Op. 69’은 프란시스코 타레가(Francisco Tárrega)에게 바친 두 곡, 즉 ‘Garrotín’과 ‘Soleares’을 포함한다. 이 곡들은 스페인 북부와 남부의 춤 스타일이 절묘하게 대조된다. 마누엘 데 파야의 ‘Homenaje’는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다. 굴랴스는 이 곡에서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피력한다. 클래식 음악에서 라벨과 드뷔시의 영향은 어디에서나 드러날 수밖에 없다. 굴랴스는 섬세한 화성과 스페인의 전통적인 멜로디를 무척 조화롭게 풀어낸다.

굴랴스는 스페인의 전통적인 대표 작곡가들의 음악을 통해 스페인 특유의 강렬한 리듬과 멜로디를 구사한다. 한편 그 와중에 라벨, 드뷔시로 대표되는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들의 색채가 묻어난다. 무척 섬세하고 따뜻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어 때론 명상적인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매우 다채로운 음악적 표현력을 통해 때론 고요 속에 불타오르는 열정이 풍부하게 전해오기도 한다. 스페인 음악의 예술적 깊이와 동시에 녹음의 기술적 완성도까지 겸비한 작품이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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