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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케이블 매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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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이블 분야는 과거에 비하면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케이블 메이커를 보면 기본적으로 하위 라인업에서는 OFC, 그 위로는 OCC, 최상위는 싱글(모노) 크리스탈 형태의 입자 구조를 갖는 케이블을 사용한다. 소재 부문에서 하위는 고순도 동선을 사용하다가 그 위로는 은도금 동을 사용하며 최상급은 순은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하지만 특별한 경우 대체로 이런 공식을 가지고 라인업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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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일단 스피커, 인터, 파워케이블 및 디지털 케이블 중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할지가 중요하다. 과거엔 스피커, 인터케이블에 예산을 가장 많이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파워케이블에 더 예산을 투입하는 추세다. 그만큼 좋은 파워케이블이 많이 나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전원 관련 액세서리에 따른 변화에 많은 체감을 경험하게 된 것도 있다. 여기에 USB, LAN 같은 디지털 케이블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특히 LAN 케이블은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스템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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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나는 스피커 케이블을 가장 많이 신경쓰는 편이다. 과거에도 일단 스피커 케이블을 선정한 이후 소리를 들어보고 이후 인터, 마지막으로 파워케이블, 디지털 케이블을 점검하는 식이었다. 기기가 많아지면 그만큼 경우의 수가 늘어나니 저녁에 시작한 일이 자정을 가뿐히 넘기곤 한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비청을 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혼자서는 종종 여러 케이블을 비교해보곤 한다. 새로 케이블을 들일 경우 반드시 기존 제품과 비교해본다. 일정 이상 가격이 올라가면 무조건 더 비싼 케이블이 더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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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용하는 케이블은 네오복스 Casta Diva라는 케이블이다. 네오복스도 이제 10년이 훌쩍 넘은 국내 케이블 메이커다. 과거 김치호, 리버맨 등을 시작으로 이후 상투스, 조이투오디오, 베럼, 최근의 올닉까지 국내 케이블 메이커도 정말 많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면 성공이다. 해외에도 워낙 좋은 케이블이 넘쳐나기도 하고 케이블류는 비교적 수입이 쉽기 때문에 경쟁에서 뒤처지기 쉽기 때문이다.

Casta Diva는 출시 때부터 교체 없이 계속 쓰고 있다. 원래 다른 케이블을 구입해 비교하거나 또는 케이블 리뷰라도 들어오면 비교해보곤 하는데 이 케이블은 모든 비교에서 살아남았다. 그만큼 매칭을 크게 타지 않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별다른 대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케이블의 제작에는 나도 약간의 지분(?)이 있다. 기존의 은도금에서 벗어나면 좋겠다는 의견을 메이커에 피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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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이 좀 커졌다. 7N UPOCC 케이블을 주문 제작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OCC 케이블의 순도까지 전문 기관에 의뢰해 그보다 더 나은 순도를 구현했다. 결과적으로 7N이라는 최고 순도를 완성한 것이다. 이를 검증 받기 위해 해외에 있는 모 연구소에 케이블 샘플을 보내 성분 검출 테스트까지 했다고 하니 신뢰가 안갈 수 없다. 흥미로운 건 단심과 연선의 혼용이다. 대체로 단심은 저역의 펀치력, 깊이에 강점이 많고 연선은 고역의 섬세한 뉘앙스 표현에 강점이 많은데 이를 혼용해 양수겸장을 노린 것이다. 처음 이 케이블을 받아 테스트해보곤 일단 매우 넓은 대역폭과 저역 깊이, 투명도에 적잖이 놀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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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날로그 시스템을 재편하느라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 특히 마지막 화룡점정인 케이블 매칭이 정신을 가장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조만간 디지털 시스템도 약간 손을 볼 예정이다. 그 와중에 RCA 인터와 XLR 인터케이블 각 한 조를 선택해 구입해야하는데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스피커 케이블은 고정이다. 이 케이블이 번인 시간이 꽤 긴 편이며 특히 로듐 도금 단자의 다소 뻣뻣한 느낌이 유연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좋아지더니, 1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아주 잘 익은 듯한 느낌이다. 시스템이 시청실에만 두 조라서 한 조가 더 필요하긴 한데 일단 한 조는 Casta Diva가 든든히 지켜줄 예정이다. 한 조 더 들인다면 이보다 더 좋아야하는데 아마도 순은선이 아니라면 넘어서지 못할 듯하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3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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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파이이 그리고 비투스, 와닥스